(왼쪽부터) 김규민 지동범동물안과치과병원, 이상관 조은동물의료센터, 권대현 동물치과병원메이, 최규환 태일동물치과병원 원장
(왼쪽부터) 김규민 지동범동물안과치과병원, 이상관 조은동물의료센터, 권대현 동물치과병원메이, 최규환 태일동물치과병원 원장

[이프레시뉴스] 반려동물은 생후 6~7개월쯤 유치가 빠지고 영구치로 교체되는 이갈이를 한다. 이갈이가 끝난 후에도 영구치가 흔들린다면 이는 정상적인 증상이 아니므로 보호자의 빠른 인지가 중요하다. 

정상적인 치아는 치아를 둘러싸고 있는 잇몸뼈에 치주인대라는 구조로 연결돼 단단히 고정돼 있다. 이러한 영구치가 흔들린다는 것은 치아를 지탱하는 지지구조(치주인대, 잇몸뼈)에 문제가 생겼거나 치아 자체에 이상이 있는 것으로 의심해야 한다. 

사진=치(齒)중진담
사진=치(齒)중진담

치주염은 치아의 지지구조인 치주인대와 잇몸뼈의 소실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3세 이상의 개, 고양이 중 80% 이상이 치주염을 앓고 있으며 이는 동물의 구강 질환 중 가장 흔한 질환으로 꼽힌다.

치주염은 잇몸 염증과 치아 표면에 생성된 플라크(세균막)에서 시작되며, 치석이 생성되면서 세균의 증식과 불균형이 심화되어 본격적으로 발생한다. 

치은염은 보호자가 집에서 할 수 있는 양치질과 정기 검진으로 관리가 가능지만, 치주염은 대부분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치아 주변의 치은열구에 세균(플라그)이 축적되어 치주염이 진행되면 치아와 잇몸 사이에 치주낭이라는 주머니가 생긴다. 이곳에 세균과 음식 찌꺼기, 침 등이 쌓여 잇몸 염증과 구취의 원인이 된다. 

또한 잇몸이 내려앉고, 치아 주위 조직인 치주인대와 잇몸뼈도 영향을 받아 결국 비가역적인 치주손상을 일으킨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면 잇몸뼈의 상당한 손실을 일으켜 통증을 유발하고 결국 치아의 흔들림으로 이어져 발치를 고려해야 할 수도 있다. 

치주염 진단을 받았다면, 제대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주염은 보통 네 단계로 구분하여 진단한다. 치석으로 인한 단순 치은염인 1단계를 제외하고는 스케일링만으로는 완전한 치료가 어렵다. 

잇몸이 붓고 치주낭이 형성되는 2단계 이상부터는 치아 뿌리쪽의 치석을 제거하는 치근활택술이 필수적이며, 손상된 치주조직(잇몸뼈, 치주인대소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치주 조직 재생술(Guided Tissue Regeneration)과 같은 치료가 필요하다. 물론 치주 손상이 심각한 경우에는 해당 부위의 치아를 발치할 수밖에 없다.

치주염은 치료뿐만 아니라 관리도 중요한 질병이다. 좋은 예후를 얻으려면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지만, 치료 후 보호자의 지속적인 관리는 간과할 수 없는 요소다. 관리를 소홀히 하면 치주염의 재발과 치료가 반복될 수밖에 없으며, 결국은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치주염 관리 및 예방에 있어 양치질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루 한 번의 양치질을 통해 구강 내 문제를 파악하는 그 단순하고 반복적인 행위가 반려동물의 장기적인 구강 건강에 엄청난 차이를 만든다. 

개, 고양이의 치주염은 구강 건강에만 국한하여 보면 안되는 질병이다. 많은 연구에서 개, 고양이의 치주염이 심장, 신장, 간 등의 장기에 문제를 일으킨다고 발표했다. 특히 당뇨견의 경우 당 관리에도 어려움을 준다고 한다. 또한 치주염의 관리유무에 따라 개, 고양이의 수명이 3년 이상 차이가 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만큼 치주염이 전신 건강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의미한다. 

사진=치(齒)중진담
사진=치(齒)중진담

“모든 치아는 다이아몬드보다 더 가치있다”라는 말은 1605년 스페인소설 ‘돈키호테’에 나오는 문구로 치아의 소중함을 잘 표현하고 있다. 치아는 사람에게도 중요한 것처럼 반려견, 반려묘에게도 마찬가지다. 보호자들이 그 가치를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보호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글=김규민 지동범동물안과치과병원·이상관 조은동물의료센터·권대현 동물치과병원메이·최균환 태일동물치과병원 원장

정리=김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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