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혜진 삼성SDS 상무 ‘삼성캠퍼스톡’ 광주/전남편 강연

“정답을 외우기보다 오답 노트를 들여다보며 문제 푸는 방법을 고민하세요. 기업은 그런 인재를 원합니다.” 5월 20일 조선대학교에서 개최된 ‘삼성캠퍼스톡 業&UP’광주/전남 편에서 삼성SDS 홍혜진 상무가 지역 대학생 1,000여명에게 실패 속에서 해답의 실마리를 찾는 인재가 될 것을 당부했다. 다음은 홍 상무의 강연 스크립트.

안녕하세요. EMS 사업팀 삼성SDS 홍혜진 상무입니다.

저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전공했습니다. 중·고등학교 때 수학을 굉장히 좋아했기 때문이죠. 요새 ‘수포자’가 많은 상황이라고 하는데… 저는 수학이 정말 좋았습니다. 84학번인 저는 중고등학교 때 컴퓨터를 본 적이 전혀 없었습니다. PC라는 개념이 막 시작되던 시절이었죠.

수학을 좋아하다 보니 담임선생님에게 수학과를 가겠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수학 담당이었던 담임선생님이 수학은 밥 벌어먹기 힘드니 프로그래밍을 해보면 어떻겠냐고 당시 말씀하셨어요. 운 좋게 친구 오빠 중 컴퓨터 전공학과가 있어서 막연하게나마 정보를 들을 수 있었고, 지원을 통해 프로그래밍을 전공하게 되었습니다.

삼성SDS 홍혜진 상무가 1,000여명의 대학생들에게 “정답보다 답에 도출하는 방법을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지금은 삼성 SDS에서 모바일 환경에서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있습니다. 기업이 업무를 빠르고 편리하게 하는 솔루션을 만드는 상품을 기획하고 마케팅 컨설팅 개발 업무를 총괄하고 있습니다. 삼성 SDS에 대해 들어보신 적 있으세요?

쉽게 이야기해서 지하철 타면 표를 내고 게이트를 들어가죠? 그 시스템을 만드는 회사. 여러분이 학사 신청을 하는 시스템을 만듭니다. 하드웨어를 움직이게 하는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제공하는 회사라고 할 수 있죠. 모바일, 클라우드, 보안, 물류 IT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저희 회사는 사람밖에 없어요. 공장이 없는 것이죠.

본격적으로 1987년 대학교 4학년이던 시절로 돌아가서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대학에서 컴퓨터를 처음 만졌죠. 커다란 컴퓨터가 있고 모니터를 끌어다 쓰는 환경에서 공부를 했습니다. 이것을 배워서 무엇을 할지 정말 궁금했어요. 주변 친구들은 유학, 토플, 과학원 등을 가면서 많은 진로를 선택하더군요. 당시 저는 ‘공부는 왜 하는 걸까?'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대학을 졸업할 때가 되어서야 공부하는 목적은 무엇인지 곰곰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고민 끝에 ‘공부도 목적이 있어야 한다… 사회에서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하기 위해 준비한 것’이라는 결론이 났죠. 그래서 사회에 기여하자는 생각을 갖게 됐고, ‘취업을 하자’고 결심했습니다. ‘공부는 더 깊이가 필요할 때 다시 하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정말 옛날에는 교수나 선배밖에 진로의 방법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습니다. 졸업한 선배의 번호를 물어물어 찾아보고, 뉴스에 보면 회사가 나오니까 무턱대고 회사로 찾아가서 프론트를 방문했습니다. 프론트에서 이 회사에서 취업을 하면 무슨 일을 할 수 있는지 궁금해서 왔다며 직접적으로 물어봤어요.

당돌해서 그랬는지, 얼마나 답답하면 여기까지 왔을까, 측은지심이 들었는지, 인사과에서 전문가를 연결시켜주셨어요. 탐방을 통해 기업에 대한 정보를 리스트업한 후 삼성 종합기술원에 88년 1월에 입사를 했습니다.

여러 경험을 통해, 소프트웨어 개발과 함께 영업 마케팅 등 다양한 업무를 하게 되었습니다.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나서 팔고자 하면 다른 사람이 쓰는 방식으로 해야 하니 테스트도 하고, 매뉴얼을 써야 하는데 어떻게 표현을 해야 할까? 프레젠테이션은 어떻게 할까? 생각해보니 마케팅을 하게 되었습니다.

소프트웨어를 팔려고 생각하다 보니 영업을 하게 되고, 잘 쓰는 방법을 설명하다 보니 컨설팅을 하게 된 것이죠. 그러고 나니 이 자리에 오게 되었습니다. 제가 제일 못 하는 과목이 국어였는데, 싫다고 피하면 하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어렸을 때 피구를 많이 했는데, 피구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공이 올 때 잡아야 해요. 어려움을 피한다고 한다면 또 다른 어려움이 옵니다. 어려움을 직접 닥쳐서 싸우면 도전을 할 수 있는 공격권이 생기게 됩니다.

제가 입사했을 때에는 소프트웨어를 할 수 있는 전문성이 높지 않아서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았었어요. 그래서 제가 직접 프로그램을 만드는 방법을 고민하고 만들어냈죠. 답을 낼 때 문제를 푸는 방법을 논리적으로 고민한 것이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제 자녀에게도 문제를 설명해줄 때도 논리적으로 공식을 외우지 않고 정의로부터 공식을 찾아내는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답만 알고 있었다면 소프트웨어를 만들어내지 못했을 것입니다. 기업은 이런 사람을 원해요. 기업은 답이 없는 상태에서 생각하기 때문이죠.

삼성SDS 홍혜진 상무가 강연 후 참가 학생들의 현장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또 한 가지, 모든 사람이 가장 관대한 상대는 바로 자기 자신이에요. 저는 토요일 아침마다 수영을 하는데, 수영을 30바퀴를 돌아야지 생각하면 굉장히 지겹죠. 아침부터 수영을 하면 안 되는 10가지 이유가 생각이 나요. 수영장을 들어가서도 수영을 하면 안 되는 이유가 많이 생각나구요.

이러한 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5분에 3바퀴를 돌아요. 10번을 하면 50번이고 그렇게 하면 1.5키로가 됩니다. 이건 굉장히 쉽습니다. 저는 작은 다이어리에 운동 일기를 써요. 그렇게 해서 저에게 관대해지지 않았습니다. 도전적인 목표를 힘들게 추진할 때는 정말 힘듭니다. 하지만 목표를 구체적으로 세우고 실행 아이템을 정하고 실행하는 기록을 하게 되면 쉬어집니다.

네 번째입니다. 제 별명이 장군이고, 대장입니다. 집에서는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하고 아내이자 며느리입니다. 다 해야 하잖아요. 딸 아들 키우면서 시간을 많이 같이 보내지 못했어요. 하지만 보낼 때는 확실하게 집중해서 보내요. 병렬로 실행을 합니다.

운동 좀 하라는 질문에 시간이 없다는 대답은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회사에서 1층에서 5층 갈 때 걸어가면 시간이 생기는 것이잖아요. 이렇게 생각을 해본다면 시간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입니다. 인간이기 때문에 유한한 시간을 가지고 있잖아요. 적은 시간을 투자해 많은 일을 할 수 있으니 포기하고 버릴 것들을 먼저 찾으세요.

다섯 번째입니다. 저는 ‘왜?’라는 부분을 항상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어떤 일을 하다 보면 수단이 목적이 되어버립니다. 친구들끼리 여행을 갈 때 생각해봅시다. 여행이 목적일까요? 친구들과 추억을 만드는 것이 목적일까요? 추억이 목적이고 여행은 수단입니다. 여행을 계획하다 보면 뜻이 안 맞아 싸우게 됩니다.

그렇다면 친구들과 목적이 멋진 추억을 만드는 것이라면 여행을 포기하고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헷갈릴 때 극복하는 방법은 ‘왜?’라는 질문입니다. 목적에 대해서 생각하십시오. 휴학을 할까? 공부를 할까? 전공은 맞을까? 라는 질문이 생겼을 때 왜라는 질문을 하고 집중하면 답이 나올 것입니다.

<현장 Q&A>
Q1. 이공계 진로를 꿈꾸는 학생들이 꼭 갖췄으면 하는 역량이 무엇일까요?
A1. 저도 엔지니어 출신이고 밑에 엔지니어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공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국어입니다. 내가 만들고 정리한 걸 누구한테 설명하고 알리지 않으면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또 이공계가 가장 약한 부분이 이것입니다. 문서 정리해오라고 하면 써오지를 못합니다. 얘기로 하면 말은 잘하지만, 써오지를 못합니다. 저도 지금은 문서와 PPT는 잘합니다. 이공계가 전공 외에 이 부분을 잘 보완하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Q2. 전공이 맞지 않아 방황하고 있습니다. 전공을 꼭 살리는 일을 해야 할까요?
A2. 15년 전, 제 밑에 컴퓨터를 전공하고 개발자로 온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굉장히 어려워 하는 거에요. 제가 만드는 프로그램이 컴퓨터에서도 난이도가 높기 때문인데요. 어느 날 자료를 만들고 있다가, ‘이걸 한 문장으로 하면 어떨까’라고 하는 말에, 그 친구가 칼같이 하는 거에요. 그 이후, 그 친구에게 개발이 아닌 마케팅을 제안했는데, 그 뒤부터 날아다니기 시작했어요. 나중에 연락 와서 제가 잘하는 것을 찾아줘서 너무 고맙다고 말해요. 저에 비해서 여러분은 행복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인턴 등 해볼 수 있는 기회가 많잖아요. 제때는 경험해보기 위해서 일부러 시간제 일을 했었어요. 부딪혀보세요. 지금 하는 일이 맞는 일인지 아닌지 찾을 수 있는 기회는 굉장히 무한합니다. 먼저 부딪혀보고 찾아보세요.

Q3. 굉장히 많은 신입사원을 만날텐데요.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요?
A3. 입사를 위해 따로 준비할 것은 없습니다. 입사할 때, 저희는 이 친구가 25~26년동안 어떻게 살아온 지를 보는 것입니다. 면접 때, 불행하게도 준비한 것을 질문 못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딪히고 경험해보세요. 그러면 이것에 대해 열정을 가지고 있는지 느낄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지금까지 살아온 생활 하나하나에 의미를 두고 곱씹어보세요. 왜 이것을 했을까를 곱씹어보고, 친구와 부모님과 얘기해보고 정리해보세요. 그게 면접에도 도움이 되요. 회사에 들어와서도 이런 것들을 생각하고 온 사람과 아닌 사람은 차이가 많이 납니다. 인생은 취업이 목적이 아닙니다. 제가 있는 곳이 30년 40년 이 일을 할 수 있느냐를 생각해보면 답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작권자 © e프레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