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친환경센터, 제주 친환경 농산물 산지 체험

서울친환경유통센터(센터장 고두신)는 서울지역 초등학교 영양(교)사 40여명을 초청, 제주에서 친환경 농산물 산지체험을 하고 돌아왔다. 현지에서 친환경 채소와 과일을 재배하는 농가 6곳을 돌아본 이번 체험은 비록 1박 2일이라는 짧은 기간과 불볕더위 속에서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 행사였다는 평가다. 급식뉴스가 체험단과 함께 제주 친환경 농가를 돌아봤다.

◇ 8월 24일(화) 오전 5시 40분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김포공항에는 이른 아침에도 불구하고 여행객들로 붐볐다. 산지체험에 참석한 영양교사들은 평소의 근면함을 자랑하듯 모두 정확하게 시간에 맞춰 합류했다.
탑승수속을 마치고 비행기가 구름 위로 날아오르자 밝은 햇살이 창문 안으로 쏟아졌다. 제주의 예사롭지 않은 무더위를 예고하는 듯했다. 제주를 비롯한 남부지역은 폭염이라는 기상뉴스를 일찌감치 접했던 탓이다.

7시를 조금 넘긴 제주공항은 벌써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구름 한점 없는 하늘에는 태양이 이글거리고 있었다. 공항 밖을 빠져나오자마자 이어질 산지체험이 무더위 속에서 진행돼 녹녹치 않을 것임을 알리는 듯했다. 불길한 예감은 틀리는 법이 없다고 했는데…. 들리는 얘기로는 제주에는 20여일째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었다.

제주시장과 함께한 푸주옥 설렁탕

제주 산지체험의 첫 일정은 김병립 제주시장과의 아침식사로 시작됐다. 장소는 제주도에서 설렁탕과 도가니탕 전문으로 유명한 푸주옥. 진국으로 소문난 푸주옥의 설렁탕 국물 맛은 그러나 이른 새벽부터 서둘러 집을 나온 입맛 탓인지 일행에게 별반 감동을 주지 못한 듯했다.

김시장은 “공장이 없는 청정지역 제주에서 생산된 친환경 농산물은 안전하고 우수한 품질을 자랑할 수 있어 신뢰해도 좋을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영양교사님들의 적극적인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우상초 안현숙 선생은 “초청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한 뒤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기회가 될것”이라며 체험단을 대표해 화답했다.

식사를 마친 일행은 바로 버스에 올라 친환경 농산물 재배지로 널리 알려진 보타리영농조합 중 하나인 ‘금산자연농원’(대표 김형신)에 도착했다. 보타리는 보금자리란 뜻. 김형신 대표는 체험단을 곧장 교육장으로 안내하고 친환경 농업에 대해 설명했다.

△ 금산자연농원 입구. 친환경 농업에 대해 설명을 들은 체험단(오른쪽 위)은 이어 유기농 콩으로 담근 전통장에 대해서도 공부했다.(오른쪽 아래) 

 9,000㎡ 규모의 금산농원에서는 오이, 풋고추, 파프리카, 피망, 호박 등 39가지 농산물을 유기농으로 재배하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친환경 작물들은 지난해 말 일본 농림수산성이 인정한 민간인증기관인 JAS 유기인증과 국제유기농업운동연맹(IFOAM) 세계유기인증, 미국 농무부(USDA) 인증 등을 획득했다. 세계적으로 품질을 공인받은 셈이다.

김대표는 현재 다른 친환경 농산물 재배농가와 함께 65개 학교에 자신이 기른 친환경 채소들을 직납하고 있다. 하지만 공급물량에 비해 수요가 적어 판로 확대를 고민하고 있다고 입을 열었다. 판매와 유통과정에서 겪은 애로사항이 한두가지가 아닌 듯, 체험단에게 다양한 형태의 개선점과 당부를 꺼내 놓았다.

“해당지역에서 팔고 싶은데 비쌀 것이란 인식에 막혀 팔지 못하고 있다.”
“‘못생기고 더럽다’며 무조건 리콜하면 농가가 입는 데미지는 크다.”
“학교급식에서는 큰 것만 좋아하는 경향이 강하다. 감자, 무 등등. 조리시간과 싸움을 해야 하니 이해할 만도 하지만 조금 지나치다 싶다.”
“농민의 입장도 알아주시고 서로가 서로를 감싸줘야 한다. 농가-학교-영양사들이 소통할 수 있는 대화가 더 필요하다.”

친환경 농업을 지키는 힘든 열정

현실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김형신 대표의 열띤 강의에 일행이 모두 동의하는 것만은 아니었다. 강의실 한켠에서 귀엣말로 주고받는 ‘학교는 학교의 입장이 있다’는 속삭임. 친환경 농가와 학교, 영양교사들 간에 아직 좁혀지지 않은 갭이 있음을 가늠케 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친환경 농산물만을 고집스럽게 재배하려는 그의 노력과 업적, 열정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어릴 때부터 농업인이 꿈이었다는 그는 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다다가 농업인으로 전직했다. ‘친환경 전도사’로 불리는 그는 93년부터 친환경 농법에 매달렸다. 16년 동안 애쓴 결과 오늘에 이르렀지만 ‘유기농이 쉽지 않았다’ ‘누구도 안가르쳐 준다’는 말로 그동안에 수없이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자리를 잡게 된 고통어린 속내를 내비쳤다.

강의를 끝낸 김대표는 친환경 농산물들이 자라고 있는 밭으로 일행을 안내했다. 체험단은 도중에 유기농 콩으로 담근 제주 전통된장을 살펴보는 시간도 가졌다. 금산농원에서 전통장을 담그는 부정선 대표는 “방부제와 조미료가 첨가된 시판된장보다 미생물이 살아있는 전통장을 더 사랑해 줄 것”을 주문한다.

그는 전통장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져 자신이 운영하는 ‘장담그기 학교’가 올해 8개로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처음부터 전통장으로 만든 요리를 학생들에게 먹이면 트러블이 생긴다”면서 “50대 50으로 섞어 쓰다가 단계적으로 전통장으로 완전 교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귀띔했다.

김형신 대표는 자신이 직접 재배 중인 농작물들을 가리키며 “친환경 농업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면서 지역 특성을 살린 친환경 농업 육성을 강조했다. “자연 아래서 인간이 함께 어우러져야 한다”는 그의 유기농 소신은 굳건해 보였다. 닭과 오리, 기러기 등을 이용한 농사는 살아있는 생명체-자연과의 동화를 실천하는 그만의 농법인 셈이다.  

△ 김형신 대표는 '흙을 살리는 길'이 유기농의 관건이라고 거듭 강조한다.  

 “친환경 농업이라 하면 농약만 쓰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농업인들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입니다. 사람도 아프면 의사에게 진료를 받듯 우선 농업인들은 토양분석을 통해 알맞은 농작물을 심는 것이 중요합니다.”
김대표의 설명 도중에 일행 가운데서 누군가가 “앞으로 친환경 농산물은 (검수 때) 무조건 그냥 받아야겠다”고 말하자 공감어린 웃음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김대표가 콩, 쌀겨, 어분 등 친환경 재료를 이용해 직접 만든 퇴비를 사용하는 일은 ‘흙을 살리는 길’이 유기농의 관건이기 때문이라는 것. 그만의 노하우가 담긴 퇴비 만드는 법과 농법을 공개적으로 전파하는 모습에서 친환경 농산물 재배에 대한 그의 철학을 읽을 수 있다. 그는 2002년부터 영농일지를 홈피에 올리며 보타리연구회부터 시작해 보터리영농조합법인 결성을 주도하고 재배 노하우를 전파시키고 있다.

친환경 먹거리에 대한 인식 새롭게  

△ 체험단은 금산농원을 나와 쪽파(왼쪽 위)와 양배추(왼쪽 아래), 브로콜리 농가를 차례로 방문했다.

 체험단은 다음으로 애월읍 일대에서 쪽파와 양배추를 재배하는 농가를 찾았다. 쪽파밭을 보여준 홍선근씨는 제주의 날씨가 너무 더워 작물들의 생장이 늦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홍씨의 말을 입증하듯 밭에는 파들이 이제 갓심은 듯 키가 낮았고, 뜨거운 태양의 열기에 주눅든 듯 일제히 땅으로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이어 양배추밭을 답사한 일행은 체험단 안내를 맡은 느영나영유기채소작목반 김정열 반장으로부터 설명을 들었다. 김반장은 양배추밭에서 김을 매는 아낙네들을 가리키며 친환경 농사 중 가장 어렵고 힘든 것이 ‘제초’라고 말했다.

밭에는 양배추보다 풀이 더 많았다. 이랑마다 가득한 풀들을 뽑는 아낙들의 손놀림이 분주했다. 제초제를 하나도 쓰지 않고 직접 김을 매며 양배추를 재배하는 친환경 농사의 힘겨움을 대번에 알 수 있는 모습이었다. 그들을 바라보는 체험단들의 시선에는 ‘농부들의 노고’를 격려하고 그렇게 기른 농산물들을 더 소중하게 여기려는 마음이 담겨 있는 듯이 보였다.

양기창 농가에서는 브로콜리 육모장을 들러보았다. 양씨는 “계속되는 가뭄으로 물이 부족해 밭으로 옮겨 심지 못하고 있다”며 “9월초에는 작모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지하 500m까지 파내려간 공동관정에서 물(삼다수)을 뽑아 스프링클러를 이용해 농사지을 것이라면서 “브로콜리는 오는 11월초부터 내년 4월까지 수확해 팔면서 일부는 저장해 놓았다가 5~6월까지 판매한다”고 설명했다.
제주에서 생산되는 브로컬리는 국내 수요의 대부분을 커버하며, 수요가 몰리는 시기에는 제주에서 써야 할 물량도 모자라 육지에서 공수해 온다고 했다.

노란색 감귤만 선호하는 소비자

체험단은 한시가 다 돼서야 흑돼지 숯불구이로 점심식사를 마쳤다. 제주의 대표적인 메뉴 중 하나인 흑돼지는 최고의 육질과 맛으로 소문난 식재료. 제주를 찾은 여행객이라면 꼭 한두번 맛본다는 제주의 명물로 알려져 있다.

식사 후에는 잠깐 짬을 내 ‘평화박물관’을 답사했다. 개인이 운영하는 이곳은 태평양전쟁 당시 가마오름에 일본군이 구축한 지하요새와 이를 알리는 전시관으로 구성돼 있으며 2002년 계획해 2004년 오픈했다. 총 길이 2Km의 지하땅굴 중 현재는 일부만 보수해 공개하고 있으며 앞으로 전 루트 공개할 예정이라고 한다.

‘국민 과일’로 불리는 감귤 하우스 농가, 정원농원은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에 위치해 있다. 하우스를 들어서자 푸른색과 노란색이 얼룩덜룩 뒤섞여 있는 감귤들이 가지마다 주렁주렁 달린 채 일행을 맞았다. 농원 주인 김상원 대표는 ‘친환경 농업의 중요성과 현실’을 설명한다.

△김상원 대표는 "소비자들이 잘 모르고 노란 감귤만 좋아한다"며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

김대표는 “농약이 누적되면 환경호르몬으로 바뀌어 인체에 흡입되고 아토피 등 부작용을 초래한다”며 농약에 오염된 흙의 심각성을 예로 든 뒤 “기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지만 필연적으로 사람에게 해를 입히게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도 다른 사람들처럼 ‘친환경 농사의 어려움’을 잊지 않고 얘기한다. “소비자들이 농약을 원한다”고 입을 뗀 그는 “감귤은 청끼가 있어도 당도가 최고조에 이른 상태인데 이것을 썩었다며 반품하는 것을 볼 때마다 의욕이 꺽인다”고 밝혔다. 그는 “농약치고 방부제와 코팅제 등을 사용하면 분명히 색깔은 좋아진다”면서 “(소비자는)하루만에 썩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 결과 “친환경 농가가 대부분 중도에 그만두고 이제는 200여곳 남았으며 유기농 1~2년 되면 일반농으로 전환하기 일쑤”라면서 “자신도 (일반농으로)돌아가고 싶다”고 김대표는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친환경 농사가 이렇구나! 알려주시고 이해를 넓혀주시길’바란다는 말로 설명을 마쳤다.

반월초 신운식 영양교사는 하우스를 나서면서 “친환경 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학교급식 현장에서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는 듯하다”면서 “농민들도 기업과 마찬가지로 소비자의 입맛에 맞추기 위한 선별, 출하, 포장 등의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잠들고 싶지 않았던 제주 밤바다

감귤농가 탐방을 끝으로 24일의 산지체험은 막을 내렸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들른 애월읍 해안가에서 일행은 잠시 바닷물에 발을 담그고 휴식을 취했다. 체험단은 추억으로 남긴 기념촬영도 잊지 않았다.

△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애월읍 해안에서 기념촬영.

 저녁 7시. 서부두 횟집거리에 자리잡은 ‘화이트 비치호텔’은 고급스럽지는 않았지만 깨끗하고 아담한 숙소였다. 해안가에 방파제를 겸한 산책로와 공연장과 놀이마당 등 문화ㆍ휴식간과 더불어 즐비한 횟집으로 제주의 명소로 소문난 탑동광장을 바로 앞에 두고 있다는 것은 큰 장점. 일몰이 명품이라던 탑동광장은 그러나 아쉽게도 그날 일행에게 구름이 잔뜩 낀 하늘만 보여주었다.

△ 탑동광장. 가운데 3층건물이 숙소인 화이트비치호텔. 농구골대 뒤로 멀리 횟집거리가 보이고 왼쪽으로는 방파제 산책로가 이어진다.

여장을 푼 일행은 근처 횟집에서 저녁을 겸한 술자리를 가졌다. 서부두 횟집거리를 찾는 사람들은 싱싱한 활어회를 맛보기도 전에 밑반찬에서부터 놀란다고. 그날 잡아 올린 싱싱한 해삼, 소라, 전복 같은 해산물들이 반찬으로 나오는데다 회를 다 먹고 난 다음에 나오는 맑은 탕이 서비스로 또 한번 제공되는데다가 가격도 저렴해 다시 찾는 단골손님이 많다는 후문이다.

공식 일정을 마친 제주의 밤 9시는 방파제 산책에 더없이 알맞은 시간이었다.
무더위 속에 진행된 빡빡한 스케줄로 인해 몸은 피곤함으로 젖어들고 있었지만, 일찍 잠들고 싶지 않은 제주, 그것도 제주의 밤바다 아니던가. 일행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 동서로 길게 뻗은 방파제를 산책했다.

20여일 동안 지속됐다던 열대야는 사라지고 시원한 바닷바람이 체험단의 흥취를 돋웠다.
횟집거리에서 1.6Km 길이로 난 동쪽 방파제 좌우로 밤바다가 빚어낸 다양한 풍광들은 뜻하지 않게 만난 제주의 미적 체험이었다.

검은 바다 위 수평선을 점점이 밝게 비추고 있는 오징어잡이배들은 가까이 있는 듯했고, 어선을 항구로 안내하는 등대는 늦은 시간에도 쉼없이 빨간 조명을 멀리 쏟아내고 있었다. 포구를 가득히 메운 불빛들은 밤을 잊은 듯이 보였고, 그 너머 컴컴한 하늘 속에 웅장한 한라산이 우뚝 서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힘겨운 하루였지만 그래도 지금은 너무 좋다”는 것이 방파제 산책에 나선 영양교사들의 한결같은 소감.

◇ 8월 25일 아침 “키위는 공중에는 자란다”

제주 탑동 서부두의 새벽은 여느 바닷가와 다를 바 없었지만, 밤사이 내린 비로 인해 서쪽 바다 저 멀리, 하늘 높이 떠오른 무지개(본 사람들이 적었지만)는 추억이 될 만한 또하나의 볼거리를 선물했다.

호텔에서의 아침 한식뷔페는 입맛에 맞는 반찬과 국, 후식 등이 간결하면서 소박하게 진열돼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다시 버스에 올라 그린키위를 재배하고 있는 김익종 농가에 닿은 시간은 오전 9시.

일행은 키위농장에 들어서자마자 감탄사를 쏟아냈다. 키위가 포도송이처럼 공중에 매달려 자란다는 것조차 몰랐던 처음 보는 풍경이었기 때문이었다. 키위농장에는 새로운 것을 발견했을 때의 즐거운 눈길들이 가득했다. 한 영양교사는 “키위가 ‘참외처럼 땅 위에서 자라는 줄 알았다”며 신기한 듯 자꾸 키위를 만져보기도 했다.

△ 키위농장을 마지막으로 공식적인 체험 일정을 마친 일행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키위의 원산지는 중국이고, 뉴질랜드에서 개량했으며, 한국은 뉴질랜드의 개량종을 도입해 재배하고 있다.김익종씨는 일행에게 친환경 키위 농사과정을 설명해주었다. 그도 순환농법의 필요성과 중요을 역설했다. “키위를 해치는 벌레는 일정 기간 지나면 더 안생긴다”고 했다. 그 해충들을 잡아먹는 새로운 천적이 반드시 생겨난다는 것. 농약을 사용하면 3~5년 동안 벌레가 안생기지만 그 이후에는 자생력과 자정력을 잃어 시들어버린다는 보충설명도 잊지 않는다.

김대표는 그린키위와 골드키위와의 차이점을 설명하면서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얘기를 들려줬다. 그는 골드키위보다 그린키위가 더 좋다고 말했다. “그린키위에는 비타민C와 철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특히 임산부 등 여자들에 더 좋다”면서 “외국에서는 골드키위가 그린키위보다 가격이 싼데 우리나라에서는 유난히 비싸게 팔고 있다고 귀띔했다. 단맛을 강조한 국내업체들의 마케팅 전략의 성공 탓이라는 것.

서로를 이해했던 귀중한 시간

키위농장을 나온 체험단은 서울로 가기 위해 곧장 제주공항으로 향했다. 친환경 농산물 재배단지를 견학하고 체험해 본 이번 행사는 친환경 먹거리에 대한 인식을 새로이 할 수 있었던 귀한 시간이었다고 체험단은 입을 모은다.

“농가방문 후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애착이 생겼다.”
“농사가 이렇게 힘든 것인지 몰랐다. 모든 먹거리에 감사하며 돌아가서 아이들에게도 전달하고 싶다.”
“산지 사정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
“체험을 통해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이해가 한층 커졌다.”

반면, 기대감과 아쉬움도 적지 않았다.
“기온 및 환경 등으로 작물을 많이 못본 것이 아쉽다.”
“더 다양한 품목으로, 산지체험 행사가 더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
“서로의 의견을 교류할 기회가 더 많았으면 바란다.”
“친환경 급식을 위해 학부모, 학생들에 대한 교육도 필요하다.”

서울친환경유통센터 김인수 팀장은 “급식현장 일선에 계신 영양교사들의 산지체험은 이번이 처음이라 미흡한 점이 없지 않았다”면서 “체험결과에 대한 의견을 반영해 다음에는 보다 알차고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친환경 농업은 ‘우수농산물 생산의 꽃’이라고 한다. ‘소비자 식탁 안전의 종착점’이란 말도 있다. 친환경 식재료는 현재는 물론 미래를 이끌 영원한 녹색 아이콘이다.

농가에서는 비록 애쓴 만큼 가격이 뒤따르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학교급식에서의 수요가 급증하는 것을 보면 가능성이 무한하다고 할 수 있다. 좀 더 시간이 필요한 일이겠지만, 농가와 소비자들이 서로 각자의 입장과 상황을 헤아리고 받아들이는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제주 친환경 농산물 산지체험은 농가와 소비자가 소통하면서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작은 출발이었다 해도 무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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