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청, 규격미달 저급제품 전국 학교에서 샘플링 점검 중

학교 급식소에 저급한 스테인리스 스틸(STS) 재질을 사용해 제작된 주방기기가 납품돼 파문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조달청 품질관리단이 전국 학교 급식소 현장을 순회하며 기동 샘플링점검을 하고 있는 가운데 10월께 이뤄질 조사결과 발표 후 해당업체들의 행정처분과 계약불이행에 따른 학교-업체간의 보상처리 등 적지않은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주방기기업계에 따르면 이미 품질관리단의 점검과정에서 일부 업체들이 계약과 다른 재질의 제품을 납품한 사실이 적발됐으며, 일각에서는 이들 부정당행위 업체의 구체적인 회사명까지 전파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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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기사 - 주방기기엔 스테인리스 스틸(STS)304 사용>

품질관리단 장비품질관리과 정해룡 사무관 “지난 6월 21일부터 학교를 대상으로 불량 스테인리스 제품의 샘플링 조사를 하고 있다”면서 “오는 10월 중 조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사무관은 또 “최근 납품한 일부 품명이 규격대로 사용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이들 저급한 재질의 제품들은 대부분 학교를 중심으로 납품이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주방기기는 KS규격의 STS 304 재질을 사용해야 하는데 일부 업체들이 200계열의 저급한 재질을 사용했다는 제보가 들어와 이를 바탕 조사하게 됐다”고 전했다.

△한 학교의 식당과 조리실, 전처리실 모습.(사진은 본 기사와 특정 관련이 없음)

품질관리단은 점검에 앞서 조달청에 등록된 주방기구 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최근 일부 수요기관에 계약규격과 상이한 저급의 스테인리스 제품이 납품되어 물의가 야기된 사례가 있어 2010년 조달청을 통해 납품된 스테인리스제품에 대해 현장점검을 실시하고자 하니 원활한 점검이 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고 ‘기동 샘플링점검’을 하고 있다.

공문에 따르면 점검 대상은 (주)주원정공 등 126개 업체, 점검품명은 음수대와 차양, 가로등주 등 17개에 이른다. 관리단은 △조달청 계약규격과 납품규격의 일치여부 △제품 관능검사 및 휴대용 측정기를 통한 현장점검 등을 하고 있으며 현장점검 시 업체 담당자를 입회시켜 시험결과를 확인토록 하고 있다.

기동 샘플링점검이란 조달물품의 품질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납품검사와는 별도로 조달청에서 제조, 보관 및 납품현장에서 물품의 품질을 점검하는 활동을 말하며 ‘조달청 물품구매계약 품질관리 특수조건 제15조(기동 샘플링점검) 1항 및 제16조(기동 샘플링점검의 방법) 2항’을 법적 근거로 하고 있다.

품질관리단 정해룡 사무관은 “적발된 업체들은 3개월 미만의 공공기관 거래정지, 부정당업자 제재 규정에 따라 입찰참가 자격 제한 등의 행정처분이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국조리기계공업협동조합 김남정 전무는 “경남지역에서 불량제품을 납품했다가 적발된 업체가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조합에서는 회원사들이 정식규격의 STS 재질을 사용하는지 통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현재 조리기계조합 회원사 중에는 70% 이상이 조달청을 통해 관납을 하고 있다.

김전무는 이어 “회원사들은 포스크의 스테인리스 제품만 쓰고 일반 제품은 안쓴다”면서 앞으로는 더더욱 저급한 STS재질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모든 제품은 시험성적서를 꼭 붙이도록 돼 있고, 조합은 물론 조달청 품질관리단이 검수를 철저히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일부 업체들이 이번 품질관리단의 현장점검 과정에서 적발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STS 200계열을 사용해 주방기구를 만든 업체가 전체의 20%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들 적발업체가 니켈 함유량이 적은 200계열의 재질로 주방기기를 제조했는지, 저급한 수입산 제품을 사용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편, 조달청은 불량품 납품업체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내용으로「물품구매계약 품질관리 특수조건」을 개정해 지난 12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이번 개정에서는 납품검사에서 불합격된 제품에 대해 종합쇼핑몰 거래정지 기간을 늘리고, 이미 납품되었더라도 기동 샘플링점검을 통해 불량품으로 판정되면 일정기간 종합쇼핑몰 거래정지나 납품을 중지하는 내용을 신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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