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화원중학교…영양교사와 함께 급식 질 향상 연구
학교장 적극 지원 힘입어 면역력 강화 레시피 개발도

“동료들과 함께 학교급식에 대해 연구할 기회와 시간이 만들어져 좋아요.”

서울 강서구 화원중학교(교장 손기서)의 급식 조리원(교육공무직)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개학 연기로 학교급식이 중단돼 당장 할 일이 줄어들었지만 이들은 급식 공백기간을 재충전의 기회, 급식 질 향상을 위한 학습시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손옥자, 윤강분 등 5명의 조리원들은 날마다 점식식사를 마치면 한자리에 모여 토론을 벌인다. 그들의 오후 일정에는 김정미 영양교사와 함께 공부하고 연구하는 시간이 들어있다. 학교급식을 품질을 더 높이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좋은 방안을 찾아내려는 자발적인 공동연수(워크숍)이다.

지난 17일의 워크숍 주제는 위생ㆍ안전관리 강화와 레시피 개발, 두가지.

현재의 학교 위생관리 실태를 43가지 항목으로 이뤄진 교육청의 위생안전 점검표에 맞춰 비교평가하면서 보완 또는 개선대책을 논의했다. 학교급식의 위생ㆍ안전 예방 역량을 높이는 실질적인 노력인 셈.

김정미 선생은 “개학이 연기된 요즈음 300페이지에 달하는 「학교급식 위생관리지침」을 펼쳐 제대로 공부하고 있다”면서 “학교급식이 매일 이뤄지는 평상시라면 엄두도 못낼 일”이라고 귀띔한다.

지난 3년 동안 급식에 제공된 모든 메뉴 검토

영양교사와 조리원들은 이날도 지난 3년 동안 아이들에게 제공된 식단을 꺼내들고 살펴보았다. 지난 9일 온라인 개학을 하면서 시작된 본 업무 외의 일이다.

밥과 국, 주찬, 부찬으로 나누어 아이들이 좋아하는 메뉴에 대한 레시피를 집중점검하고 만족도가 높은 다른 학교 급식 메뉴와 비교하면서 토론하기도 했다.

이어진 ‘면역력 쑥쑥 레시피’ 소개. △손옥자-장어 생강조림 △표순옥-돌나물을 곁들인 찹스테이크 △윤강분-견과류 과일샐러드 △박정자-전복 리조또 △한선희-차돌박이 마늘 숙주볶음 등 조리원들은 각자 개발한 면역력 강화 레시피를 설명했다.

이들 레시피는 조만간 학교급식이 시작되면 아이들에게 제공할 새 메뉴들이다. 김정미 영양교사는 “조리쌤들과 집에서 해먹을 수 있고 면역력에도 좋은 레시피를 만들어봤다”면서 “학생들과 건강하게 하루빨리 만나길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워크숍에 참석한 손기서 교장은 “학교급식 조리원들도 영양전문가, 급식 전문가임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조리원들의 전문가적 경험과 식견을 몰라주고 그냥 지나치기 일쑤”라면서 조리원들이 개발한 ‘면역력 쑥쑥 레시피’를 높이 평가했다.

워크숍에서는 추가적으로 학생들의 채식 섭취를 늘릴 수 있는 방안도 논의했다.
조리원들은 “볶음밥 등 메뉴에 따라 야채를 조금 더 넣어 제공하는 형태로 학생들의 채소섭취를 돕고 있다”고 말했다.

손 교장은 “채식을 중심으로 한 요리대회를 열어 학생들의 아이디어를 모아볼 예정”이라고 밝히고 “앞으로 주변 학교와 공동워크숍 개최와 연말쯤에는 지역토론회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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