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도농상생 공공급식 국제콘퍼런스’ 개최

“먹거리는 정치적 문제이다.”
“음식은 정치다.”

이들 선동적인 듯한 문구는 대만의 황찌아린(黃嘉琳) Non-GMO학교급식연대 대표가 19일 오후 서울글로벌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식량주권을 위해 싸우다 : GMO-Free 학교급식’이란 주제로 발표하면서 강조한 것이다.

황찌아린은 학교급식에 ‘GMO-Free’ 캠페인을 펼치고, GMO를 급식에서 퇴출하는 내용의 학교급식법을 개정케 하고 GMO 전면 표시제도 도입에 기여한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이날 대만의 경우 Non-GMO학교급식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언론과 소셜미디어를 이용해 공론화ㆍ확산하는 한편 지방선거에서 국가적 사안으로 이슈화해 Non-GMO학교급식을 정착시켰다고 소개했다. 지방분권화된 사회운동의 성공사례 중 하나이다.

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문용민 부위원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서울시 도농상생 공공급식 국제콘퍼런스’는 서울시가 마련한 덴마크와 대만, 일본 등 공공급식과 로컬푸드에 있어 세계적인 혁신을 이끌고 있는 나라들의 성공사례들을 듣고 배우는 자리. 서울시가 우리나라 공공급식정책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한 발전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해외연사들을 한 자리에 초청한 것은 국내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콘퍼런스에서는 ‘지속가능한 먹거리가 우리의 삶을 바꿀 수 있다’는 목표 아래 ‘공공급식 활성화를 통한 지속가능한 먹거리와 삶’을 주제로 한 4개의 발제가 이어졌다.

주용태 서울시 평생교육국장은 ‘서울시 공공급식 추진배경 및 경과’를 발표했다.
주 국장은 식재료 안전성 강화와 급식 질 향상, 농촌경제 쇠락화 예방 등 시의 지원을 통한 공공급식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도농상생 공공급식은 선택이 아닌 우리가 가야할 길”이라고 강조했다.

시는 지난해 11월 도농상생 친환경 공공급식으로 안전한 먹거리를 확대하고 더불어 함께하는 도농상생 가치 실현을 위해, 도농상생 공공급식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서울시는 자치구와 산지 기초지자체를 1:1로 매칭, 산지의 친환경 농산물을 직거래하는 ‘도농상생 공공급식’의 1호인 강동구(완주군)가 첫발을 내딛고 지난 11월부터 6개 자치구-산지 지자체로 확대됐다.

시는 올해 이같은 시범사업을 거쳐 내년에 10개 자치구에서 시행하고 2020년에는 서울시내 25개 모든 자치구에서 확대, 실시하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주용태 평생교육국장이 ‘서울시 공공급식 추진배경 및 경과’를 발제하고 있다.
이번 콘퍼런스에서 해외사례를 발표한 덴마크와 대만, 일본은 공공급식과 로컬푸드에 있어 세계적인 혁신을 이끌고 있는 나라들.

덴마크 야콥 아펠(Jacob Appel)은 ‘코펜하겐 푸드하우스 급식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그는 덴마크가 급식의 질을 개선하고 행복한 식문화를 만들고자 2007년 코펜하겐시에 설립한 비영리재단 코펜하겐 푸드하우스 급식프로그램 매니저.

그는 “유기농 먹거리가 코펜하겐 공공급식 주방의 일상이 되었다”면서 덴마크가 수행 중인 먹거리 전략과 도농협력을 위한 급식 프로젝트를 설명했다. 덴마크는 향후 3년 내에 공공급식에서의 유기농 식재료 사용 목표비율을 60%로 잡고 있으며 군대, 병원, 교도소 등 모든 부문에 공공조달을 추진하고 있다.

‘공공급식을 통한 로컬푸드 확대’란 주제로 발표한 일본 화식급식응원단 대표 유타카 니시이(西居 豊)는 일본 전통식문화(화식=和食, 와쇼쿠)의 개발과 이를 전파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그는 또 일본에서 추진하고 있는 로컬푸드운동인 ‘지산지소’를 통한 전통식문화 보존과 로컬푸드 확대를 위해 크게 기여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이날 발제를 통해 “핵가족 확대 등 생활양식 다양화로 화식이 줄어들고 있다”면서 “화식은 단지 건강한 식사만이 아니라, 자연에 대한 존중 등 일본인들의 전통적 가치와 미덕을 나타내는 문화”라고 말했다. 50여명의 일식 쉐프들이 지역학교를 직접 방문해 학교급식에 화식을 배울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문화전수운동 일환이라고 덧붙였다.

해외사례 발표에 이어 열린 종합토론 및 질의응답은 윤병선 건국대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됐다.

김경주 구로구급식관리지원센터장(안전한 급식관리와 식생활), 안대성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 이사장(건강한 공공급식과 도농상생), 서미영 한살림식생활위원회 위원장(식생활 운동과 삶의 전환) 등은 각자 짧게 토론주제를 발표한 뒤 4명의 해외 발제자들과 함께 서울시 공공급식 지원사업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어떠한 노력이 필요한지, 사업의 방향을 어떤 식으로 설정해야 할지 등에 대한 방안을 논의했다.
 

저작권자 © e프레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