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기업 탐방] 취반기의 명가 ‘쿡웰’

쿡웰(대표 서승원 www.cookwell.co.kr)의 경영변화가 예사롭지 않다.
CIP(corporate identity program 기업 이미지 통합 작업)를 통해 경영환경을 적극 개선하고 있다. CIP는 사원들로 하여금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를 공유하게 하고, 동시에 미래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경영전략 중 하나이다. CIP는 또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이기도 하다.

서승원 대표
한 차원 앞선 기술과 품질력을 바탕으로 회사명과 로고를 바꾸고 취반기의 브랜드(미반 mivan)를 만들어 상품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미반은 첫 글자 미는 미(米), 미(味), 미(美)란 다중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급식현장을 미리 찾아 제품을 점검ㆍ수리해주는 ‘비포 서비스’는 쿡웰의 이미지 향상과 영업력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서승원 대표는 청명CS(쿡웰의 전신)을 인수하기 직전 회사의 내재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기업분석을 철저히 해본 결과 비록 유동성이 낮아 채무변제가 어렵지만 기술적으로는 매우 우수한 업체라는 결론을 얻어 인수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인터넷 전용회선 서비스업체인 (주)휴메카를 운영하던 서 대표가 청명CS를 만난 것은 2009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중 하나로 청명CS의 부품구매 대행사업을 전개하던 중 결제를 해주지 못하던 청명CS의 지분을 채권과 상계처리하는 형식으로 아예 인수해 버렸다.

인수 초기에는 청명의 부실경영으로 인해 떨어진 이미지ㆍ신뢰와 우발채무(숨겨진 빚)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이 모두가 과거의 일이 돼버렸다. IT 전문가가 주방기기와 단체급식 시장을 잘 모르는 상황에서 제조업체를 경영하며 겪는 시행착오도 잘 극복해 냈다.

쿡웰은 지난 5월 12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서울국제식품산업대전에 참가했다.

지금은 국내 대기업과 일본업체들까지 관심을 보일 정도로 경영정상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서 대표는 귀띔한다.
“보일러업계에서는 한차원 앞선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전망이 밝습니다. 한동안 잃었던 회사의 신뢰를 되찾고 소홀했던 서비스분야를 만회해 취반기부문의 정상 자리를 다시 확보한 뒤 다양한 사업을 전개할 방침입니다. 우리의 핵심기술인 보일러 부문은 응용 비즈니스가 다양하고 많다고 판단돼 R&D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서 대표가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선택과 집중’으로 평가되는 마케팅이다. 첫 작업은 CIP였다. 회사 이름도 바꾸고 취반기의 브랜드도 만들었다. 새 기업의 일신된 캐릭터를 심어주자는 생각 아래 신뢰 회복, 관계 개선 등을 회사의 최우선 방침으로 정해 전국을 돌며 고객과의 미팅을 가졌다.

이전의 미흡했던 결제문제부터 빠르고 확실하게 해결했다. 쿡웰을 대하는 업계의 자세가 긍정적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영업방식도 단순화시켰다. 교육청과 학교 등을 방문해 제품을 알리는 직접판매방식에서, 학교를 관리하는 주방업체들을 대상으로 판촉하는 간접방식으로 전환했다. 일선 현장에서의 경쟁에서 벗어나니 영업비용도 줄어들고 사력(社力을) 한곳으로 집중할 수 있어 여러 모로 유익했다.

AS체계의 혁신은 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 왔다. AS(애프터 서비스)를 BS(비포 서비스)로 바꾸고 총력을 기울였다. 기존 납품업소를 찾아가 미리 취반기를 점검해주면서 사전에 AS발생을 예방하는 노력은 주효했다.

고객과 시장에서의 반응은 예상 외로 빨리 변화를 몰고 왔다. 미반 취반기의 품질에 대한 좋은 평가와 높은 인지도가 여전히 살아 있었다. 서 대표는 ‘단기간에 회사 이미지가 상당히 업(up)됐다’고 말한다.

“주방기기는 물과 접촉해 늘 문제가 발생하는데다 기기를 잘 모르는 조리원들의 관리 소홀로 항시 AS가 발생합니다. AS는 짜증이 난 목소리로 전화하면서 고쳐 달라고 하지만 BS는 언제나 친절한 응대로 이어집니다. 고객을 만족시키는 것이야말로 최선의 마케팅이고 입소문이야말로 최상의 마케팅 전략이라 생각합니다.”   

미반 취반기는 사실 현장에서 매우 사용하기 편리한 기기이다. 취반기시장의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는 3단 밥솥보다 장점이 많다. 각기 다른 요리를 동시에 해도 냄새가 섞이지 않아 각 요리의 향미를 유지할 수 있다.

 규격화된 밧드(Vat, 큰 통)가 가벼워 나이가 지긋한 분들이 많은 급식소 조리원들이 사용하기 편리하다. 3단 밥솥보다 공간을 차지하는 비율도 적다. 식수 1,500명되는 학교의 경우 3단 밥솥은 10개 정도가 필요하지만 미반은 600명분 모델 2대면 충분하다. 값도 상대적으로 싼 편이고, 연료비도 적게 들어 경제적이다. 가스량이 3단 밥솥의 2분의1~ 3분의 1 수준이다.

미반(mivan)은 2003년 전국에 700여대가 팔릴 정도로 품질만큼은 검증받은 취반기이다. 학교의 경우 지금도 영양(교)사들이 “써보니까 좋다”면서 재구매, 반복구매 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서 대표는 내년이면 ‘취반기의 명가’라는 캐치프레이즈에 걸맞는 위상을 되찾을 것으로 자신한다.

앞으로 미반 시리즈를 업그레이드 하고, BS의 만족도를 더 높여 앞으로 외식업계 등 민수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이름을 들으면 알만한 대형 외식 프랜차이즈업체들이 미반을 호평하고 있어 고무적이라는 서 대표.

“R&D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한번에 1,000명분의 밥을 짓는 신제품을 개발 중입니다. 600명분의 취사가 가장 밥맛이 좋다는 연구결과를 갖고 있지만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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