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옥현 강남구립행복요양병원 노인 전문영양사

서울 강남구 세곡동에 위치한 강남구립행복요양병원에서 맞춤형 식단과 영양관리 제공으로 어르신들의 원활한 회복을 지원하고 있는 윤옥현 노인 전문영양사. 대한영양사협회가 발간하는「국민영양」 최근호가 그를 만났다.

-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의료법인 참예원의료재단 강남구립행복요양병원(이하 강남구립행복요양병원)에 근무하고 있는 윤옥현 영양과장입니다. 2006년 영양사 면허, 2012년 임상영양사 자격증을 취득해 현 근무처에서 업무를 한 지는 1년 정도 됐습니다. 요양병원에 종사한 지는 어느덧 9년이 다 되어 갑니다.

어르신들이 우리 병원의 음식이 제일 맛있다며 영양사에 대한 칭찬을 해주실 때 보람을 느낀다는 윤옥현 영양사.
의료법인 참예원의료재단 산하의 송파참노인전문병원과 강남구립행복요양병원의 개원 준비를 할 당시 입사를 하게 되어 영양과의 운영에 필요한 일련의 것들을 준비하는 것을 시작으로 영양과의 총괄자로 업무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영양과에서 필요한 조리기구 및 기타 물품의 구매를 비롯해 영양사, 조리사, 조리종사원의 구인부터 교육까지 담당했습니다.

- 현재 근무하는 강남구립행복요양병원 소개 부탁드립니다.
▶강남구립행복요양병원은 2014년 4월 10일 서울 강남구 세곡동 어르신행복타원 내에 지하 2층, 지상 5층의 307병상 규모로 개원했습니다. ‘환자를 위한 참된 병원’을 만들겠다는 이념 아래 설립된 의료법인 참예원의료재단이 위탁ㆍ운영하고 있는 본원은 로봇재활장비, 수치료장비, 닌텐도 재활장비 등 최첨단 의료장비를 도입해 환자 중심 의료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또한 환자들이 내 집처럼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뷰티룸, 맥반석찜질방을 마련한 것은 물론 병원 곳곳에 미술작품을 전시하고 건물 어디에서나 꽃과 나무를 볼 수 있도록 하는 등 내부공간을 아늑하게 조성했습니다. 환자들의 맞춤형 자서전인 ‘스토리북’ 제작, 환자 가족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힐링 콘서트’ 개최 등 환자를 위한 최상의 서비스 제공으로 ‘사람을 사랑하는, 따뜻한 이야기가 있는 병원’으로 만들어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본원 영양과는 임상영양과 급식영양 파트로 나누어져 있고 영양사 7명, 조리사 8명, 조리종사원 20명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임상영양 파트는 환자 대상의 영양교육 및 상담을 담당하고 급식영양파트는 환자식과 직원식을 직영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급식의 위생을 위해서 조리사 및 조리종사원 대상으로 매월 위생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정기적으로 위생점검도 하고 있습니다.

주 2회 이상 병동별 밀라운딩을 실시해 치료식과 선택식에 대한 자세한 안내를 해드리고 환자와의 대면을 통해 관계형성뿐만 아니라 환자들의 반응과 의견을 접함으로써 이를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개선하는 등 환자의 만족도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외 활동으로 월 1회 법인 산하 영양사들과 함께 스터디를 통해서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고 임상영양 관련 연구를 꾸준히 함으로써 환자들을 위한 정보를 습득하고 이를 실제로 적용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 요양병원은 일반병원과 또 다른 특성을 가질 것 같습니다, 어르신들의 질환과 개개인의 특성에 맞추어 제공하고 있는 전문적인 영양관리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어르신들은 다양하고 복합적인 질환을 가지고 계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본원에서는 이러한 어르신의 특성에 맞추어 질환별 영양관리를 하고 있으며 그 중 몇가지 영양관리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뇌졸중(Stroke), 뇌혈관의 손상, 후두암, 뇌종양(수술 포함) 등으로 인해 음식물을 삼키는 기능에 장애가 있거나 치아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 또는 저작기능이 떨어져 씹을 수 없어 식사섭취가 어려운 환자를 위해 연하보조식, 치아보조식을 제공해 섭취율을 높이고 있습니다.

연하보조식은 환자에게 음식을 공급하기 전에 환자 개개인의 상태나 수용도에 따라 단계별로 점도를 개별화함으로써 흡인 위험을 방지하고 적절한 영양상태를 유지하도록 합니다. 묽은 액체를 제한하게 되어 자칫하면 수분이 부족하기 쉬우므로 탈수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하며 묽은 액체의 공급은 각 환자의 적응도에 따라서 개별적으로 관리합니다. 연하보조 1단계는 모든 반찬을 갈아서 걸쭉하고 부드러운 상태를 유지하며, 연하보조 2단계는 다진 상태로 점도를 조절하며, 연하보조 3단계는 무른 원형찬으로 부드러운 음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치아보조식은 모든 반찬을 갈고 다져서 준비하며 촉촉하고 부드러운 형태로 질감이 부드러운 상태로 제공하며, 치아가 불편해 식사섭취량이 적은 어르신들에게 너무 뜨겁거나 찬 음식을 피해 제공해 식사 만족도와 섭취량을 높이고 있습니다.

변비로 고생하는 환자들이 많아 이의 개선을 위해 의료진과의 협의를 통해 고섬유식 1~3단계로 관리하여 장운동을 정상화하고 증상을 완화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암환자를 위해서는 항암치료에 도움을 주는 암을 이기는 식단과 영양상태와 면역기능 향상을 위한 건강 맞춤식 식단을 위생적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의료진과 영양협진을 통해서 각 개인상태에 따라 개인별 맞춤식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강남구립행복요양병원은 ‘환자를 위한 참된 병원’을 만들겠다는 이념 아래 설립된 의료법인 참예원의료재단이 위탁ㆍ운영하고 있다.
- 어르신 대상 식단 및 레시피 개발 시 고려하는 점과 특별히 진행하고 있는 급식 이벤트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대부분의 병원이 마찬가지겠지만 본원은 식재료의 선정에서부터 음식을 조리해 제공하기까지의 전 과정을 원내에서 직접 하는 것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환자들이 하루라도 빨리 회복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영양소의 섭취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몸이 아프면 식욕이 현저히 떨어집니다. 그러므로 좋은 식재료를 활용해 지접 조리한 맛있고 균형잡힌 음식을 환자들에게 제공한다면 빠른 회복을 도울 수 있을 겁니다.

영양과에서는 입원환자들을 대상으로 음식 선호도 조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환자들이 평상시 자주 먹던 음식과 좋아하는 음식을 조사하고 이를 바탕으로 식단을 구성함으로써 환자들이 여러 가지 식품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주 고객층이 어르신이라 흰죽 대신 어르신들의 입맛에 따라 깨죽, 흑임자죽, 전복죽, 호박죽 등 다양한 메뉴를 개발해 환자들의 식욕을 돋우는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1일 2회 제철식품으로 다양한 식단을 구성하고 조식과 석식에서는 선택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환자가 직접 원하는 메뉴를 선정하게 해 입맛을 잃은 환자들이 조금이나마 식욕을 되찾아 다양한 영양소들을 골고루 섭취하도록 돕고자 함입니다.

또한 현재는 병동으로 배식을 하고 있지만 추후에는 환자 전용식당에서의 즉석배식으로 변경할 예정입니다. 거동이 자유로운 환자에게 즉석배식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며 즐겁고 행복한 마음으로 식사할 기회를 만들어주기 위해서입니다. 이를 통해 좀더 빠른 쾌차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이는 환자의 건강상태에 따라 식사환경을 조성하고자 하는 본원만의 배려입니다.

본원의 영양과에서는 식단 작성 시 제철식품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자연치유력을 높이는 항산화물질(비타민, 무기질, 피토케미컬)이 포함된 제철과일과 채소, 콩류, 견과류, 버섯류 등을 활용하면 보다 영양가 높고 신선한 식단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기름에 튀기기보다는 오븐에 굽고 드레싱으로는 마요네즈 대신 흑임자, 복분자청, 발사믹 드레싱을 사용하는 등 맛은 물론이고 속도 편안한 식사를 하실 수 있ㅈ도록 조리과정도 세심하게 관리해 맛과 동시에 건강함을 제공할 수 있는 밥상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식재료의 선정에서부터 음식을 조리해 제공하기까지의 전 과정을 원내에서 직접 하는 것을 고집하고 있는 강남구립행복요양병원.
- 최근 노인영양사 자격증을 취득하셨는데요, 교육과정 수강 계기와 교육 내용 중 특히 실무에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요양병원에서 근무하면서 업무와 관련된 유익한 교육이 없을까 관심을 가지고 있던 차에 대한영양사협회에서 발송한 메일을 통해 전문영양사 교육과정 프로그램을 실시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노인환자의 영양관리를 하면서 실무에 대한 도움을 요청할 곳이 마땅치 않아 어려움을 느끼고 있던 차에 때마침 협회에서 노인영양사 교육과정을 진행한다는 소식이 너무도 반갑게 느껴져 주저없이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노인의 특성과 질환의 차이점을 조금 더 자세히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지금까지도 메뉴구성과 영양상담 시 많은 도움이 됩니다. 또한 교육을 통해 폭넓은 지식을 가질 수 있었고 영양사로서의 시각만이 아니 어르신의 시각으로 접근을 하다 보니 상담 시 환자에 대한 이해도가 더 높아졌습니다.

- 근무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은 에피소드는 무엇인지요?
▶환자분 중 경구섭취는 가능하나 질병이 아닌 다른 이유로 음식 섭취 대신 경관식을 섭취하는 분이 있었습니다. 처음 입원 당시 체중도 저체중인 환자였습니다. 단백질 수치도 떨어져 있는 상태여서 경관으로 고단백식을 제공했고 간호과, CS팀, 사회사업과에 협조를 요청해 환자분께서 수시로 경구로 간식을 드실 수 있도록 권유를 요청했습니다. 이러한 관리를 통해 1개월만에 표준체중에 도달해 이를 유지할 수 있었고, 특정간식이지만 경구섭취가 가능한 음식의 종류와 양도 조금씩 늘어가는 것을 확인하였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또한 요양병원은 급성기병원보다 입원기간이 길다 보니 병동 밀라운딩을 통해서 많은 환자들과 공감대나 친밀감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밀라운딩 때에는 마치 친손녀가 온 것처럼 반겨주시고, 같은 병동에 계시는 다른 어르신과 얘기가 길어지거나 미처 뵙지 못하고 갈 때는 아쉬워하는 어르신을 뵐 때나, 우리 병원음식이 제일 맛있다며 영양사에 대한 칭찬을 해주실 때 보람을 느낍니다.

본원 영양과의 총괄자로 업무를 하게 되면서 처음 접해본 업무도 있었고 예상치 못한 고충과 변수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중간관리자 역할을 수행하면서 개인적으로 많이 성장했음에 스스로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고, 힘들었던 기억들도 돌이켜보니 소중한 경험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고령화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되면서 관련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영양사들이 많은데요, 이들이 준비해야 할 부분과 당부할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고령화가 되면서 요양병원과 요양원 등 관련 시설이 늘어나면서 영양사에 대한 수요도 함께 증가하는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요양병원에 근무하는 영양사는 임상과 급식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함께 잡아야 하기 때문에 관련 분야에 대해서 끊임없이 공부를 해야 하고 최신 정보습득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또한 다양한 환자들을 만나는 경험을 통해서 노하우를 축적하고 실제 사례를 통해많은 정보들을 습득하고 업데이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개인적인 역량 개발과 함께 노인환자의 입장에서 진심으로 이해하고 포용하는 아음으로 환자를 대한다면 진정한 요양병원 영양사로 거듭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부 중소병원에서는 여전히 영양사의 위치가 미약하지만 본인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스스로의 위치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양사라는 자신의 직업과 업무에 자부심을 가지고 기량을 향상시키며 본인을 성장시킨다면 그리 어렵기만 한 일은 아닐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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