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교)사들, 토론회장 가득메워 '심각한 현실' 반영

‘2·3식 학교급식’ 근로자들의 열악한 처우개선을 위해서는 급식 수혜자인 학생과 부모들이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었다.

고등학교 영양(교)사, 조리종사원 등 2·3식 급식 근로자들의 노동강도는 점심 한끼만을 하는 학교 근로자들보다 몇배 높으면서도 그에 대한 대가는 수당 몇만원 지급에 그쳐 ‘부당노동, 임금착취’라는 표현까지 나올 만큼 불합리한 것으로 지적돼 왔다.

8일 경기도교육복지센터 대강당이 만석이 되 상태에서 열린 ‘2·3식 학교급식 문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토론회에서 최진 샛별중학교 영양교사는 발제를 통해 “야간자율학습 등의 제도가 없어져 이로 인한 석식 및 방학 중 급식이 없어져야 하나 학부모와 사회적 요구에 의해 꼭 해야 한다면 그에 따른 적합한 운영 방법이나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최 교사는 이어 △2·3식 급식학교 영양교사 추가인력 배치 및 적극적인 행정지원 △방과후학교 급식운영 지침 및 2·3식 급식학교 가이드라인 마련 △‘급식관리’에 치중되어 있는 영양교사 업무에 대한 표준화된 지침 필요 등을 제안했다.

최 교사는 특히 “교육부가 학교급식 현장의 직무 중요도와 업무량을 감안, 적정인원 배치 및 교대근무 등 근로기준법에 맞도록 처우개선을 마련하고 차별적인 대우를 받지 않도록 관련 행정지원을 강화해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발제에 이어 구희현 경기도급식운동본부 상임대표가 좌장을 맡아 진행된 종합토론에서 이연숙 경기도교육청 교육급식과 사무관은 ‘적정한 보상을 할 만한 예산지원을 할 수 없는 교육청의 입장’을 설명하고 “2식 급식학교는 석식 지속여부에 따라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학부모부담으로 추가인력 배치토록 지도 강화할 예정이고, 2식 이상 급식제공에 따른 학교급간 근무부담 완화를 위해 급식종사자에 대한 순환근무 등 합리적인 인사운영 방안 강구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박승원 경기도의회 교육위원은 “2·3식 학교급식 문제는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면서 “1, 2, 3식 급식에 대한 임금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도의회는 앞으로 더 많은 관심을 갖고 문제 해결을 위해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배홍철 광주초월고등학교 교장은 “2·3식 급식에서는 교육적 가치와 의미를 발견하기 어려워 아예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초월고의 석식은 외부업체로부터 도시락을 받는 위탁운영 사례를 소개했다.

주미화 경기교육희망네트워크 공동대표는 “2·3식 급식을 필요하게 만드는 서열화된 입시제도의 변화가 절실하다”면서 큰 그림 속에서의 해법을 제시했다.

신순제 전북화산초등학교 영양교사는 ‘2·3식 급식학교의 영양실무사 배치’ 등 교육청과 전북영양교사회가 T/F팀 구성운영을 통해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하고, 업무경감과 처우개선을 위해 전교조와 교총, 영양교사회 등 조직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손지혜 수지고등학교 학생은 ‘학생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급식 정책과 행정’ 등을 지적하고 “보다 나은 건강ㆍ안전급식을 위해서는 영양(교)사와의 학생들 간 소통이 더 원활해져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김윤실 경기도영양교사회장은 ”1식 대비 식중독 사고 비율 5배의 위생사고 위험에 노출된 상태에서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 2·3식 급식학교의 영양교사 추가인력 배치, 처우개선 등 적극적인 행정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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