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화수목금…반복되는 식단 고민 해결 프로젝트
"급식 잘 나온다" 소문 상일초 일년 메뉴 책속으로

한 끼 식단에 영양과 교육을 채우다!

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서울상일초등학교의 급식을 책임지는 이애경 영양교사는 1년 치 식단 중 겹치는 메뉴가 거의 없는 것은 물론, 제철 식재료를 빠짐없이 활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애경 영양교사의 이 같은 노하우를 담은 책 <오늘 급식 뭐예요?>을 보면 2014년 3월 2일부터 2015년 2월 12일까지 서울상일초등학교에서 1년 동안 낸 급식 식단을 빠짐없이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식단 구성을 위해 직접 공부하며 모은 자료를 바탕으로 쓴 재미있는 음식 관련 인문학 정보까지 담아 밥상 앞에 두고 나눌 이야깃거리가 풍성하다.

1학기 식단
“식단을 위해 도서관에서 요리책을 굉장히 많이 봐요. 또 요즘에는 인터넷의 요리 카페나 사이트 등에서도 여러 가지 정보를 얻고 있어요. 그래서 식단 하나를 짜는 데도 많은 시간이 걸려요. 특히 세계 음식의 날 식단의 경우는 한 번 식단을 짤 때마다 2주 정도 걸려요.”

이애경 영양교사의 말처럼 매일의 식단은 해당 메뉴에 얽힌 문화와 역사 등에 대한 정보를 조사하고 각 메뉴를 급식에 적용할 수 있도록 레시피를 수정하기까지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을 거친 것이다. 급식이 곧 교육이라고 생각하면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다는 이애경 영양교사의 마인드를 <오늘 급식 뭐예요?>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다채로운 급식의 진수! 7가지 테마의 레인보우 식단!

<오늘 급식 뭐예요?>에 소개한 서울상일초등학교의 매월 급식 식단은 7가지 테마를 바탕으로 한 ‘레인보우 식단’을 기본으로 한다. 생일 밥상, 세계음식 체험, 향토음식 체험, 건강 채식 체험, 절기음식 체험, 창의적 식단 체험, 그 외 일반 건강 식단이 바로 그것.

매월 첫날에 운영하는 ‘생일 밥상(3월은 둘째 주 월요일 운영)’은 학교에서 다양한 생일상을 차려 함께 축하함으로써 학생들의 자존감을 세워주는 프로그램이다. 그리고 세계화 시대에 발맞춰 다른 나라의 음식을 체험하고, 글로벌한 식문화를 익힐 수 있도록 마련한 ‘세계음식의 날’에는 1년 동안 총 10개국의 세계음식을 구성해 매월 둘째 주 수요일에 제공했다.

또 매월 셋째 주 수요일에는 ‘향토음식의 날’을, 매월 넷째 주 금요일에는 ‘건강 채식 식단’을 준비했다. 그뿐만 아니라 매 절기마다 ‘절기음식의 날’을 운영해 오랜 시간 전해 내려온 우리 조상들의 절기음식을 직접 체험하고 맛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벤트 밥상도 재미있다. 김치데이, 숟가락젓가락데이 등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 날에는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창의적 식단을,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머지 식단들은 제철 재료을 이용해 영양 균형을 맞춘 건강 일반 식단으로 1년 192일 식단을 알차게 꽉 채웠다.

이상과 같은 서울상일초등학교의 레인보우 식단은 알찬 구성을 인정받아 2015년 5월 교육부가 주최한 ‘학교급식 현장 모범사례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요리책은 많지만 1년 치를 꼬박 담은 학교급식 레시피는 처음!

2학기 식단
세상에 요리책은 수없이 많다. 그러나 학교급식 레시피를 본격적으로 다룬 책은 쉽게 만나 볼 수 없다. 더구나 1년간의 급식을 책에 꼬박 담아내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1년 내내 촬영을 진행하는 물리적 어려움은 당연하거니와, 학교의 급식에 영양(교)사의 교육적 마인드와 메뉴 구성에 대한 고민의 흔적이 담겨 있기에 학교 홈페이지나 가정통신문 외의 공간에 식단을 공개한다는 것은 적잖은 부담이 뒤따른다.

그럼에도 당당하게 자신이 구성한 학교급식 식단을 소개하기로 한 이애경 영양교사는 레시피는 물론, 식재료와 관련한 유익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이끌어냈다. 급식은 단순한 먹을거리가 아니라 하나의 교육이기에, 재료부터 식문화까지 식사 시간에 나누면 더 좋을 내용을 엮어내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이애경 영양교사가 하얀 캔버스 위에 그림을 그리는 마음으로 밥, 국, 반찬들을 넣고 그 속에 영양과 역사, 사회, 문화, 생활을 담은 이야기가 <오늘 급식 뭐예요?> 속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 이애경 영양교사=경기 복장포초등학교, 성남교육청, 서울대곡초등학교를 거쳐 현재 서울상일초등학교에서 재직 중인 학교급식에서 제철 식재료를 이용한 표준식단, 세상과 소통하고 이야기가 담긴 창의적 식단 개발을 위해 힘쓰고 있다.

서울특별시 강동송파교육지원청 교육장 표창, 서울특별시교육청 서울시교육감 표창, 교육부장관상, 교육부 학교급식모범사례 우수상 등을 수상하며 공로를 인정받은 바 있다.

‘밥은 사랑이고 생명이며 소통할 수 있는 최적의 매개체’라는 신념으로 학생들에게 점심 식사가 큰 즐거움, 음식에 대한 바른 품성을 기르는 시간, 다양한 문화를 접하는 기회가 되길 바라며 <오늘 급식 뭐예요?>를 출간하는 데 이르렀다.

이 책을 통해 영양 선생님들이 식단 구성의 고민을 덜고 영양교육 자료로 활용하는 데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저자의 바람이다. 또한 학교 영양 선생님을 비롯해 식단 짜는 업무를 전문적으로 하는 영양사 외에도 매일 무엇을 먹을지, 어떤 밥상을 차릴지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영양소와 칼로리가 이상적으로 구성된 건강한 식단을 참고하고 관련된 음식 이야기를 통해 자연스러운 밥상머리 대화를 나눌 수 있기를 꿈꾼다.

엣지피앤디 출판 | 1학기 228쪽, 2학기 206쪽| 각 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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