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단체급식소 신고에 관한 문제가 있었습니다.
1기 영양사들이 뽑히고 전 부대 급식소가 단체급식 신고가 안되어 있음을 알았습니다. 그래놓고는 저희를 채용하다니... 감사에 계속 지적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본청에 문의했습니다.(본청 담당자 지종환 경사)

“군부대는 특수한 곳이며 외부인의 출입이 불가하기 때문에 급식소 신고에 관해서는 알아보고 있다. 부대별로 영양사 전원이 뽑히면 단체를 신고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거짓말이었습니다. 그저 시청의 단속을 피하기 위한 핑계였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단체급식 신고도 안하고 2년을 근무했습니다. 그렇게 열악하고 비위생적인 곳에서 조리원도 없이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남자아이들과 함께 조리를 했습니다. 시청에서 나오지 않으니 시설이며 위생, 무엇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었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하나씩 채워가고 바꿔가며 만들었습니다. 영양사라는 책임의식으로 일했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계약종료라니... 참담합니다.

환경문제도 있습니다. 급식시설이 워낙 노후되고 열악한 것도 있었지만 의경부대는 전원이 남자가 생활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유일한 여자로 부대가 산속에 있기도 하고 외진 곳에 위치한 곳도 많은데 이런 환경에도 불구하고 여자화장실은커녕 옷 갈아입을 곳조차 없었습니다. ‘사용 중’이란 푯말을 붙이고 화장실에 가도 수시로 대원들이 들락거리고 여자 혼자이다 보니 제가 쓴 휴지며 모든 것을 검은 봉지 담아 집에 와서 버렸습니다.

저는 정말 억울합니다. 거창하게 의경부대 대원들의 열악한 급식환경을 개선하고 질 높고 영양가 있는 건강한 음식을 제공하고자 저희 영양사들을 채용하고는 2년 써먹을 만큼 써먹고 이제 와서 계약종료라고 나가라니....

도대체 누굴 위한 정책인지.... 2년마다 영양사를 재채용하여 영양사 자리는 유지하려 하면서 왜 영양사들의 고용불안을 해결하지 못하고 이렇게 의경부대의 급식을 불안하게 만드는지.. 이런 식이라면 어떤 영양사가 이 자리에 오겠습니까?

아무도 안옵니다. 온다 한들 2년 대충 때우고 나가면 그만이란 생각에 누군들 애착을 갖고 의경부대에서 제대로 일하겠습니까? 결국 피해를 보는 건 의경부대원들이며 의경부대 전체입니다. 나라가 국가가 고용불안을 조장하는데 어떤 국민이 믿고 따르겠습니까?

처음부터 2년만 쓰고 무기로 넘겨줄 생각도 없었으면서 거짓말로 우리들을 속이고 이렇게 써먹어놓고 이제 와서 안타깝지만 무기전환은 안되겠다고 계약종료 통보서 하나 보내고 바로 재채용에 집중하다니.... 3년 계약하게 되면 자동 무기로 전환된다는 걸 너무나도 잘 알고 그걸 악용했다는 것에 억장이 무너집니다. <끝>
 

저작권자 © e프레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