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계약 앞두고 일방해고ㆍ열악한 환경 등 폭로

“저는 2년간 의경부대에서 계약직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올 6월 30일이 딱 2년 되는 날인데 계약종료 통지서가 날아 왔습니다. 무기계약 전환을 안시켜주기 위해 2년으로 계약을 종료시키네요. 제가 노력한 2년이라는 시간이 너무 아깝고 억울합니다.”

이 글은 모 의경부대에 근무하는 A영양사가 급식뉴스에 보내온 장문의 편지 서문이다. 그는 자신은 물론 같은 의경부대에 근무하는 영양사들의 어렵고 힘들고 열악한 근무환경과 영양사 채용에 대한 정부의 겉다르고 속다른 행태에 분노를 담아 실태를 적었다. 급식뉴스가 원문 그대로 3회에 걸쳐 연재한다.

저는 의경부대 영양사입니다.
2013년 7월 1일부로 정부와 경찰이 전국 의경부대에 균형있고 안전한 급식을 위한 영양사 배치 사업을 통해 선발되어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2016년까지 3년에 걸쳐 전국 136개소에 영양사 전원 배치할 계획이라며 심지어 저희 뽑히고 2014년 신문에 울릉도ᆞ, 독도경비대에도 영양사배치 전ㆍ의경들에게도 질높고 영양가있는 식사제공!! 이런 기사까지 띄웠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습니다.
첫출근해서 급식소부터 보러갔습니다. 조리도구는 없고 파리, 모기에 심지어 쥐까지 들날거립디다(에어커튼은 고사하고 방풍시설도 없습니다). 바닥은 다 깨져 물이 고여 썩어있고, 취사대원들은 그저 간단하고 조리하기 쉬운 요리를 하고 있었습니다.

냉장ㆍ냉동고는 노후되고 고장났으며 문짝이 떨어진 것도 있고, 급식비가 턱없이 부족하여 매일 냉동식품이나 반찬집 음식을 사서 먹고 계란밥이라며 계란플라이에 고추장을 넣어 비벼먹는 것을 최고의 아침이라고 여겼습니다.

“아, 이래서 우리를 뽑았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정말 열심히 일했습니다.
영양사가 왜 있는지도 모르고 밥 뭐할 꺼냐고, 맛있는 거 해달라며 조리사 취급이나 하는 직원들의 푸념을 참아가며 급식운영일지며 검식일지, 위생교육, 시중보다도 턱없이 비싸게 식재료를 납품하던 업체부터 급식시설, 조리도구, 표준레시피, 위생안전 점검일지까지… 마치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들어내듯 열심히 의경부대원들과 직원들을 위해 일했습니다.

모두들 고마워하더군요.
“영양사팀장님 오시고 많은 게 달라졌다”고, 대원들도 만족하고 저희도 좋다고 “예전 생각하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고. 저희는 정말 열심히 일했습니다. 하지만 고용 불안은 쉽게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2년 일하면 무기(계약)가 될 꺼다. 재계약하면 된다. 기재부(기획재정부)와 잘 얘기 중이니 기다려라. 성과가 좋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라는 말만 되풀이 들어야 했습니다.

그렇게 저희 1기 영양사들은 무기(계약)가 될 거라는 ‘희망 고문’에 속아 지금까지 근무했습니다.(2014년 8월 선발된 2기 영양사에게는 2015년에 무기될 꺼니까 일해보라고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15년 5월 12일 계약종료 통지서가 날아왔습니다.
그것도 종사업무란에 상설중대 급식(조리)이라고.....
(아니 아무리 뭘 몰라도 그렇지 조리사, 영양사 구분도 못하나?)
지금까지 영양사 채용이라고 공고해 영양사 뽑아놓고 무기(계약)시켜줄 수 없으니 나가라고 하더니… 종사업무가 조리였다고? 이게 말이 됩니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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