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희 포스코엔지니어링 영양사

인천광역시 송도동에 위치한 포스코엔지니어링에서 직원들에게 건강과 먹는 즐거움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식단을 개발하면서 자기 계발에도 부단히 힘쓰는 김대희 영양사를 대한영양사협회가 ‘이달의 영양사’로 선정, 인터뷰했다.

- 간단한 자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개인 블로그를 통해 대봉영양사로 더 친숙한 김대희 영양사입니다. 2004년 영양사 면허를 취득하고 현업에 종사한 지도 어느덧 11년이 다 되어 갑니다.

고등학교에서의 첫 영양사를 시작으로 급식전문업체 소속 영양사로 5년여간 근무하다가 2009년부터 현재까지는 포스코엔지니어링이라는 산업체의 영양사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고등학교, 대학교, 산업체, 일반음식점 등 다양한 직군에서 근무를 하면서 영양사가 참 많은 일을 하는 것을 보며 놀래기도 했고, 업무에 비해 열악한 환경과 처우에 속상하고 마음이 아팠던 기억도 납니다. 영양사를 꿈꾸던 시절 막연한 생각으로 영양사는 참 따뜻한 직업이라 생각했는데, 취업 후 직접 부딪치면서 비로소 많은 업무와 고충이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특히 1일 1,000식이 넘는 조ㆍ중ㆍ석식의 급식업무를 기본으로 구내식당을 홀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다양하고도 방대한 업무를 하는 직업임에도 불구하고 영양사는 단순히 식단 작성을 하는 직업이라는 인식을 가진 사람들을 간혹 만날 때면 '내가 왜 이 외로운 직업을 하겠다고 했을까' 하는 생각에 후회할 때도,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느새 조직의 일원으로서 구내식당을 총괄하는 중간관리자 역할을 수행하면서 개인적으로 많이 성장했고, 힘들었던 기억도 돌이켜보면 모두 감사하고 소중한 경험들이었습니다. 이제는 저의 경험과 노하우를 주변 동료, 선후배님들과 함께 할 수 있길 바라보는 11년지기 영양사입니다.

- 영양사 업무와 관련하여 자격증과 이수하신 교육 중 유용했던 부분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 저는 영양사, 조리사, 제빵사, 조주사, 식품위생관리사 등의 면허와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관련된 교육ㆍ연수를 꾸준히 받고 있으며 최근에는 대한영양사협회의 '영양사 리더십'과정을 수료했습니다. 그 중 조주사 자격증을 보고 의아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조주사는 급식전문업체 영양사로 근무하면서 매출과 손익이 부진한 일반음식점을 운영했을 때 취득한 자격증입니다. 대학교 재학 당시 칵테일 바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경험을 토대로 석식 식단에 접목해 보았는데 예상보다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고 매출도 40%나 신장되어 손익 개선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다양한 직군에서 쌓은 영양사 경험만큼이나 학창시절 쌓은 다양한 아르바이트 경험 또한 영양사 업무를 하면서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자격증 취득 이외에도 업무를 하면서 새로운 식단을 계획하는 경우 관련된 조사뿐만 아니라 교육과정을 통해서 조금 더 전문적으로 접목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스스로 부족함을 느끼고 더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될 때는 적극적으로 교육을 받고자 노력하는 편입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고 기억에 남는 교육이 있어 많은 영양사분들께 소개해 드리고 싶습니다. 바로 대한영양사협회의 '영양사 리더십' 과정 중 '영양사 팀스프릿'교육입니다. 대부분의 관련 교육이 영양사 업무수행에 필요한 이론적 교육이었다면, 이 교육은 영양사 업무를 수행하면서 가장 중요한-하지만 바쁜 업무에 치여 놓치기 쉬운 영양사 본인, 바로 나!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는 교육이었습니다.

고객의 마음을 얻기 위한 노력을 하기에 앞서 내 주변의 가까운 사람들과 본인 스스로의 마음을 얻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절실히 깨닫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주변의 영양사분들께 꼭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많은 영양사분들도 이 교육을 통해 제가 느꼈던 그 따뜻함을 공유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웃음)

- 현재 근무하시는 포스코엔지니어링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포스코엔지니어링은 1976년 창립 이래 '내실, 집중, 변화'를 꾀하며 대한민국 엔지니어링산업의 역사와 명맥을 함께해온 기업입니다. 2008년 4월 포스코 패밀리에 편입된 이후 회사의 비전을 '기술로 가치를 창조하는 기업(The Best Value-ridge Engineering Partner)으로 새롭게 선포하고, 보다 나은 인간생활을 창조하는 글로벌 종합엔지니어링 회사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대우엔지니어링'에서 '포스코엔지니어링'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포스코 패밀리의 'Engineering Leader & Provider'로서 신성장 사업분야의 시너지 창출에 적극 기여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포스코엔지니어링 직원식당의 운영을 통해 임직원들의 건강과 복지 향상을 구현하는 총무홍보그룹에 소속된 영양사로서 식당운영에 관한 전반적인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급식운영을 기본으로 식당 회계, 식당운영계획, 인력 및 협력업체 관리, 각종 계약과 제반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작년 사옥 이전 시에는 식당 설계도면 제작에서부터 설비, 공사, 이설 업무 등을 함께 진행하는 등 식당운영에 관한 총괄적인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구내식당이 소속된 총무홍보그룹 안에서는 그룹원으로서 또한 구내식당의 운영 총괄의 중간관리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친환경 에코식단
- 대내외 공모전에서 다수의 수상경력이 있으신데요, 이러한 공모전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요?
▶ 영양사로 업무를 하다 보니 처리해야 할 업무와 비례해 그만큼 관련 노하우나 자료들도 많아졌습니다. 이러한 노하우나 실제 적용가능한 유용한 자료들을 혼자 알고 넘어가기에는 아까운 정보라는 생각을 할 때쯤, 우연한 기회에 관련 정보를 나눌 수 있는 공모전을 접하게 되었고 보관하고 있던 자료로 공모전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2009년 농림수산식품부 지원 대한영양사협회 주최 '나만의 단체급식 축산물 요리 공모전' 대상(농림수산부장관상)을 시작으로 2014년 전국친환경농업협의회 주관 '친환경 급식 레시피전' 금상, 환경부 주관 '2014년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공모전 대상(환경부장관상), 식품의약품안전처 주관 '주방문화 개선 아이디어 공모전' 최우수상(식품의약품처장상)을 수상했습니다.

수상이나 개인적인 이력만의 의미가 아닌, 여러 영양사분들과 급식 관계자분들과 좋은 정보를 나눌 수 있는 계기가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 다양한 주제로 진행한 급식 관련 이벤트 중 반응이 좋았던 사례를 소개해주시기 바랍니다.
▶ 영양사 업무를 시작한 지 얼마 안됐을 때는 '복권이벤트' '뽑기 이벤트' 등 경품을 활용한 이벤트를 많이 했습니다. 학교에서 할 수 있는 특별한 이벤트를 기획하던 중, 고등학교에서 마지막 급식을 먹는 3학년 학생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선배, 힘내세요' 이벤트의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1, 2학년 학생들이 3학년 선배들에게 보내는 수능응원 메시지를 학급별로 받아 수능 전 초콜릿에 응원 메시지를 부착해 마음을 전하는 이벤트였는데 이를 받은 3학년 학생들이 감동을 받았던 모습이 아직도 선합니다. 메시지 주인공을 찾겠다며 1, 2학년 교실에 가서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려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서 역시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이벤트야말로 좋은 이벤트구나' 느낄 수 있었던 계기였습니다.

학교에서 산업체로 직군을 옮기며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이벤트가 무엇일까'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물론 경품 이벤트에 대한 호응도 컸지만, 단연 인기있고 만족도가 높았던 이벤트는 다양한 먹을거리, 바로 식단을 이용한 이벤트였습니다. 남성의 비율이 월등히 높은 회사의 특성상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 다양한 건강식단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바쁜 직장생활로 인해 놓치기 쉬운 제철음식을 제공하기 위해서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제철 식재료를 이용한 ‘제철식단’은 ‘집에서도 못먹는 음식을 해줘서 고맙다’는 많은 감사의 말과 긍정적인 반응이 있었습니다.

금연식단
또 하나는 새해만 되면 굳게 다짐하는 금연을 돕기 위한 금연식단입니다. 몸속 가득 쌓여 있던 니코틴은 점점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여러 가지 이유로 금연 성공이 쉽지 않은 직원들을 위해 ‘성공적인 금연을 위한 러브 푸드’라는 이름으로 금연식단을 제공해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노력과 끈기가 필요한 금연인 만큼 건강을 고려한 저염, 저자극, 천연식품 위주의 새로운 식단을 개발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직원들의 ‘건강을 생각해줘서 고맙다’는 감사의 말 한마디에 모든 수고가 보상받는 기분이었습니다.

이밖에도 다양한 먹는 즐거움을 위해 ‘세계 대표밥상’ ‘사찰식단’ ‘컬러푸드’ 등 다양한 식단 제공에 힘쓰고 이러한 새로운 식단을 많은 영양사와 공유하기 위해 블로그를 통해서 소개도 하고 있습니다.

‘대장금’에서 나왔던 “음식은 만드는 사람으로 하여금 마음을 담게 하고, 먹는 사람으로 하여금 기쁨을 주어야 한다”는 말처럼 오늘도 어김없이 직원들의 식사를 준비하는 저희 주방 직원들과 저의 마음이 식단을 통해 잘 전해져 식당을 이용하는 모든 직원들의 기쁨이 되길 바랍니다. 급식을 이용하는 것만으로도 그 자체가 이벤트가 되는 날을 꿈꾸며 열심히 노력하고 배우고자 합니다.

- 현재 운영 중인 영양사 관련 인기 블로그 ‘대봉’s 영양사 다이어리‘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 블로그는 우연찮은 기회에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영양사 경력이 쌓이면서 혼자 처리해야 하는 업무만큼이나 자료들도 많아졌습니다. 업무에 관한 자료는 방대했지만 마땅히 정리해 둘 곳이 없어 아쉬워하던 차에 남편을 통해 블로그를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영양사 다이어리’라는 이름으로 시작했는데 남편의 권유로 친구들이 불러주는 애칭인 ‘대봉’을 넣어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습니다.(웃음)

김대희 영양사가 운영중인 블로그 '대봉's 영양사 다이어리'
처음에는 운영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부족함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점차 자료가 쌓여가며 나름의 정리 노하우가 생기게 되었고 최대한 쉽게 검색할 수 있도록 섹션도 분류하게 되었습니다. 언제부턴가 혼자서만 알아두기 아까운 정보들을 공유하게 됐고 새로운 자료가 추가되면 자연스럽게 블로그에 업데이트하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인 시간과 수고가 필요한 작업이기는 하지만 좀 더 효율적으로 업무를 하기 위한 저만의 노하우로 자리잡혀 갔습니다. 자료뿐만 아니라 영양사로서의 일상을 기록해 놓은 포스팅에 대한 공감도 커졌습니다. 이와 함께 남편이 취미로 그리기 시작한 영양사의 일상을 담은 그림이 글에 더해지면서 영양사 동료들의 공감을 얻기 시작했고 여러 동료, 선후배들과 자연스러운 소통으로 이어졌습니다. 시간이 가면서 블로그를 찾는 이웃들이 많아지고 관련 문의사항도 많아졌습니다.

‘대봉 영양사’로 검색해서 찾아주시는 분들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영향력 있는 블로거로 평가받는 것이 부끄럽기도 하고 가끔은 두렵기도 합니다. 저에게 보내주시는 응원의 글과 애정어린 시선에 감사하기도 하지만 제가 그만큼의 관심과 사랑을 받아도 되는지, 더 많은 도움을 드릴 수 있을 지에 대한 진지한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제가 블로그만 운영하는 전문 블로거가 아니라 우선순위에 있는 본업과 육아 등 개인적인 일로 인해 답변이 늦을 때도 포스팅이 뜸할 때도 있지만 그때마다 이해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앞으로도 블로그라는 공간을 통해 유익한 정보도 함께 나누고 기쁘고 힘들 때는 서로 응원하고 위로하며 좋은 영양사 동료, 선후배로 함께 할 수 있길 희망합니다.

- 근무하시면서 가장 어려웠던 때와 보람을 느끼신 때는 언제이며, 그 이유는 무엇인지요?
▶ 작년에 사옥 이전을 하면서 이사와 동시에 구내식당을 새로 만들게 되었습니다. 주방도면 설계에서부터 건축공사, 설비공사, 전기설비 등의 업무에 식당 관리자로서 함께 하면서 영양사로서의 업무영역이 한층 더 넓어진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생소하기만 하던 풍량이나 배관, 공조 및 배기 덕트 등은 물론이고 급식기기, 설비 등을 정리하고 이설하는 과정에서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또한 현장에서 많은 수고를 하시는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과 친분도 쌓을 수 있게 된 특별한 경험이기도 했습니다. 일주일에 한두번씩 공사현장을 찾아 점검하고 해당 담당자들과 수차례 미팅을 진행하며 ‘영양사가 이런 업무까지 해야 하는 건가?’ 라는 생각에 때론 힘들고 지칠 때도 있었지만 그러한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의 구내식당에 더 큰 애착이 생기고 실무자분들이 일하기 편한 주방을 만들 수 있었다는 생각에 큰 보람을 느낍니다. 이렇게 새로운 영양사 업무를 접하게 될 때 힘들기도 하지만, 해냈을 때의 성취감과 보람은 과정의 힘듦을 잊게 할 정도로 큽니다.

- 마지막으로 관련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는 동료, 후배 영양사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과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분야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은 제 블로그의 ‘영양사 팀스피릿 교육후기-②(부제 : 나의 만다라)로 대신할까 합니다. 그리고 뱃속의 아이와 함께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도록 좋은 기회를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끝으로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그리고 “행복합시다”라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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