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 주최 ‘아토피와 유산균 심포지엄’

의사들은 김치 유산균이 아토피 개선에 효과가 있지만, 김치 속에 든 유산균 수가 너무 적어 김치만 먹어선 아토피 완화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의견을 내놨다.

사단법인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 주최로 16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아토피와 유산균 심포지엄’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 건강기능식품기준과 최윤주 연구관은 “최근 김치에서 얻은 유산균(CJLP 133)을 비롯한 유산균 3종과 감마리놀렌산 함유 유지(기름) 1종 등 모두 4종에 대해 ‘면역 과민반응에 의한 피부상태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기능성을 인정했다”고 전했다.

김치 유산균의 기능성(면역 과민반응 개선)을 식약처로부터 인정받기 위해 실시한 임상시험은 상태가 비교적 가벼운 아토피 환자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임상시험을 수행한 중앙대병원 피부과 김범준 교수는 이날 “아토피 피부염 진단을 받은 1∼13세 어린이 83명을 두 그룹으로 나눈 뒤 한 그룹(44명)에 김치 유산균을, 다른 그룹(39명)엔 포도당 등을 12주간 제공했다”며 “김치 유산균을 섭취한 그룹에선 아토피 증상 점수가 확실히 낮아졌고 사이토카인(cytokine, 체내 면역세포가 분비하는 단백질)의 분비가 적절하게 조절됐다”고 말했다.

중앙대병원과 삼성서울병원이 함께 수행한 임상시험 결과, 상태가 그리 심하지 않은 유ㆍ소아의 아토피 피부염을 완화하는 데 김치 유산균이 효과적이란 결론을 얻었다는 것. 이 임상결과는 유럽 알레르기임상면역학회와 국제소아과학술대회에서 국제학술상을 받는 등 세계 의료계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식약처 최윤주 연구관은 “동물실험과 인체적용시험(임상시험)에서 김치 유산균의 면역 과민반응 개선 효과가 일관성 있게 입증됐다고 판단해 (기능성 원료로) 허가를 내줬다”고 전했다.

하지만 아직 관련 연구결과가 적어 기능성 '2등급'(‘면역 과민반응에 의한 피부상태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표시 가능)에 해당되며 앞으로 신뢰할만한 연구결과가 더 쌓이면 '1등급'(‘면역 과민반응에 의한 피부상태 개선을 돕는다’는 표시 가능)으로 등급이 상향 조절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산균이 아토피 완화에 효과를 나타내는 이유에 대해 김범준 교수는 “장내에 들어간 유산균에 의해 장내 면역세포가 활성화되고, 활성화된 면역세포가 ‘면역의 균형을 이루라’는 지령을 보낸다”며 “바로 이 균형을 통해 아토피가 개선되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요즘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유산균(프로바이오틱스)은 콜레스테롤 저하ㆍ헬리코박터균 제거ㆍ알레르기 완화ㆍ기억력 개선ㆍ간 건강 등 다양한 효능이 기대되고 있지만 현재까지 식약처가 기능성을 공식 인정한 효능은 다섯가지다.

장내 유익균 증식과 유해균 억제에 도움, 면역을 조절해 장 건강에 도움, 배변 활동 원활에 도움 등 기존의 세 가지 효능 외에 최근 여성의 질 건강에 도움, 과민피부 상태 개선에 도움 등 두 가지가 추가된 것.

심포지엄에선 김치 유산균 대신 김치를 직접 먹었을 때의 아토피 개선 효과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김범준 교수는 “김치 속에 든 유산균 수가 너무 적어 김치만 먹어선 아토피 완화를 기대하기 힘들다”며 “김치 유산균은 성인보다는 영ㆍ유아에게 더 효과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김치 유산균은 원래 ‘약골’(위산에 약한) 유산균으로 알려져 있다.
김치 유산균은 얼마나 장(腸)까지 살아서 내려갈까? 관련 연구에선 98% 가량은 위에서 위산(胃酸)에 의해 죽으며, 대장에 안착하는 비율은 2% 남짓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희대 약대 김동현 교수는 “100억마리(g당) 중에서 2억마리가 살아남으므로 결코 적지 않은 숫자이며, 이들이 장에서 숫자를 늘리기도 한다”며 “설령 죽은 유산균이라 하더라도 이들은 장내 유익균의 먹이인 프리바이오틱스(prebiotics)가 되므로 쓸모가 있다”고 설명했다.

심포지엄에선 유산균이 뚜렷한 아토피 완화 효과를 준다고 보기 힘들다는 주장도 나왔다.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김태윤 교수는 “심한 아토피 피부염에서 효능이 입증된 경우가 없으며 전 세계에서 실시된 여러 유산균과 아토피 관련 연구에서 결과들이 들쑥날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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