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호 먹거리사랑시민연합 상임의장(부경대 명예교수)

최진호 의장
지난달 23일 새벽 '가르마'라는 이름의 누리꾼이 "경기 송탄의 모 제과점에서 구입한 '밤식빵'에서 죽은 쥐가 통째로 나왔다"며 쥐의 사체가 드러난 빵과 영수증을 찍은 사진이 인터넷을 달구면서 TV와 신문을 통해 사회적인 이슈로 등장하게 되었다.

모 제과점 운영사 해당기업은 "공장, 점포 등 제조공정에서 쥐가 들어갈 가능성은 없다"고 강조하면서 수서경찰서에 해당 네티즌을 고발했고, 경찰은 문제의 밤식빵을 수거,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정밀감식을 의뢰했다. 소비자시민모임 김재옥 회장도 "만약 쥐식빵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해당기업은 문을 닫아야 할 것"이라면서 "모 제과점 불매운동도 불사하겠다"고 밝히고 나섰다.

지난 29일 대한제과협회는 언론·방송사에 협조공문을 보내 이른바 '쥐식빵' 사건과 관련해서 "과다한 화면 노출과 용어 사용은 국민에 혐오감을 줄 뿐 아니라 선량한 자영 제과점들에게도 피해를 주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혐오감을 줄만한 화면 노출이나 '쥐식빵'이라는 용어 사용을 삼가 달라"고 호소했다.

그런데 수서경찰서는 자진 출두하여 이번 사건을 꾸몄다고 자백한 빵집 주인 김 모(35)씨에 대해 31일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히면서, 2010년 중에 일단락되어 그나마 다행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 국민들의 먹거리 사건에 대한 누리꾼이나 언론·방송사의 용어 사용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여론이 만만치 않게 대두되고 있다.

지난 1989년 S식품 등 공업용 우지(牛脂)를 사용해 만든 우지 라면사건이 터지면서 먹거리의 안전성이 심각하게 대두되더니 1995년 10월 22일, MBC TV에서 "유방염에 걸린 젖소에서 고름 섞인 우유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이에 P유업은 "P유업은 고름우유를 팔지 않습니다"라는 광고를 내보내자 유가공협회가 "P우유 역시 체세포가 검출되어 고름우유"라고 맞대응하면서 '고름우유 논쟁'이 이전투구로 전개되었고, 그로 인해 소비자들의 혐오감 속에 우유 소비량이 15%나 감소했던 기억을 지울 수가 없다.

그뿐만이 아니다. 2000년 납이 든 중국산 납 꽃게사건, 2004년 C사의 '쓰레기 만두소 사건으로 혐오감이 팽배하면서 2005년 중국산 장어·미꾸라지에 발암물질 말라카이트 그린 검출사건으로 중국산 식품에 대한 거부감을 불러오더니, 같은 해 개·고양이 분변(糞便)의 기생충 알 김치사건으로 혐오감과 국제적인 망신을 자초하면서 1,000억 원의 대일 김치수출이 400억 원으로 곤두발질 친 사건도 빼놓을 수 없다.

2007년 C사의 학교급식에서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사건으로 학생들이 입원하는 소동이 벌어지더니, 같은 해 수입식품 '유기농 야채믹스 베지터블'에서 생쥐 추정사건으로 혐오감을 불러왔다. 2008년 어린이의 신장 결석을 유발하는 중국산 초콜릿·유제품의 멜라민 첨가사건으로 공포감이 만연하면서, 같은 해 N사 '새우깡'에서 생쥐머리 추정 이물질로 '쥐머리 새우깡'으로 혐오감이 절정을 나타냈고, 또 같은 해 D사의 '칼날 참치 캔' 사건도 예외 없이 혐오감에 공포감까지 불러일으킨 사건도 빼놓을 수 없다.

2009년 S식품과 J식품의 공업용 에탄올 국수사건이 터졌고, 같은 해 D사의 '이팜미숫가루'에서 기아선상에 있는 아프리카사람까지도 먹기를 거부하는 유전자 변형 농산물인 GMO콩 첨가사건으로 정부에 대한 불신감을 촉발하더니, 이번 2010년에 경쟁업체를 음해하려고 일으킨 쥐식빵 조작사건도 빼놓을 수 없는 저질 혐오식품사건이다,

먹거리사랑시민연합은 지금까지 먹거리의 안전성과 음해사건을 철저히 분석·평가하여 우리 국민들에게 혐오감을 통해 거부감을 유발하고 공포감)까지 불러일으키면서 국제적인 불신(不信)을 자초한 먹거리 사건의 재발을 방지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여 선진국으로서 '삶의 질'의 척도인 먹거리 안전성(safety)을 철저히 보장해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아울러 2011년부터는 우리 국민들의 먹거리를 갖고 장난치는 저질풍토를 반드시 엄단해줄 것을 정부에 강력히 촉구하면서 먹거리 관련 소비자·시민단체들도 해당회사의 제품 불매운동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처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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