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학부모들, 식재료 구매지침 변경에 불만쏟아내

“놀랍다. 왜 이런 얘기를 이제야 알게 됐는지….”
“학부모와 우리 아이들에게 한번도 의견을 묻지 않고 (서울시교육청이) 멋대로 식재료 구매지침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가?”
“아이들 건강문제보다 중요한 것이 어디 있는가!”

31일 서울시청 신청사 다목적홀에서 열린 ‘친환경 급식 안심 식재료 지킴이단 교육’ 현장에 참석한 서울지역 학부모들이 이구동성으로 쏟아낸 불만들이다.

이날 행사에는 서울의 자치구별로 조직돼 활동 중인 ‘친환경 급식 안심 식재료 지킴이단’과 소비자단체, 학부모 단체 회원 등 300여명이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친환경 급식, 건강사회를 위한 큰 배려’란 주제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서울광역친환경급식통합지원센터가 주최했다.

학부모들이 김흥주 교수의 주제발표를 주의깊게 듣고 있다.
토론에 앞서 김성훈 전 농림부장관은 ‘왜 생태적 유기농업인가? 생명, 건강, 환경을 살리는 길’이란 강연을 통해 친환경 농산물과 가공식품 등의 섭취 중요성과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식재료들은 농약과 화학비료를 쓰지 않고 재배한 살아숨쉬는 ‘온전한 식품’일 때 비로소 그 식음료의 본래 맛과 건강기능이 살아난다”면서 “화학공해에 찌들지 않은 순수한 우리것, 친환경 유기농식품을 어린 청소년 때부터 공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김흥주 원강대 복지보건학과 교수는 ‘친환경 급식과 공공조달시스템의 필요성’이란 발제에서 “어른들의 결정에 따라 제공되는 것들만 먹어야 우리 아이들의 학교급식은 ‘강력한 돌봄윤리’ 문제로 풀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들어 이탈리아를 선두로 세계 각국이 공공조달을 통한 새로운 식재료 조달체계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소개하고 “학교급식 조달체계는 기본적으로 공급자나 급식업체가 제시하는 입찰기준을 비용 중심이 아니라 식재료의 안전성, 제철성, 지역성이라는 세가지 기준에 큰 비중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우리나라는 급식을 시행하는 ‘교육’과 예산을 지원하는 ‘행정’이 분리돼 있는 것이 학교급식의 가장 큰 문제”라 지적하고 “학교급식법과 학교급식 지원 관련 자치단체의 조례를 창조적인 공공조달 전략에 맞춰 개정돼야 전자조달도 최저가 원칙에서 벗어나 안전성 등이 반영된 최적가가 이뤄져야 하며, 친환경ㆍ다품종 소량 생산의 로컬푸드 확산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학부모들은 10명 안팎의 분임으로 나눠 자유토론을 벌였으며 소감나누기, 급식현안 공유, 개선 제안 등을 다뤘다.
강연과 발제에 이은 학부모 자유토론은 10명 안팎의 소그룹으로 나뉘어져 진행됐다.
학부모들의 토론은 △학부모와 학교급식 관계기관과의 소통부재 △아이들 건강을 최우선시하는 급식정책 필요 등 크게 두가지로 요약됐다.

ㄱ학부모는 분임토론 결과를 발표하면서 “학교급식에 친환경 농식품 사용이 축소된 중요한 사안들을 왜 학부모들이 이렇게 여기 와서 비로소 알게 됐는지 그저 놀라울 따름”이라면서 “정당하게 알 권리가 있는 아이들과 학부모들에게 사전에 충분히 의사를 물어봤어야 했다”고 말했다.

ㄴ학부모는 “무상급식 때문에 다른 곳에 쓸 예산이 없다는 얘기를 하는 사람들은 누구에게나 ‘우리아이들 건강이 제일 중요하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ㄷ학부모는 “학교급식도 우리 모두가 낸 세금으로 운영되는 것인 만큼 미래세대인 우리 아이들에게 정작 중요하고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신중하게 생각하고 정책을 펴야 학부모들도 수긍하고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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