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21일 코엑스 ‘코리아푸드 엑스포’에서

집안에 머물던 전통향토음식의 결정판 ‘종가(宗家)음식’이 대문을 열고 나와 대중과 소통하는 자리를 가졌다.

농촌진흥청은 18일 코리아푸드 엑스포가 열리는 서울 코엑스에서 300~400년 대를 이어 내려오고 있는 전국 15개 종가·명가의 대표음식을 전시하고 있다. 이 전시는 20일까지 열린다.

이번에 선보인 종가·명가음식은 전국 8도 및 북한지방의 일상음식, 접대음식, 제례음식 등으로 관람객들의 입맛과 눈맛을 사로잡고 있다.

재령 이씨 석계 이시명 종가에서는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요리서인 ‘음식디미방’에 소개된 꿩고기와 갖가지 나물로 만든 ‘잡채’, 찹쌀떡에 꿀을 바르고 밤·곶감·대추·잣의 고물을 묻힌 ‘잡과편’ 등의 음식을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

또한 전주 이씨 청장사공파 종가에서는 중탕(평양식 전골), 이북식 지짐, 행적, 문배술 등을 올린 ‘주안상’을, 서계 박세당 종가에서는 조상을 모시고 제를 올리기 위한 ‘제사상’도 각각 선보이고 있다.

한식 세계화의 원동력으로 종가의 솜씨를 대물림한 종부의 손맛을 느낄 수 있는 음식들도 찾아볼 수 있다.

‘서지초가뜰’이란 농가맛집을 운영하고 있는 창녕 조씨 명숙공 종가, ‘열두대문’이란 향토음식점을 열고 있는 밀성 손씨 종가, ‘고가’란 농가맛집을 운영하고 있는 배천 조씨 명가 등에서는 종부의 손맛이 배어 있는 내림 음식으로 참관객들의 눈길을 모으고 있다.

가문의 내림 술인 ‘솔송주’을 계승하고 있는 하동 정씨 일두 정여창 종가, 가문의 전통장을 각각 ‘이기남할머니고추장’과 ‘기순도전통장’이란 이름으로 계승하고 있는 안동 권씨 만은공파 종가와 장흥 고씨 종가 등에서도 종가의 자부심이 우러나오는 술과 장류음식을 내놓았다.

이밖에 안동 권씨 총재 권벌 종가의 12가지 ‘동곳떡’, 의성 김씨 김방걸 종택의 ‘건진국수’, 보성 선씨 선병국 고가의 300년된 ‘덧간장(씨간장)’, 예안 이씨 종가의 ‘가죽부각’, 문화 류씨 시랑공파 명가의 ‘굴비자반찜’, 김해 김씨 명가의 ‘오그랑떡’ 등 종가·명가의 다양한 음식들이 원형 그대로 소개됐다.

농촌진흥청 전통한식과 김행란 과장은 “한 집안의 삶, 문화, 역사가 담겨져 있는 종가음식은 수백년을 내려오며 선조의 얼과 자손의 복을 잇는 종적 소통 및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횡적 소통의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며 “앞으로 사라져가는 종가음식을 보전하고 세계화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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