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소비자고발…등급 외 고기가 1,2등급으로 둔갑

학교급식에 한우 등을 납품하는 업체들의 ‘등급 속이기’ 유통 현장이 드러났다. 일부 학교의 학생들은 이 같은 사실을 모른 채 등급 외 저질고기를 먹고 있었던 것.

지난 27일 오후 10시 방송된 KBS 1TV ‘소비자고발’은 학교에 납품되는 급식 한우의 충격적인 비밀을 공개했다. 전국 학교의 99.9%가 급식을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학생들이 먹고 있는 한우가 등급도 제대로 받지 못한 ‘저질 고기’라는 제보가 접수돼 소비자고발팀이 취재에 나서 실태를 밝혀 이날 보도한 것이다.

방송에 따르면, 취재팀이 해당업체를 취재한 결과 한 초등학교로 들어가는 2등급 한우 포장 속에는 등급을 받지 못한 ‘등외 등급’의 한우가 포장돼 있었다. 뿐만 아니라 수입산 냉동닭이 국내산 닭으로 둔갑했다.

축산물 납품업체 관계자는 "회사에서 다른 고기를 작업해 그냥 개체번호만 다른 소의 등급판정서에 있는 개체번호를 찍어 보내면 학교측에서는 전혀 알 수가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등급외의 고기를 사용해 개체번호만 바꿔 2등급 내지 1등급으로 둔갑시켜 박스 안에 들어가 있는 원래 고기와 밖에 붙은 라벨과 전혀 다른 고기가 들어간다"고 말했다.


한우 이력추적제가 시행된 지 1년이 지났어도 '원산지 위반'과 '등급 속이기'가 너무 쉽게 이뤄지고 있음이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업체들끼리 가능한 ‘등급판정서’ 위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학교에 납품되는 한우에 따라가는 등급판정서는 한우의 개체식별번호와 등급을 확인해 주는 그 한우의 ‘이름표’와 같다.

학교급식에는 D등급(등외등급) 소고기를 납품할 수 없게 돼 있다. 그러나 제작진이 납품번호 및 식별번호를 조사한 결과, 가공 전 1995년 5월 18일 태어난 등외등급 소고기가 가공 후 2005년 12월 1일에 태어난 2등급 소고기로 둔갑해 학교로 공급되는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났다. 등급판정서를 위조한 것이다.

'학교를 믿고 음식을 먹는다'는 학생들과 엄격한 검사를 수시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실을 알지 못한 학교측 모두 경악을 금치 못했다. 비위생, 비양심적인 '가짜 등급' 한우 실태, 무엇보다 우리 아이들이 먹는 것인 만큼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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