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대표 홍현성)이 최근 미분양 속출로 명품 브랜드로서의 체면을 구긴 가운데 도시정비사업 수주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이런 상황에서 고객정보 유출과 갑질 의혹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홍현성 대표 사진=현대엔지니어링
현대엔지니어링 홍현성 대표 사진=현대엔지니어링

이러한 의혹은 현대엔지니어링이 분양 중인 ‘힐스테이트 과천 디센트’로 2차에서 발생했다. 

힐스테이트 과천 디센트로 2차는 지난 7월 분양에 들어갔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완판이 기대됐지만 고금리 영향 등 부동산 침체로 총 144실 가운데 12실이 미분양으로 남아 선착순 분양으로 전환된 상태다.

최근 미분양으로 발생한 잔여 물량을 소진하는 과정에서 관심고객으로 등록된 수천명의 고객 정보가 무더기로 노출되는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힐스테이트 과천 디센트로 분양대행사인 A사 홈페이지에 관심등록한 고객 수천명의 개인정보가 영업 직원에게 배포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문서에는 ▲핸드폰 번호 ▲나이 ▲이름 등 고객 개인정보가 인쇄된 프린트물로 분양 영업 직원들에게 전달됐다.

현장에서 근무한 당시 직원은 “텔레마케팅(TM)을 위해 관심고객으로 등록된 명단을 나눠준 뒤 영업 지시가 있었다”고 했다.

이어 자신이 “고객 400명 정도의 정보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전체를 취합하면 수천명 개인정보가 인쇄돼 누출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고객정보 유출은 분양대행사에서 일어난 일이기에 시공만 담당한 현대엔지니어링과 무관하다"면서 "해당 명단은 분양대행사 홈페이지에 예약한 고객들로 정보 수집 및 이용에 대한 동의를 한 고객들이다. 분양대행사에서 영업을 위해 나눠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영업을 위한 것으로 외부 유출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힐스테이트 과천 디센트로에 영업을 담당한 한 직원에 따르면 현장 영업 간부가 영업사원을 상대로 갑질과 협박을 했다고 밝혀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의 해명이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이다.  

영업 간부는 힐스테이트 과천 디센트로 1본부장으로 알려졌다. 이 본부장은 수수료와 계약서 발급을 안 해주겠다며 3명을 지목해 회사에서 나갈 것을 종용했다. 자기 말을 어기면 분양대행사에 불이익을 주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때문에 갑질로 거론되는 본부장은 시행사 또는 시공사 관계자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따돌림당한 3명은 프리랜서 신분이면서 분양대행사를 통해 실적에 따른 수익을 받기 때문에 분양대행사가 갑의 위치에 있다. 반면 분양대행사는 시행사와 시공사 관계에서 을에 위치에 있기 때문에 본부장에게 밉보이면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한다. 

과천에 거주하는 B(50)씨는 "개인정보 수집에 동의했다고 개인정보를 이렇게 막 다루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신용카드 명의도용과 보이스피싱으로 개인정보에 대해 민감해진 시점에 대기업에서 개인정보를 소홀히 다뤄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대엔지니어링이라는 대기업을 믿고 개인정보를 알려준 것인데 그 정보를 프리랜서 직원들에게 나눠준 것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분양대행사 단독으로 벌어진 일이라고 해도 힐스테이트 브랜드를 사용하기 때문에 현대엔지니어링의  관리ㆍ감독 책임이 있다는 입장이다. 

또한 "외부로 유출이 안 됐다고 하지만 사진으로 찍어 충분히 빼돌릴 수 있는 것 아니냐"며 "현대엔지니어링이 안일하게 대처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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