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원 등 자주적 안전관리…집단지혜 끌어내
㈜HK 이향서 상무 일본 KYT사례 소개 ‘호평’

새 학기가 시작됐다. 전국 시ㆍ도교육청은 거의 모두 지난달까지 조리원 등 학교급식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안전보건교육을 마쳤다.

교육내용은 조금 차이를 보였지만 대부분 △급식실 재해사례 △근골격계 질환의 이해와 예방 △직무스트레스 관리 등을 중심으로 한 이론과 실습을 주로 다뤘다. 특히 새로운 산업안전보건법 발효로 모든 학교급식소가 이 법을 적용받게 됨에 따라 ‘산업안전보건법의 이해’에 대한 교육에 중점을 두고 법령에서 규정하는 근로자 안전ㆍ보건 교육 5대 주요사항을 주지시키기도 했다.

이 같은 대동소이한 교육내용과 달리 경남지역에서는 조리원들의 ‘자주적 안전관리’를 핵심으로 하는 교육이 이뤄져 주목을 받았다.

종합주방기구업체인 ㈜HK의 이향서 상무가 강사로 나서 일본의 ‘위험예지훈련’(KYT)을 소개해 안전에 대한 경각심과 관리의식을 더 키워준 것.

이향서 상무가 학교급식소 안전예방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KYT는 일본어 ‘키켄요치쿤렌(きけんよちくんれん, 위험예지훈련)을 영어로 표기하고 첫 글자를 딴 것. 우리나라의 학교급식 시스템과 가장 유사한 시스템을 운영 중인 일본의 안전대책인 셈이다.

국내에서도 산업안전보건공단이 만든 비슷한 ‘3SB 운동’(안전행동 Safety Behaviors)이 있다. ‘3SB 운동’은 조리실 내 조리종사원의 불안전한 행동에 의한 사고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근로자 스스로 안전행동을 습관화하는 운동으로 (1)위험요인 서로 알려주기 (2)위험장소에 안전보건 스티커 부착 (3)각 작업에 알맞은 안전 보호구 착용 등이 주된 목표.

이에 반해 일본의 KYT는 행동(작업)하기 전에 안전문제를 해결하는 훈련으로 ‘3SB 운동’보다 더 심도 있고 다양한 형태로 운영된다.

조리원 등 급식 관계자들은 소그룹으로 나뉘어 작업과정에서 각자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했던 위험 포인트나 중점실시 사항 등에 대해 얘기하고 공유ㆍ이해한 뒤 작업에 들어가는 위험예지훈련이다.

먼저 참가자들은 조리장 내에서 서로 가볍게 위험을 테마로 솔직하게 이야기해 본다.
▶ 지금까지 위험을 느낀 적은 없는가?
▶ 위험하다고 할 만한 일은 없었나?
▶ 지금 '위험하다'고 생각한 적은 없나?
▶ 조리 작업 중 가장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다음은 공통적인 위험 요소를 느꼈다면 ‘4라운드법’을 활용해 사고예방ㆍ실행대책을 세운다.
1단계로 ‘어떤 위험이 숨어 있는가’를 파악하고, 2단계로 ‘위험 포인트’들을 지목해낸 뒤, 3단계로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를 논의하고, 4단계로 실행할 대책을 결정한다.

KYT는 학교장이나 행정실장, 영양(교)사 등이 고지하고 통보하는 형태의 하향식 위험예방관리가 아니라, 급식 현장 근로자들이 자주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집단지혜를 이끌어내는 방식인 셈이다.

급식소 작업자들은 각자 경험치와 생각이 다르고, 안전사고를 피할 수 있는 요령ㆍ기술에서 차이가 있기에 서로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면서 실천하는 자치적인 예방훈련은 설득력이 강해 단체급식소 현장에서 언제든 적용할 만한 바람직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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