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소비자는 매주 한번씩 라면을 먹으면서도, 라면을 몸에 좋지 않은 음식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갤럽이 2018년 10월 23일부터 25일까지 사흘간 전국 성인 1,001명에게 최근 한 달간 라면을 먹은 적 있는지 물은 결과 74%가 ‘먹은 적 있다’, 26%가 ‘먹은 적 없다’고 답했다.

최근 한 달간 라면 취식 비율은 남성(79%)이 여성(68%)보다 11%포인트 높았다.
연령별로 보면 20~40대는 남녀 모두 80%를 웃돌지만 50대는 73%, 60대 이상에서는 49%로 낮고 남녀 격차가 컸다(50대 남 82%, 여 64%; 60대+ 남 61%, 여 39%).

1963년 시작된 국내 라면 역사 55년을 고려하면 현재 20대부터 50대 중반까지는 유아기 때부터 라면을 접했고 함께 성장한 세대다.

한 달간 라면 취식률은 5년 전인 2013년 79%보다 5%포인트 감소했고 성, 연령 등 대부분의 응답자 특성에서 비슷한 감소폭을 보였다.

최근 일주일간 라면 취식 빈도를 물은 결과 '1회' 27%, '2회' 13%, '3회 이상' 8% 등 성인의 47%가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라면을 먹었다고 답했다. 주간 평균 라면 취식 빈도는 남성(1.18회)이 여성(0.73회)보다, 저연령일수록 많았다(20대 1.35회; 60대+ 0.51회).

전체 성인의 라면 취식 빈도는 주간 평균 0.95회, 연간 52주 기준으로 환산하면 49회다. 단, 이번 조사 결과의 주간/연간 라면 취식 빈도는 성인이 인지하는 최근 일주일간 취식 빈도 응답을 근거로 산출한 것이므로 라면 판매량 기준 연간 소비량(개수)과는 차이가 있다.

라면은 찌개, 탕, 떡볶이 등에 사리로 곁들이거나, 한꺼번에 여러 개의 라면을 먹기도 하기 때문이다. 세계인스턴트라면협회(WINA)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1인 평균 라면 소비량 기준 세계 1위다(2017년 연간 73.7개).

라면 '몸에 좋은 음식' 10% vs '좋지 않은 음식' 71%

라면에 대해 성인의 10%는 '우리 몸에 좋은 음식'이라고 생각하지만 71%는 '좋지 않은 음식'으로 보며 19%는 의견을 유보했다. 즉 매주 한 번은 먹으면서도 성인 대다수는 라면을 몸에 좋지 않은 음식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부정적 인식은 라면을 자주 먹는 저연령에서(20대 83%; 60대+ 64%) 상대적으로 더 강하다는 점 또한 아이러니하다.

라면에 대한 인식은 5년 전과 비교하면 긍·부정 의견 모두 각각 3%포인트 감소했다. 오랜 기간 방부제, MSG 등 첨가물 위해성 논란, 나트륨 함량이 많다는 지적에 대응해온 라면 입장에서는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이란 의견이 더 늘지 않았음을 다행으로 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웰빙,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가공·즉석식품이 도외시되고 반조리·간편식, 새로운 형태의 음식 배달업이 급성장하는 현상은 라면에 또다른 위기이자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라면-진라면-삼양라면-안성탕면-너구리 순으로 좋아해

가장 좋아하는 라면 브랜드를 물은 결과 ‘신라면(농심)’이 29%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은 ‘진라면(오뚜기)’ 14%, ‘삼양라면(삼양)’ 8%, ‘안성탕면(농심)’ 6%, ‘너구리(농심)’ 3% 순이었다.

그 외 '참깨라면(오뚜기)', '불닭볶음면(삼양)', '육개장사발면(농심)', '스낵면(오뚜기)', '해물탕면(농심)' 등 2% 미만으로 응답된 브랜드가 약 30개에 달했고(총 13%), 27%는 특별히 좋아하는 라면 브랜드가 없거나 모르겠다고 답했다.

라면 선호도 상위 5개 브랜드는 5년 전과 동일하지만, 진라면이 5위에서 2위로 올라선 점이 두드러진다. 1986년 출시돼 얼큰하고 매운 맛의 대명사가 된 농심 신라면은 성, 연령 등 모든 응답자 특성에서 첫손에 꼽혔다.

그러나 신라면 선호도는 2013년 39% → 2018년 29%로 5년 만에 10%포인트 하락했고, 같은 기간 오뚜기 진라면 선호도가 4%에서 14%로 약진했다. 매운맛과 순한맛을 선택할 수 있는 진라면은 30대에서 1위 신라면과 가장 작은 격차를 기록했다.

1963년 우리나라 첫 라면으로 출시돼 라면의 원조로 불리는 삼양라면은 5년 전 조사에서 상대적으로 고령층 선호도가 20% 내외로 높은 편이었으나, 이번에는 진라면에 상당 부분 자리를 내준 것으로 보인다.

매년 새로운 맛을 강조한 라면이 출시되고, 꼬꼬면을 필두로 한때 하얀 국물 돌풍이 일기도 했지만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인이 최고로 꼽은 라면은 대부분 20년을 훌쩍 넘긴 장수 브랜드다. 10위 안에서 가장 젊은 브랜드는 2012년 삼양이 선보인 불닭볶음면, 그다음은 1994년에 나온 오뚜기 참깨라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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