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담가봤다” 20대 남자 65%나…세태 변화 반영

우리 밥상에 김치는 필수여서, 한식당이 아니어도 김치를 요청하면 따로 내주는 곳이 적지 않다. 일반 냉장고에서도 김치 보관 기능을 중시하고 별도로 김치냉장고를 두기도 한다. 그러나 앞으로는 김치가 특별한 반찬, 요리가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국갤럽이 2018년 10월 16일부터 18일까지 사흘간 전국 성인 1,002명에게 물은 결과 식사할 때 '반드시 김치가 있어야 한다'는 사람은 성인의 55%, 나머지 45%는 '김치가 없어도 괜찮다'는 입장을 보였기 때문이다.

식사 때 '김치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과거와 비교하면 2003년 85% → 2013년 71% → 2018년 55%로 감소했다. 이를 연령별로 보면 동일 세대 내에서도 변화가 두드러진다.

2003년 20대(현재 40세 전후)의 74%, 30대(현재 50세 전후)의 90%가 김치 필수를 주장했으나, 2018년 현재 30대 39%, 40대 54%, 50대 66%로 줄어 15년간 입맛의 변화가 적지 않았다.

지금까지 한번이라도 김치를 직접 담가본 적 있는지 물은 결과 성인 전체 기준으로는 69%, 성별로는 여성의 81%, 남성의 55%가 김치 담가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평소 가정 내 요리는 여성이 주도하지만, 매년 김장은 가족 공동 행사로 치러져 분업화되어 남성도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는 기회가 되는 것으로 보인다.

김치를 담가본 경험은 성ㆍ연령별 분포가 상반된다.
남성은 20대에서 그 비율이 가장 높고(남성 20대 65%; 30대~60대+ 50% 선), 여성은 고연령일수록 높다(여성 20대 62%; 40대 77%; 60대+ 97%). 요즘 젊은 여성들은 과거보다 사회 진출, 늦은 결혼 등으로 어머니 세대에 비해 직접 김치를 담가본 경험이 적은 반면, 젊은 남성들은 아버지 세대에 비해 가사 참여, 취미생활 등으로 요리를 직접 하거나 배우는 경우가 늘어 김치 담가본 경험이 더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김치 담가본 적 있다'는 응답은 2013년 61%에서 2018년 69%로 8%포인트 증가했는데 이는 주로 남성의 증가분이다. 여성은 2013년 80% → 2018년 81%로 비슷한데 남성은 42% → 55%로 늘었다.

전문 요리사(쉐프)들이 직접 등장해 식재료를 손질하고 요리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쿡방'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끌었던 지난 2015년 조사에서 성인 남성의 67%가 '1주일 내 식사 준비를 한 적 있다'고 답한 바 있으며, 이는 1994년 22%에서 크게 증가한 결과였다. 남성의 김치 담가본 경험 증가도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식생활 변화와 쿡방에 대한 조사)

“직접 담근 김치 먹고 있다” 나이 많을수록 많아

과거와 비교하면 ‘직접 담근 김치’는 1994년 95% → 2003년 76% → 2013년 67% → 2018년 64%로, 24년 만에 31%포인트 줄었다. 같은 기간 '주위에서 얻은 김치'는 4% → 19%, ‘구입한 김치’는 1% → 15%로 늘었다. 이러한 변화의 주된 원인은 부모로부터 독립한 30, 40대를 중심으로 ‘직접 담근 김치’를 먹는 비율이 현저히 낮아진 데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요즘 집에서 직접 담근 김치를 주로 먹는다는 응답을 연령별로 보면 20대 55%, 30대 46%, 40대 52%, 50대 72%, 60대 이상 84%다. 24년 전인 1994년에는 30대(현재 60세 전후)의 94%, 40대(현재 70세 전후)의 99%가 ‘직접 담근 김치’를 주로 먹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장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될 만큼 우리만의 독특한 문화라 할 수 있다. 평소 먹는 김치와 달리 이웃·가족·친지 등이 함께 모여 초겨울부터 이듬해 봄까지 먹을 많은 양의 김치를 한꺼번에 담그는 연례행사다.

작년 김장 방법을 물은 결과 '직접 담갔다' 64%, '주위에서 얻었다' 24%, '구입했다' 11%로 나타났다. 2003년 조사에서는 김장김치를 '직접 담갔다' 74%, '주위에서 얻었다' 20%, '구입했다' 6%로 15년간 직접 김장 비율이 10%포인트 감소했다.
 

저작권자 © e프레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