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근로자들 “사측에 수차례 시정 요구 반영 안돼”

현대제철 당진 제철소 직원들의 도시락에서 구더기가 꿈틀대는 영상이 추가로 공개됐다고 ‘법률방송뉴스’가 보도했다.

이 매체가 확보한 영상에서는 현대제철 당진 제철소 생산직 직원들의 단체급식을 맡고 있는 현대그린푸드가 만든 도시락에서 구더기가 꿈틀대는 모습을 확연히 알아볼 수 있다. 영상에서 도시락을 먹던 직원들은 반찬에서 기어 다니고 있는 구더기를 젓가락으로 가리키며 허탈한 듯 어이없는 웃음소리를 내고 있다.

앞서 지난 27일 ‘뉴스1’은 현대그린푸드가 운영하는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구내식당의 도시락에서 구더기가 나오거나, 씻지 않은 도시락 용기를 반복사용하는 행태가 벌어지고 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현대그린푸드가 제공한 단체급식 도시락에서 나온 각종 이물들.
현대제철 직원들은 현대그린푸드의 위생상태가 불량한 이유에 대해 “같은 현대 계열사여서 계약이 해지될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그린푸드의 위생불량에 대한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직원들의 민원은 그동안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직원들의 블라인드 게시판에는 영상에 공개된 구더기뿐만 아니라 파리나 바퀴벌레, 비닐, 음식 잔반, 철수세미, 종이박스 등이 현대그린푸드가 조리한 도시락에서 나왔다는 제보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직원들은 전날 사용한 용기를 씻지 않고 재사용하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이고, 식사로 제공된 밥통 맨 아래에 전날 먹었던 음식의 잔반이 나오거나 반찬에는 없는 생선의 가시나 비닐조각 등이 나왔다며 사진을 찍어 올리기도 했다.

빈 도시락 통에 수십마리의 바퀴벌레들이 서식하고 있는가하면, 직원들이 먹던 도시락에서 성체 파리나 나방의 애벌레가 나와 직원들이 하루 종일 식사를 못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것이 직원들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현대그린푸드의 대외홍보를 맡고 있는 현대백화점 그룹 홍보실측은 “구더기는 조리과정에서 절대 나올 수 없으며 블라인드 게시판에 게시된 음해성 주장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라는 입장만을 내놨다.

조리과정이 아니라 불결한 도시락통 때문에 구더기가 발견될 가능성이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현대그룹측은 “해명할 이유가 없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현대제철 직원들은 “현대그린푸드의 가축 ‘짬밥’ 수준인 도시락 위생불량에 대해 수차례 사 측에 시정을 요구했으나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며 “소귀에 경 읽기라서 모든 교대조 조합원들이 이제는 포기 수준”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계속되는 직원들의 민원에도 급식업체 교체나 식사 질 개선 등의 요구가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은 이유에 대해 현대제철 홍보실 측은 “현재 자체 조사가 진행 중이라서 확실치 않은 사안에 대해 답변을 내놓긴 어렵다”고 해명했다.

이에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직원들은 당진시청과 당진보건소에 해당 사안에 대한 민원을 제기한 생태다.

당진시청 민원위생과는 이에 대해 “다음주쯤 현장 현대제철 구내식당에 현장 조사를 나갈 계획”이라며 “직원들의 제보 자료와 현장 점검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사안이 심각할 경우 단체급식업체의 영업정지 처분까지 내릴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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