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 의원 개최…불량 납품 계속돼 지정입찰 요구높아
행정안전부 예규에는 명시 불구 학교급식 현장에선 외면

학교급식 식재료 구매 시 원하는 식품이 공급되지 않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국회 간담회가 열려 후속 조치 여부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민의당 이용호 의원(남원ㆍ임실ㆍ순창, 행정안전위원회)은 최근 국회의원회관에서 건강한 학교급식을 위해 식재료 구매계약 시 특정 브랜드나 규격 등을 지정하는 문제를 논의하는 정책간담회를 가졌다.

이 의원실에 따르면 이미영 명지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가 좌장이 되어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서는 조은주 한국식생활연대 대표가 ‘학교급식 식재료 구매계약(특정규격 모델 지정)’이란 주제로 발표를 했다.

토론자로는 △행정안전부 회계제도과 호미영 서기관 △서민수 서울마곡중학교 영양교사 △오세영 인천부흥초등학교 영양교사 △여정숙 경기용인 신봉중학교 영양사 △신순제 전주양지초등학교 영양교사 △전삼녀 목포부영초등학교 영양교사 등이 참석했다.

학교급식 식재료 구매개선 관련 간담회 모습(왼쪽)과 영양(교)사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있는 이용호 의원.
현재 각 시ㆍ도 교육청은 학교급식재료 구매 시 특정 브랜드나 규격 등을 지정하지 못하도록 지도하고 있어 영양교사들과 학교 영양사들은 식재료 성분만을 기재해 입찰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낙찰업체는 제품 성분만 일치하도록 맞춰 납품, 학교 급식현장에서는 영양(교)사들이 원하는 제품이 아닌 품질이 떨어지는 식재료를 받게 되는 문제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영양(교)사들은 “고추 100%로 만든 고춧가루를 주문하면 국산 유기농이 아닌 중국산 고춧가루가 배달된다. 업체는 성분이 똑같은데 무슨 상관이냐고 반문한다”며 답답한 현실을 호소했다. 농산물, 축산물, 공산품(두부, 주스 등) 등 학교급식 식재료 모두가 일반 입찰로 반입되다 보니 불량 식재료가 들어와도 막을 방법이 없다는 지적이다.

조은주 한국식생활연대 대표는 발제를 통해 “당일 구매, 당일 소진되는 학교급식의 특성 상 브랜드 지정 입찰 등 안전성이 확보된 제품 공급을 위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갖오했다.

소관부처인 행정안전부는 2016년 11월 14일 「지방자치단체 입찰 및 계약 집행기준」 제1항 제1절 7-나, 7)에 단서조항을 신설해 국민의 생명보호, 건강, 안전, 보건위생 등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지정입찰이 가능하도록 했다.

행정안전부 호미영 서기관은 위 규정이 학생급식 식재료 구매 시 적용될 수 있음을 명확히 했다. 규정 상 학교급식 식재료는 지정 입찰이 가능한데도 일선 학교는 일반입찰 방식을 고수하도록 지도받고 있어 결국 학생들만 불량 식재료에 계속 노출돼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이다.

간담회에 배석한 교육부 김동로 사무관은 “과거 영양교사들의 대규모 리베이트 사건으로 인해 브랜드 지정입찰에 대해 다소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며 “학교에 좋은 식재료가 납품될 수 있는 좋은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용호 의원은 “학교급식은 우리나라의 미래인 아이들의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친다. 좋은 식재료 구입이 건강한 급식을 위한 첫 걸음일 것”이라며 “학생들의 안전을 생각해 개정한 행정안전부의 예규가 일선 학교에서 하루라도 빨리 제대로 적용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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