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한 영양사가 올린 “2800원짜리 건강급식 자랑해 봅니다. feat. 급식은 영양교사의 능력“이란 글이 크게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 14일 밤 9시51분에 올라온 이 글은 17일 21시25분 현재 조회 7만2,370 추천 780 댓글 154개를 기록 중이다. 글을 올린 지난 14일 ‘톡커들의 선택’에서는 일간 순위 8위에 올라있다.

영양교사 임용시험을 준비 중이라는 이 네티즌은 과거 기간제 영양교사로 일했던 경험을 담담하게 적어 보는 이로 하여금 흐뭇함을 주고 있다. 정성을 다해 준비했던 듯이 보이는 여러 가지 메뉴의 급식사진들은 그의 행복했던 시절로 돌아게하는 타임머신, 추억을 되살려주는 인증샷들이다.

다음은 글의 내용. (급식뉴스가 글쓴이의 감정과 어투 등을 최대한 살리려고 어법과 맞춤법에 어긋나는 것들은 최소한 가다듬고 사진들은 일부 편집했음을 알려드립니다.)

안녕하세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2년 반 정도 학교 기간제 영양교사로 일했던 전직 영양교사입니다. 지금은 다른 일을 하고 있지만….(사무직 회사원으로 일했어요) 학교로 돌아가고 싶어서 이번에 임용고시도 봤고^^~ 요즘 급식 글들이 많이 보여서~ 저도 제가 운영했던 급식 자랑해 보려고요~^^

2014년, 15년 초등학생을 위한 친환경 무상급식 (식단가 2800원, 식재료비 2400원. 쇠고기는 한우 1등급만, 다른건 무항생제. 친환경만 ---> 국가 지원. 무상급식)

급식은 영양교사의 능력입니다~~^^

#초등학생 식단으로 550~600kcal 제공 식단입니다# (중고생 기준으론 건강다이어트 식단입니다)
- 여름엔 역시 냉모밀. 얼음만 100kg 사다가 투척했어요
소시지 감자버터구이는 독일 여행할 때 맛있게 먹었던 기억을 살려 해봤는데... 무발색제, 무항생제, 국산돈육 소시지를 썼더니 색이 예쁘진 않았죠^^;
- 잔반없는날 미션 성공해서 구슬아이스크림을 급식에~^^! 2800원짜리 급식에서 구슬아이스크림이란... 엄청 노력했어요.

- 수다날 미션 성공 케이준치킨샐러드와 크림스파게티
- 동짓날에는 방학식이어서 죽이 나갔답니다
- 중국음식의 날~ 짬뽕국과 고추잡채(파프리카를 써서 맵진 않았어요)

제 학창시절엔 영양교사가 없었어요. 대신 영양사 선생님이 계셨죠. 하지만 2007년도부터 영양교사 제도가 신설되었고 점차 임용고시를 통해 (다른 과목 선생님들처럼) 영양교사 선생님들이 학교에 배치되고 있어요. (일부 경력 많은 영양사 선생님들이 영양교사로 전환되기도 했고요)

영양교사 선생님은 교직과정이 설치된 4년제 식품영양학과 (서울대 연세대 한양대 중앙대 이대 숙대 경희대 등)에서 상위 10% (일부학교는 5~10%)에 드는 학생에게 교직이수 자격을 부여하고 교육학, 교생실습 등을 통해 자격을 받는 정식교사예요.

교육공무원인 정규 영양교사가 되려면 다른 선생님들과 마찬가지로 임용고시를 통과해야 하고요. (올해는 뽑는 인원이 많았지만.. 예전엔 100대 1도 넘어간 적도 있었고 2017년만 해도 13대1의 경쟁률을 보였어요ㅠ)

요즘 영양교사에 대해 갑론을박들을 하는데 학교급식과 영양 식생활 교육의 전문가인 영양교사는 급식의 질과 영양교육의 질을 결정해요. 영양교사는 학생들의 건강과 영양 식생활 교육을 책임지는 교사로 급식을 교육의 일환으로 보고 책임을 다 하는 선생님이거든요. 학생들의 행복을 위해 고민하고 평생 건강을 위해 노력하는 교사이기에 영양사선생님보다 역할과 권한이 많고 그에 따른 책임도 더 커요.

저는 비록 기간제 영양교사였으나 전화영어를 수강해 가면서 학부모님들이 원하셨던 영어로 진행하는 영양교육, 요리수업을 했었고,(저는 영어 정교사2급 자격증도 있는 영양교사예요) 우리 학생들이 좋아하는 음식 연구도 하고 함께 송편빚기, 식문화 탐방 동아리도 운영했어요.

제가 있던 학교는 집이 잘 사는 친구들과 부모님의 지원이 부족한 학생들이 같이 다니던 학교였는데 저는 학생들 간의 식문화 격차를 줄여주고자 뿌빳뽕커리, 카프리제 샐러드, 팔락파니르, 연어스테이크 등을 제공하고 음식과 관련된 식문화 이야기를 매일 점심 들려주는 식문화 교육을 했어요.

또, 도심에서 자라는 서울학생들이 경험하기 힘든 텃밭교육 모심기 > 우렁이농법 체험하기 > 친환경쌀 수확하기 > 수확축제 프로젝트 교육도 맡아서 했지요. 마지막 축제 한마당에선 학생들이 벼를 베고 홀태로 벼타작을 하고 새끼를 꼬아 줄다리기를 하는 놀이마당과 햅쌀로 송편빚기, 인절미 만들기, 튀밥 만들기의 요리마당 다른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은 풍물놀이 한 마당도 진행했어요.

저는 영양선생님들의 역할 중 하나인 영양상담도 열심히 했는데 비만이라서 걱정하는 두 명의 친구와 다이어트 상담을 했던 게 가장 기억에 남네요. 체질량을 측정하고 성장을 저해하지 않는 건강한 다이어트 식단제공, 매일 손잡고 운동장 뛰기, 카톡을 통해 식단점검과 운동점검 해 주기 등의 상담활동도 했어요. 그 중 한 명의 친구는 저랑 아직도 연락을 하는데 중학생이 되며 살이 키로 가서 지금은 모델수준이에요.. 부러운 기럭지..

영양교사는 영양사선생님처럼 급식제공도 하지만 학생들에게 영양교육과 식생활 교육 그리고 영양상담도 제공하는 정규 선생님이에요. (정교사 자격증이 있고 많은 영양선생님이 복수전공을 통해 가정, 생물, 영어, 국어 등 다른 교과 교사자격증도 가지고 계신 경우도 많아요)

올해부터는 임용고시를 통해 임용되는 영양교사 선생님들이 현장에 많이 배치되실 꺼예요. 저는 2015년 하반기부터 회사원으로 일을 하고 있었지만 올해 일을 하며 공부해서 임용고시를 봤고 곧 2차시험을 앞두고 있어요. 합격을 한다면.. 아마도 다시 학교로 돌아가게 되겠지요^^?

예쁘고 활기찬 학생들이 눈에 아른거려요. 보고 싶어요 우리 학생들...♡

동의? 어 보감 이런 것도 열심히 연습하고 엑소엘 아미 워너블 등등 아이돌 팬들을 위한 엠블럼 케이크도 구상중이랍니다~(잔반 남기지 않기 활동으로 스티커를 주고 그 스티커를 제일 많이 모으는 팬덤 대표색이나 대표마크를 케이크 위에 얹어서 전교생에게 주는 이벤트 등을 해보고 싶어요^^.. 저도 엑소 시우민 방탄의 뷔 워너원의 강다니엘 라이관린 아이유 등등을 좋아하는 전현직 빠순이라..나이는 많지만..10대 친구들과 공통분모가 있지 않을까요^^ 저는god 동방신기 샤이니부터 아이돌을 쭈욱 좋아한 구 아이돌팬이랍니다...^^,,)

주어진 예산으로 최대한 맛있게
다양한 음식으로 행복한 점심시간을 만들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는

저 같은 영양교사 선생님.. 좋아해 주실꺼죠^^???

To. 보고싶은 우리 학생들
추천하면! 샘 같은 영양샘이 니네 학교 영양교사로 간다! (임용고시 붙으면 보통 영양선생님들은 중학교나 고등학교로 배치 받아요)
이제는 요리실력이 늘어서 더더더 맛난 거 해줄 수 있다~^^
중등은 칼로리 허용치 높아서 피자 가츠동 목살스테이크 이런것도 할 수 있다~~
샘 다이어트 관리사 자격증도 있다~~!! ^----^*
샘 베이킹도 잘한다~ 크리스마스때 산타케이크 만들기 요런 것도 학생들이랑 한다~^^

우리 꼭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