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상 더 이상 저질 음식재료로 급식을 만들 수 없다.”(조리원),
“조리원들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으려는 저에 대한 반발로 모함하고 있다.”(영양사),
“영양사와 조리원 갈등으로 빚어진 문제다. 조리원들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교감)

지난달 초 경기도 안양의 한 초등학교 조리원 8명이 ‘저질 급식을 못 만들겠다’며 호소문을 작성해 안양시교육청과 학부모, 인근 주민들에게 배포했다. 급식현장에서의 영원한 숙제를 다시 한번 드러낸 것.

영양(교)사-조리원간의 관계는 사람과 사람들이 빚어내는 너무나 다양하고, 민감한 갈등이다. 각각의 상황과 현실이 다르고, 각자의 처지와 입장이 달라 생기는 충돌이고, 직장을 떠나는 일까지 발생하는 고질적인 병폐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채 안에서만 솟았다가 수그러들기를 반복하는 심적 고충이 큼에도 불구하고 어느 누구도 속시원하게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원만한 관계를 바탕으로 ‘즐거운 일터’를 만드는 곳도 있다. 이런 급식현장의 공통점은 대부분 영양(교)사가 주도가 돼 부단한 노력과 인내, 지혜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속도 모르고 깊이도 알 수 없는 ‘사람의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이어서, 역시 사람만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다. 해답은 사람이 쥐고 있다.

‘급식뉴스’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방법이 친화력 있는 영양(교)사-조리원간의 관계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믿음에서「지혜의 샘 시리즈-인간관계 매뉴얼」(매월당 간)을 발췌해 연재한다.

알고 있는 것과 실천하는 것은 분명 다르다. 내가 변하지 않으면 상대방도 변하지 않는다고 했다. 급식 경영자로서의 자세, 위상을 세워나가는 것도 바로 영양(교)사 ‘나’ 자신이라는 생각을 가져보자. 누가 뭐라 해도 내가 원하는 직장, 내 맘대로 움직이는 상황을 만드는 노력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상대방의 관심을 파악하라

진정한 친구를 만드는 비결은 아무 바람 없이 상대방에게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쪽에서 진정한 관심을 보여주면 상대편에서도 똑같이 관심을 나타내는 법이다. 내가 상대방에게 관심을 갖고 있지 않는데 어떻게 상대방이 나에게 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인가.

미국 보이 스카우트에서 맹활약을 펼친 에드워드 찰리프라는 사람은 상대방의 관심을 파악하는 것만으로도 기대 이상의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 어느 날 그는 협찬을 얻기 위해 한 기업의 사장을 찾아갔다.

그 사장은 100만 달러짜리 수표를 자랑스럽게 액자에 보관하고 있는 사람이었다. 찰리프가 100만달러 수표에 대한 얘기를 들려 달라고 했다. 사장은 기분이 좋아 한참 얘기하다가 방문 목적을 물었고, 찰리프는 그때서야 비로소 스폰서가 돼 달라고 부탁해 예상보다 큰 액수의 도움을 받았다.

찰리프는 처음부터 자신의 요구사항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상대방의 관심사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그는 “내가 만약 그 사장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파악하지 못한 채 처음부터 도움을 요청했다면 그의 흥미를 끌지 못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대통령 루즈벨트도 ‘사람의 마음을 휘어잡는 지름길은 상대방이 갖고 있는 가장 큰 관심을 화제로 삼는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 루즈벨트는 상대방이 정치가건, 외교관이건 누구를 막론하고 그에게 적합한 화제를 갖고 있었고, 사전에 미리 조사하고 연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의 유명 제과점 사장 듀버노이는 오랫동안 호텔에 납품하기 위해 애썼지만, 허사였다. 한번은 지배인을 만나 그가 좋아하는 호텔협회 얘기만 하고 돌아왔다. 그러고 나서 얼마 뒤 호텔 구매계로부터 빵 견본과 가격표를 보내달라는 전화가 왔다.

듀버노이는 “만약 그 지배인이 무엇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화제를 좋아하는지 알아낼 생각을 못했다면 아마 지금도 그를 쫓아다니며 거래를 트게 해달라고 헛되이 졸라대고만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떤 사람의 호감을 사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관심이 어디에 있는가를 파악하여 그것을 화제로 삼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내가 먼저 상대방을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인간관계에서 성공하는 비결 중 하나는 바로 상대방의 입장을 먼저 이해하고, 자신의 입장과 상대방의 입장을 동시에 비교하며 상황을 마주하는 능력이라고 했다.

* 다음은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가’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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