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기간 전국 중ㆍ고교 중심 필수 간식메뉴 등장
푸드벅스, 납품 원활 위해 미리 주문해 주길 당부

‘암기빵’이 학교급식의 최고 인기식품으로 등장,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의 중ㆍ고등학교 중 기말고사 시기를 앞두고 학교급식 메뉴에 빠져서는 안될 후식 제품으로 상종가를 치고 있는 것.

암기빵 판매업체 푸드벅스(대표 황익순)는 “7월 들어 10만개 이상을 팔았다”면서 “입소문을 타고 전국에서 그야말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 중학교 식판에 오른 암기빵.
암기빵은 이제 학교 영양(교)사들 사이에서 시험 전 필수 메뉴로 등장한 상황. 일부 영양(교)사들이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등 SNS에 암기빵을 포함시킨 식단과 내용을 소개하면서 소문이 빠르게 퍼졌다.

암기빵은 식빵 모양의 카스텔라 속에 커스터드 크림이 가득 들어있어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이 특징. 빵 겉면에는 곱셈 4가지가 음각돼 있어 재미를 준다.

남녀노소 누구나 한번 맛보면 또 먹고 싶을 정도의 간식거리로 알맞은 크기(60g), 열량은 189kcal로 성인의 1일 권장 칼로리(남자 2,700kcal, 여자 2,000kcal)의 7~9% 수준.

◇ 봄부터 시작된 인기, SNSㆍ입소문 타고 갈수록 상승세

지난 4월 중순 서울의 휘경중학교 학생으로 추정되는 한 트위터리안이 중간고사를 하루 앞둔 학교급식 식단표에 ‘도라에몽 암기빵’이 적혀 있는 것을 ‘재밌다’며 사진과 함께 올려놓아 널리 홍보됐고 날개돋친 듯이 팔려나갔다. 해당 트위터는 리트윗 1만8,000여개를 넘기며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빠르게 퍼졌다.

암기빵은 일본 만화 ‘도라에몽’에 등장하는 빵. 공부를 잘 못하는 주인공 진구는 시험을 앞두고 로봇 도라에몽으로부터 암기빵을 건네받는다. 암기하고 싶은 내용의 페이지에 암기빵을 찍어, 먹으면 그 페이지의 내용을 완벽하게 기억할 수 있는 마법의 빵.

열심히 놀던 진구는 시험 전날 시험범위를 암기빵에 전부 찍어 먹었지만, ‘볼일’을 보면 다 잊어버린다는 걸 몰랐기 때문에 0점을 맞았다. 정확히 내용을 소화시켜야 하는데 너무 많이 먹어서 배탈이 났고, 모두 몸밖으로 배설돼 기억을 못하게 된 것. 만화에서나 등장하는 발상이지만 참신한 아이디어와 스토리가 큰 재미를 주고 있다.

푸드벅스측은 “지난 4월 중간고사를 앞두고 8만여개를 한꺼번에 판매해 그야말로 ‘대박’을 쳤다”고 밝히고 “7월 들어 기말고사 기간에는 수십개 학교에서 급식에 내놓겠다며 한꺼번에 주문을 했지만 하루 생산량이 8,000개밖에 안돼 공급 못한 학교가 많았다”고 전했다.

◇ 암기빵 인기비결은 감성마케팅?…수능 때 폭증 ‘걱정’

전문가들은 암기빵이 갑작스레 인기를 끌고 있는 현상을 ‘감성마케팅’의 일종으로 풀이한다.
감성마케팅이란 잘 알려져 있듯이 제품의 기본적 편익이나 기능보다는 그 제품이 갖고 있는 상징, 메시지, 이미지를 중시한다.

감성마케팅은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자극이나 정보를 통해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호의적 반응을 불러일으킨다. 이성에 호소하기보다는 직관과 이미지를 중시하는 감성을 자극하고, 좀 더 쉽고 직접적으로 소비자를 사로잡을 수 있다.

암기빵이 국내에 등장한 건 지난 2016년 11월. 한 편의점업체가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맞아 인기 만화 캐릭터인 도라에몽을 활용한 '도라에몽 암기빵'을 선보였다. 수능 응원 상품으로 출시한 것.

시험을 앞둔 응시자들에게 긴장도 풀고 재미도 주는 상품으로 청소년을 중심으로 인기가 높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홍보부족으로 소량씩 판매돼 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판매업체 푸드벅스는 암기빵이 만화세대인 학생들에게 인기를 끌 것으로 직감하고 열심히 홍보한 결과, 몇몇 학교에서 중간고사를 치를 학생들을 위해 식단에 암기빵이 들어감을 알렸다. 그리곤 급식 당일 식판에 실제로 암기빵이 담겨지자 학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이후 삽시간에 소문이 퍼져 암기빵은 속칭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제는 일반인에게까지 알려지면서 포털사이트들의 블로그에 시식 평가도 줄줄이 이어지고 암기빵 전문 ‘카페’까지 생겼으며 암기빵을 그대로 모방한 ‘뱃지’도 만들어지고 있을 정도다.

푸드벅스측은 “수많은 학교가 한꺼번에 주문할 것을 대비해 암기빵을 비축해 놓고 있다”면서 “수급과 납품이 원활해질 수 있도록 미리미리 주문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회사는 특히 “오는 11월 수능시험을 앞두고 전국의 고등학교 급식에는 모두 암기빵이 제공될 지도 모른다”며 “어떻게 수요를 감당해낼지 은근히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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