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석 국무조정실 규제조정실 기획과제과장

서영석 과장
미식가들을 사로잡은 영화 ‘아메리칸 쉐프’는 메뉴 선정을 둘러싸고 식당 오너와 갈등을 빚은 유명 쉐프가 식당에서 쫓겨나 아들과 함께 중고 푸드 트럭을 끌고 미국 전역을 다니며 독특한 메뉴로 인기를 얻는다는 성공 스토리를 보여준다.

이 영화의 모티브는 ‘로이 최’라는 한국계 미국인으로 2008년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김치와 불고기를 타코에 접목한 요리를 푸드트럭에서 판매해 선풍적 인기를 얻었다. 그는 재능 있는 청년 요리사들이 적은 투자비용으로 성공할 수 있는 사업 모델로서 푸드트럭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보여줬다.

지난 2014년 제1차 규제개혁 장관회의에서 한 차량 개조사업가의 건의를 현장에서 수용해 이뤄진 푸드트럭 합법화는 이제 2년여의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합법화 초기에는 차량개조 합법화와 영업허가에만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 영업장소 확보 주변 상권과 갈등조정, 이동영업 등 푸드트럭 산업 생태계에 대한 충분한 고려가 부족해 현장에서 규제개선의 효과를 체감하지 못했고 언론도 수차례 실적 부진을 질책한 바 있다.

이에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행자부, 식약처 등 관계부처와 지자체는 지속적 협업을 통해 제도개선을 추진해왔다.

먼저 푸드트럭 영업가능 장소를 대폭 확대했다. 초기 유원시설에서만 영업이 가능했으나 이후 도시공원, 하천부지, 관광단지, 체육시설, 대학까지 확대한데 이어 고속도로 졸음쉼터와 공용재산까지 영업 구역을 확대하고 궁극적으로 지자체가 원하는 장소 어디나 조례로 영업구역을 지정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을 개정했다.

또한 푸드트럭의 장점인 이동성을 살리기 위한 제도개선도 이뤄지고 있다. 그간 푸드트럭은 영업허가를 받은 장소외 영업이 어려웠으나 제도개선을 통해 시간제 영업, 이동영업 등 다양한 형태의 영업이 가능하도록 했고 푸드트럭 활성화에 적극적인 서울, 경기, 경남 등 일부 지자체를 중심으로 시범운영을 준비 중에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2015년 3월 기준 3대에 불과했던 전국의 합법 푸드트럭이 올해 10월말 기준으로 300여 대까지 증가했다.

한편, 푸드트럭 산업의 양적 성장과 더불어 질적 성장도 함께 이뤄지고 있다. 지난 봄부터 최근까지 주말 저녁마다 한강시민공원은 축제의 열기로 떠들썩했다. 벼룩시장이 서고 각종 문화공연과 다양한 먹거리가 어우러져 사람을 모았다. 푸드트럭 합법화와 더불어 시작된 ‘밤도깨비 야시장’이 올해부터 상시 운영되면서 시민들로부터 많은 인기를 얻었다.

27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푸드트럭 페스티벌에서 시민들이 거리 음식을 즐기고 있다. 이날 개막한 제4회 대한민국 지방자치박람회 중 국민 화합마당으로 마련된 이 행사에는 전국 9개 도시 20곳에서 운영 중인 푸드트럭 관계자들이 참가했다.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푸드트럭 페스티벌’에서 시민들이 거리 음식을 즐기고 있다. 이 행사에는 전국 9개 도시 20곳에서 운영 중인 푸드트럭 관계자들이 참가했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제 푸드트럭은 지역축제, 길거리 공연 등과 결합되면서 단순한 먹거리가 아닌 새로운 문화 아이콘으로 부상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10월 세종시 호수공원 일대에서 열린 ‘세종 푸드트럭 페스티벌’에도 전국에서 32대의 푸드트럭이 참가했고 축제기간 내내 행사장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러한 지역축제와 푸드트럭의 성공적 결합은 직접적으로 지역경제에 보탬이 됨과 동시에 새로운 관광자원으로서의 푸드트럭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어 호평을 받고 있다.

다만, 푸드트럭이 건전한 식문화로 정착하고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반드시 고려돼야 할 점도 몇 가지 있다. 먼저 푸드트럭은 식품위생 등 국민안전과 교통흐름 등 공공질서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일방적 규제완화는 또 다른 문제를 유발할 가능성이 많다. 따라서 위생관리, 질서 유지에 관해서는 더욱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

다음으로 푸드트럭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자체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지역의 사정은 해당 지자체가 가장 잘 파악하고 있다. ‘서울 밤도깨비시장’과 ‘세종 푸드트럭 페스티벌’의 성공사례가 보여 주듯이 각 지자체가 지역의 특성에 맞게 창의력을 발휘한다면 기존 상권과 상생하면서도 새로운 음식문화 아이콘으로서 푸드트럭 발전 방안을 마련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푸드트럭 운영자들도 자영업자들의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예외일 수 없다. 메뉴와 외관의 차별화, 상권 분석 등 운영자 스스로 노력하고 혁신해야 할 여지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앞으로도 정부는 푸드트럭 관련 정보의 원활한 제공을 위해 푸드트럭 맵(map)을 도입해 지역축제 정보를 제공하고 신규 영업장소 정보 등도 운영자에게 제공 할 예정이다.

아울러 지역 축제에 참여하는 푸드트럭의 편의를 위하여 공공기관 방문 없이 인터넷으로 영업신고가 가능토록 관련 시스템을 구축, 활용할 것이다.

푸드트럭 운영자의 안정적 경영을 지원하기 위해 소상공인 정책자금을 지원토록 하고 메뉴개발, 영업장소 선정과 관련한 경영 컨설팅 등도 제공토록 할 계획이다.

이제 우리 푸드트럭 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개선책은 마무리 돼간다. 이제는 이러한 제도적 기반을 활용해 각 지자체의 실정에 맞은 다양한 성공모델을 만들고 이를 널리 확산시키는 일이 남아 있다. [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저작권자 © e프레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