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의옥 경기도교육청 장학사

대한영양사협회(회장 임경숙)가 발행하는「국민영양」 최근호는 경기도교육청(경기 수원시 장안구 조원동)에서 학생과 교직원, 학부모, 지역주민까지 모두가 행복한 교육급식의 기반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는 이의옥 장학사를 만났다.

-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이의옥 장학사는 학교 현장의 영양(교)사들이 스스로 연구하고 발전하는 자율적인 교육급식을 운용할 수 있는 동기와 문화를 만들어주는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고 있다.
▶ 1990년부터 학교영양사로 근무를 시작해 11년 정도를 근무했고, 그 중 2007년부터 2015년까지 8년 정도는 영양교사로 근무했습니다. 영양교사로 근무하던 중에도 2년 간 경기도교육청에서 파견과 출장형태로 근무를 한 경험이 있습니다. 이를 발판으로 교육전문직원(이하 장학사) 임용시험을 거쳐 2015년 3월부터 경기도교육청 장학사로 임명되어 근무하고 있습니다.
장학사의 주된 역할은 교사와 학생들의 교육활동 개선을 위한 지도와 조언을 해주는 장학지도로, 업무 중심에는 항상 학생과 학교 현장의 영양(교)사 선생님들이 있습니다.

학생들의 바른 성장을 지원하는 교육적 관점에서의 급식의 역할과 학교 현장의 영양(교)사 선생님들이 스스로 연구하고 발전하는 자율적인 교육급식을 운용할 수 있는 동기와 문화를 만들어주는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것에 중점을 둬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 현재 근무하시는 경기도교육청의 학교급식 정책 등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경기도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학생과 학교가 소재한 지역으로 경기도교육청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급식업무 담당부서가 단독적으로 설치돼 있습니다. 2013년 ‘친환경 무상급식’ 관련 정책을 추진하며 ‘친환경급식과’로 설치되었고, 2015년에 ‘교육급식과’로 명칭을 바꾸고, ‘교육급식팀’을 신설했습니다. 이는 교육적 관심에서 급식의 역할정립 관련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교육급식과는 현재 ‘학교급식 운영담당, 급식관리 지원담당, 교육급식 담당’ 등 3개팀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저는 교육급식팀에서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교육급식팀에서는 교육급식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학교에서의 영양ㆍ식생활 교육 장학지도와 교육급식 컨설팅단을 운영하고 있으며 영양(교)사 직무연수, 교육급식 연구 시범학교 및 연구회 운영 지원과 맞춤형 교육급식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맞춤형 교육급식은 학생의 기호, 건강상태(식이요법, 식품알레르기 관리 등) 등을 고려한 선택식 맞춤형 식단 제공과 올바른 식사 선택 등의 식생활 관리능력 배양을 위한 영양ㆍ식생활 교육을 실시함을 의미하며, 학생들의 건강하고 바른 성장을 지원하는 것에 목적(선택식 맞춤형 식단 제공 & 영양ㆍ식생활 교육)을 두고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선택식 맞춤형 식단을 제공하고 관련 교육을 통해 급식과 연계한 삶의 역량을 키우는 교육을 중점적으로 실행하려는 것입니다. 아쉬움이 있다면 교육급식팀 직원이 저 혼자라는 것이지만, 혼자인 만큼 더 많은 연구와 활동을 통해 장학사로서 전문적인 역량을 펼치고 싶습니다.

- 최근 몇 년간 전국적으로 영양교사 출신 장학사가 배치되면서 학교에서의 보다 전문적이고 지속적인 영양ㆍ식생활 교육 지원이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현재 경기도교육청 장학사로 활동 중이신데요, 장학사에 대한 자세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2007년 영양교사가 배치되면서 학교급식이 교육급식으로의 기반을 다지는 계기가 되었듯이, 영양교사 출신 장학사의 배치는 교육급식으로의 학교급식 역할을 한번 더 정립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영양교사 출신의 장학사가 근무하는 지역은 전국에 5개 시ㆍ도교육청밖에 없습니다.
경기도교육청에서 영양 장학사 임용전형 발표가 있은 후 기쁜 마음도 잠시, 막중한 책임감으로 밤늦은 시간까지 야근을 하고도 독서실로 퇴근을 하고 휴일이면 도서관과 독서실을 전전하며 밥 먹는 시간과 화장실 가는 시간까지도 아끼며 공부를 하던 생각이 납니다.
그래도 제가 정한 목표가 있기에 늦은 시간까지 쉬지 않고 공부를 하면서도 힘들지 않았고 하루에 2~3시간밖에 잠을 자지 않으면서도 피곤한 기색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물론 40대 후반의 나이로 실제 몸은 피곤했을지 몰라도 목표한 바와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열정으로 피곤함마저 잊어버릴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동안 학교에서 영양교사로 근무할 때는 학교급식 관점에서 교육을 바라봤다면, 장학사 임용시험 준비를 하면서는 교육의 관점에서 급식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즉, 급식교육에서 교육급식으로 학교급식에 대해 새로운 관점으로 볼 수 있었고, 이를 공부하는 과정 중에 앞으로 학교급식이 나아갈 방향과 영양(교)사들이 해야 할 역할들이 거대함을 느꼈기에 몸의 피곤함보다는 앞으로의 비전으로 가득찬 열정과 의욕을 더 크게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여전히 그때 가졌던 마음가짐으로 경기도교육청에서 교육급식정책 추진 업무를 담당하면서 하루하루를 희망으로 그려가고 있습니다. 장학사로 정식 임명이 되기 전에도 경기도교육청에 출장 형태로 들어와 관련 업무를 담당했었지만 장학사로 정식 임명됨으로써 일에 대한 책임감이 더욱 커진 것은 물론이고 일선 현장의 학생과 영양 선생님들에게 조금 더 직적접인 지원을 해줄 수 있는 장학업무를 할 수 있기에 영양전문직 배치는 교육급식의 정립에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그동안 장학사로서 추진하신 과제와 그 성과에 대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교육급식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장학사로서 가장 중점을 둔 것은 교육급식 문화조성입니다. ‘급식은 교육이다’라고들 하지만 학교의 구성원들뿐만 아니라 학생과 학부모들은 진정으로 급식을 교육으로 인정하는 인식이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학교급식 현장을 들여다보면 급식에 대해 가장 많이 고민하는 사람은 영양(교)사들일 겁니다. 하지만 영양(교)사 혼자서 교육급식 문화를 조성하기에는 어려움이 많기 때문에 학생, 학부모, 교직원 모두가 함께 만들어갈 수 있도록 원활한 소통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저는 함께하는 교육급식 운영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이의옥 장학사가 지난 7월 15일 경기 이천 교원연수원에서 열린 경기도영양교사회 워크숍에서 교육급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함께하는 교육급식'을 위해 추진 중인 것으로 먼저 교육급식컨설팅단의 운영을 들 수 있습니다. 각 분야에서 업무를 하면서 제각기 느끼는 어려움과 고민을 함께 진단하고 그 해결방안도 함께 찾아가는 컨설틴 지원입니다. 영양교육, 식단운영, 업무 효율화 분야로 나누어서 영양(교)사, 수석교사, 교과교사, 교육행정담당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로 컨설팅단을 구성했습니다. 그동안 급식에 대해 영양(교)사들끼리만 고민했다면, 교육급식컨설팅단을 운영함으로써 교육공동체 각 분야의 구성원들과 함께 교육에서의 급식의 역할을 고민하고자 했습니다. 각 TF팀 구성 시에도 학교장, 교과교사, 일반교과 장학사, 학부모, 사회단체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해 다양한 분야에서 교육급식을 바라보고 정립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영양(교)사 직무연수 시에도 효과적인 연수를 위해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공모형식을 통해 강사진을 구성했고, 학교 현장의 영양(교)사와 직무연수 전문연구사로 구성된 직무연수추진단도 구성, 업무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역량 개발 연수를 추진하고자 노력했습니다.
다음은 앞에서 말씀드린 2016년에 중점을 두어 추진하는 맞춤형 교육급식입니다. 마을 단위와 3~4개 학교가 함께 식단을 연구하고 식재료를 공동으로 구매해 영양교육과 상담을 지역사회와 연계해 운영하는 방안입니다. 2016년 경기교육기본계획에 ‘함께하는 행복교육급식’ 운영이 중점정책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 앞으로 중점을 두고 진행하실 장학활동 계획에 대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먼저 2016년 경기교육기본계획의 건강한 삶을 보장하기 위한 우리 행복교육급식 중점정책의 의미를 잘 살려서 추진하고 싶습니다.
식(食)은 몸에 필요한 영양을 공급시켜주는 의미 이상으로 환경, 생태, 배려, 감사 등 삶의 모든 것이 담겨 있고, 이것이 교육을 하는 학교에서 급식을 통해 이뤄지는 것입니다. 즉, 행복교육급식은 삶을 행복하게 하는 것입니다.
행복의 주체는 학생은 물론이고 영양선생님, 교직원, 학부모, 지역주민 모두가 대상이 되어야 하며 학교급식은 이제 학생뿐만 아니라 지역주민의 건강까지 책임지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단기간 내에 이루어질 것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나아갈 방향과 급식이 가지고 있는 교육적 관점을 절대 잊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2015년 ‘학교의 행복지수에 영향을 미치는 교육적 관점에서의 교육급식의 역할’에 대한 정책연구를 했습니다. 먼저 교육급식에 대한 정의를 짚어보고, 교육급식의 운영과 학교의 행복지수 및 학생의 행복지수와의 관계를 살펴보았습니다. 교육급식은 ‘일생 동안 행복한 삶을 영위하도록 신체적ㆍ정신적ㆍ사회적으로 건강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기 위해 급식을 통해 이루어지는 직ㆍ간접적인 교육활동’으로 정의했으며, 교육급식과 학생의 행복지수와의 관계가 유의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 결과를 보니 학생과 학교의 행복을 위해 해야 할 일이 더 많아졌습니다.
너무 이상적이고 막연한 이야기라 할 수 있겠지만, 교육 구성원 모두가 행복한 교육급식을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제 계획입니다.

- 근무하시면서 가장 어려웠던 때와 보람을 느끼신 때는 언제이며, 그 이유는 무엇인지요?
▶ 교육청에서 업무를 하거나 학교에 장학 컨설팅을 나갔을 때 구성원들이 교육급식에 대한 이해를 하지 못하고 급식을 단순히 식사를 제공하는 지원업무로 생각하며 교육급식에 대한 공감을 하지 않을 때 어디서부터 어떻게 이해를 도와야 할까 하는 고민과 함께 현실의 벽에 부딪혀 막막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업무 특성상 혼자 근무하면서 어렵고 외로운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또한 충분한 지원과 컨설팅을 해주고 온다고 생각하지만 완전히 해결해줄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느껴지는 날에는 마음이 무겁기도 합니다.
후배 영양(교)사 선생님들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이 아닌 교육급식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하면서 발전적인 방향을 건의할 때나 장학사를 하고 싶은데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 상담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크고 거창한 사업을 운영해서 성과를 얻는 것보다도 학교 현장의 영양(교)사 선생님들이 꿈을 갖고 함께 연구하고 고민해 나가자는 제의를 받을 때 정말 기쁘고 제 자리에 대해 자긍심을 느끼며, 더욱 더 책임감을 가지고 업무에 임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 마지막으로 관련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는 동료ㆍ후배 영양사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 평생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급식의 중요성을 생각하면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그만큼 사회적으로 저의 역할이 중요하고 해야 할 일도 많기 때문입니다. 내가 해야 할 일이 많고 그 일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은 정말 기쁜 일입니다.
‘축구를 잘하는 사람은 공을 잘 따라다니는 사람이 아니라, 공이 나아갈 방향을 예측하고 기가서 기다리는 사람’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학교에서 많은 업무로 다소 바쁘더라도 미래를 예측하고 준비할 줄 아는 영양(교)사, 학생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삶을 보장해주는 영양(교)사가 되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서로 감동을 주고받으며 자신의 업무를 기쁨과 행복으로 누릴 수 있는 영양(교)사가 되시길 바랍니다.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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