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습기 살균제로 불거진 옥시사태로 인해 화학제품을 거부하고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는 '노케미(No-chemi)족'이 늘고 있다. 특히 설거지, 빨래 등에 늘 사용했던 합성세제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천연 재료로 세제도 직접 만들어 쓰려는 움직임이 확산되는 가운데 발 벗고 나서 친환경 세제를 알리는 자치구가 있어 눈길을 끈다.

송파구(구청장 박춘희)는 지난 2013년부터 다양한 친환경 세제를 만드는 데 활용할 수 있도록 천연 세제 원료 'EM원액'을 송파주무환경협의회에 보급하고 있다.

EM(Effective Micro-organisms)이란 자연에 존재하는 미생물 중에 효모균ㆍ유산균ㆍ누룩균 등 80여 종의 유익한 미생물을 배양한 것으로 원액을 발효시키면 항산화력이 생겨 세균ㆍ악취 등 제거에 탁월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송파주부환경협의회는 매주 재활용프라자(문정동)에 모여 친환경 세안ㆍ빨랫비누를 제작, 동 주민센터 친환경 제품 판매대와 재활용프라자 등을 통해 판매 중이다. 비누를 만드는 주부들은 6개월∼길게는 3년 넘게 지역사회에 친환경 세제를 알리기 위해 자원봉사 해오고 있다.

EM원액에 가성소다를 넣고 30∼40분 이상 저어가며 녹인 다음 폐식용유를 붓고 한 달쯤 굳히면 친환경 비누가 완성되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비누는 피부 자극이 적고 물에 녹으면 탄산가스ㆍ물로 분해돼 환경에도 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1mL를 정화하는데 20만 배 이상의 물이 필요하다고 알려진 '폐식용유'를 비누의 주재료로 활용해 하천ㆍ토양오염을 막는데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재활용프라자에서는 친환경 비누 뿐 아니라 가정에서 발효시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EM원액도 판매 중이다. EM원액은 마트 같은 일반 매장에서 구하기가 어렵고 질 좋은 제품을 소량 구매하기 쉽지 않다 보니 멀리서도 수소문해 사려 오기도 한다.

4년째 비누 만들기 봉사를 하고 있는 심성자 씨(잠실4동)는 "EM발효액은 화장실 청소, 그릇 세척, 빨래 묵은 때 제거 등 사용할 수 있는 곳이 무궁무진하다"며 "한 번 씩 화학제품 유해성 문제가 보도되면 친환경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가 금세 가라앉곤 하는데 모두가 친환경 세제를 사용할 때까지 계속 비누를 만들어 알리겠다"고 말했다.

구 관계자는 "동 주민센터 등을 통해 판매되고 있는 친환경 비누는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을 뿐 아니라 수익금은 연말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도 사용되는 등 여러모로 좋은 곳에 쓰인다"며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과 지역사회의 역할이 중요한 만큼 기후변화 대응에 송파구가 계속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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