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진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 영양팀장

대한영양사협회(회장 임경숙)가 발간하는「국민영양」 최근호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위치한 가톨릭대학교 여의도 성모병원의 김혜진 영양팀장을 만났다. 그는 다양한 연구와 활동을 통해 환자와 함께하며 특성화된 맞춤 임상영양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급식뉴스가 전재한다.

-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 1987년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세브란스병원에서 수련영양사를 수료하고, 1988년 1월 1일부터 현재까지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 영양팀에서 영양팀장(부장)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병원에 근무하면서 타 보건의료 직종과의 다학제간 협업과 자기계발의 필요성을 느껴 직장생활과 학업을 병행했습니다.

역학과 보건통계에 대한 관심이 많아 보건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수료했으며, 박사과정은 영양부서의 중간관리자로서의 업무수행이 필요하겠다 싶어 급식경영관리를 전공해 1988년 이학박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이 외에도 임상영양사로서 전문적인 업무수행을 위해 임상영양사 자격증과 당뇨병 교육자 자격증도 취득했습니다.

- 현재 근무하는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에 대한 소개도 부탁드립니다.
▶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이하 여의도성모병원)은 천주교 조선교구 설정 100주년 기념사업으로 1936년 명동에 성모병원으로 개원했으며, 1986년 여의도로 이전했고 올해로 80주년을 맞이하는 학교법인 가톨릭학원 소속 8개 의료기관의 모태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국내 최초로 각막이식, 신장이식, 동종골수이식을 성공했고 1983년에는 아시아 최초로 조혈모세포이식을 2,500례 달성하는 등 의료계에 커다란 발자취를 남겼습니다.

현재는 국내 최초로 서울성모병원과 함께 One Hospital System을 구축해 통합운영하고 있으며 가톨릭 산모-신생아집중치료센터 및 호스피스완화의료센터를 오픈, “숭고한 만남 그리고 아름다운 이별”까지의 여의도성모병원만의 ‘가톨릭 영성 구현’ 진료를 전면적으로 시행하는 등 의료기관로서 사회적 책임에 충실한 병원입니다.

-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 영양팀에 대한 소개와 영양팀에서 진행하고 있는 차별화된 임상영양서비스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김 팀장이 '나트륨이 적은식사, 건강의 첫걸음' 식단전시회에서 상담하는 모습.
▶ 여의도성모병원 영양팀의 비전은 ‘환자와 함께하는, 특성화된 맞춤 영양서비스’로 1936년 개원과 함께 독립부서로 운영되고 있으며 입원환자 및 교직원 대상의 급식관리 업무와 입원ㆍ외래환자의 임상영양관리를 수행하고 이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각 업무의 질까지 관리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위탁급식으로 운영하고 있으나 학교법인 가톨릭학원 소속의 위탁업체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구성원 간의 소통이 잘되는 강점을 갖고 있으며 총 47명의 구성원들이 함께 ‘The 좋은 급식서비스’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여의도성모병원 영양팀의 차별화된 임상영양서비스로는 첫째, 치료식 영양관리를 들 수 있습니다. 모든 임상영양서비스의 기본이 되는 치료식 처방의 적정성 평가를 통한 정확한 치료식 처방을 유도하기 위해 2015년부터 PI(Perfomance Improvement) 활동을 통해 관련 시스템을 확립했습니다. 이를 통해 치료식 처방 누락율을 78% 감소시켰고 치료식 비율을 32% 증가시켰으며 치료식 영양관리가 57% 향상되는 결과도 낼 수 있었습니다. 또한 당뇨식과 저염식의 경우도 선택식으로 수행했고 암환자 병동의 경우는 주기적으로 순응도 조사를 통해 하루 2번의 간식을 제공하며 혼자가 식사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둘째, 급여와 비급여 영양교육ㆍ상담 전담자를 두어 다학제간 교육팀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고, 질환별 공개강좌 등에서의 교육뿐만 아니라 식단전시회, 시식회 등을 통해 교육 효과를 상승시키고 병원 홍보활동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셋째, 호스피스완화 치료팀의 팀원으로 의료진과 함께 회진 및 컨퍼런스를 진행할 뿐만 아니라 효과적인 급식서비스를 위한 식단 및 맞춤형 급식방법 개발 등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들은 임상영양 치료와 급식서비스의 융합을 가져올 수 있으나 협진 등의 진행과정 중 다직종간 이기주의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영양팀은 이러한 상황에서 솔선수범을 통해 팀의 입지를 강화하면서 타 부서와의 원활한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열정’을 갖고 업무에 임하고 있으며, 이것이야말로 여의도성모병원 영양팀의 가장 큰 핵심가치라 생각합니다.

- 환자 치료에 있어서 임상영양의 중요성과 이를 환자 및 의료진, 의사가 올바르게 인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에 대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여의도성모병원의 '배가 되는 단맛, 당신의 배가 됩니다' 식단전시회와 시식회, 상담 모습.
▶ 의료기관 인증이나 JCI(Joint Commission International) 등을 통해 영양초기 평가와 영양 불량환자관리 등 임상영양의 중요성이 알려지게 되었고 최근에는 집중영양치료의 암환자 교육ㆍ상담료 급여화 등으로 다학제간 협진의 개념이 도입되면서 임상영양이 치료의 영역으로 인식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대수명 100세 시대를 바라보는 현시에서 질병의 치료뿐만 아니라 예방을 위해서도 임상영양의 중요성은 더 커질 전망이며 특히 환자의 감염률과 합병증, 재원일수 감소를 통해 전체적인 의료비용 감소 등의 효과 덕분에 질환별 표준진료지침에서도 임상영양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아울러 최근 이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돼 보건복지부에서 영양사 수가라고 지칭한 ‘치료식 영양관리료’가 신설되기도 했습니다.

지금의 의료환경은 현장 병원영양사들의 꾸준한 주장과 지속적인 활동으로 이뤄진 것이며 이를 통해 임상영양치료가 하나씩 현실화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물이 들어올 때 배를 띄운다’는 말처럼 지금은 당장 힘들더라도 수가화된 임상영양치료를 중심으로 현장에서의 적극적인 수행이 필요하고 이의 효과성 판정을 통해 기초영양관리료와 영양사 단독교육, 상담료 신설 및 비급여 교육상담료의 급여화 등도 현실화되는 그날까지 앞으로 대한영양사협회와 병원 영양사들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 논문 발표 등 관련 분야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와 계발에 힘쓰고 계시는데요, 바쁜 와중에도 연구ㆍ개발에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시는 이유와 최근의 관심분야에 대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영양부서의 바쁜 일상 속에서 자신의 고유업무만 수행하게 될 경우 임상분야의 최신 지견과 보건의료정책의 변화에 따른 임상 및 급식영양서비스의 방향을 등한시하게 되어 경력 맞춤형 관리자로 성장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병원영양사의 현실입니다. 연구는 임상영양에 대한 기초가 부족하면 불가능하고 혼자하기 어려우므로 팀워크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래서 저희 여의도성모병원 영양팀은 매해 사업계획 수립 시 부서 고유사업으로 의료서비스 역량강화를 위해 임상연구와 고객만족도 향상 및 급식의 질 관리를 위한 계획을 한가지씩 마련하고 있으며 임상연구와 급식연구의 지표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이는 팀원과 협의를 통해 목표를 수립하고, 담당자를 선정하되 팀원 모두가 공유하는 것을 기본으로 합니다.

김 팀장이 '갑상선 질환 관련 공개강좌'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저는 여의도성모병원 영양팀원들이 멀티플레이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항상 기관의 정책을 구성원들과 공유하고 이를 위한 과제를 선정하며 누구나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리더가 되도록 노력합니다. 팀원 모두 리더로서 연구를 수행하고 그것을 발표하며 평가받는 과정은 자신이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팀원들은 이 같은 과정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이는 저와 팀원 간의 높은 신뢰를 바탕으로 형성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연구가 수행되기 위해서는 많은 교육이 필요합니다. 저희 부서의 경우 교육마일리지제도를 도입해 온라인교육과 학회, 세미나, 워크숍 등 많은 자기계발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본인 업무에 대한 역량 강화는 물론이고 강한 자부심도 갖게 될 겁니다.

요즘 저희 부서 차원에서의 관심 분야는 본원의 중점 육성분야인 호스피스완화치료센터의 상황 맞춤형(context) 영양서비스와 중환자실 다직종간 회진에 따른 영양상태 개선효과에 대한분석입니다. 전국병원영양사회 차원의 관심분야는 치료식 영양관리료의 실시현황과 개선방향, 병원영양사의 직무분석과 적정인력 산출입니다. 이처럼 다양한 관심분야에 대한 지속적이 연구를 통해 본인의 발전뿐만 아니라 병원영양사의 발전을 도모하고자 연구를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 현재 협회 임원으로서 다양한 활동을 하시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 9년 동안 문제로 제기돼왔던 입원환자 식대수가제도를 2015년 개편하는 과정에서 병원영양사의 존치를 위협하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한영양사협회 회장님을 비롯해 총장님, 그리고 영양교사, 학교영양사, 산업체영양사, 여러 교수님들이 한마음으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며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시ㆍ도 병원영양사회 회장님들의 격려와 일선 영양사 선생님들의 협조로 어렵게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위기를 넘기면서 기쁨을 느낄 겨를도 없이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를 생각하면서 힘이 들기도 했지만 위기 극복 과정에서 병원영양사회는 물론 다른 분과에서도 도움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것을 보며 우리는 ‘하나’임을 다시금 절실히 느껴 영양사 조직이 ‘비록 작지만 강하다’는 자긍심과 함께 영양사직에 대한 사명감도 다시금 커졌습니다.

- 마지막으로 동료ㆍ후배 영양사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 영양사는 ‘리더’입니다. 부서의 구성원이 많거나 작거나 처음부터 리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진정한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서번트 리더십(Servent Leadership)이 필요합니다. 명령과 지시만을 하는 리더가 아닌, 고객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음과 봉사와 헌신이 바탕이 되는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고객에 대한 애정과 함께 전문성, 교육에 대한 흥미 즉 업무에 대한 열정을 가져야 합니다.

이와 더불어 자기 계발을 위한 아낌없는 투자도 필요합니다. 또한 본인이 속한 조직에 헌신하며 혼자가 아니 구성원들과 함께 팀워크를 바탕으로 많은 것을 이뤄나갈 수 있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혼자 힘으로는 이룰 수 없는 일들을 이루기 위해서는 대한영양사협회라는 조직의 힘이 필요합니다. 협회 회원으로서의 의무와 권리를 다할 뿐 아니라 자신이 가진 재능을 남을 위해 봉사하는 일에도 쓰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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