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년간(1996∼2013년) GMO 작물 재배를 통해 생산량을 22%, 농부의 이익을 68% 높인 반면 농약 사용량은 37%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유장렬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사 1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주제‘GMO 상업화 20년, 세상 어떻게 바꿨나?’)에서 발표한 내용 중 일부이다.

간담회에서 유 박사는 “첫 하이브리드 옥수수의 상업화가 이뤄진 것은 1921년이며, 이로부터 75년이 지난 1996년에 GMO 기술로 만든 최초의 GM 옥수수가 시장에 등장했다”며 “이후 20년간 GMO는 각자의 호ㆍ불호와 무관하게 세계인의 삶과 경제ㆍ과학ㆍ농업ㆍ무역 등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그동안 GMO를 주제로 전 세계에서 수행된 연구결과 147건을 메타(meta, 기존 문헌을 분석해 평가하는 작업) 분석한 결과 20년간 GMO는 작물 생산량을 22%, 농부의 이익을 68% 높인 반면 농약 사용량은 37% 감소시켰다.

GMO 기술이 ‘뜬금없이’ 기상변화와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알려진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를 돕는 것은 농장에서 경운기 사용이 급감한 덕분으로 알려져 있다.

유 박사는 “GMO를 이용한 농법은 기본적으로 밭을 갈지 않고 잡초를 제거하는 무경운(無耕耘) 농업”이며 “1996∼2012년 사이 GMO 작물재배에 따른 제초제 등 농약 사용량 감소는 전 세계적으로 55만t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농약 살포 감소→농기계 사용 감소→석유 등 화석 연료 사용량 감소→토양 중 이산화탄소의 대기 방출 감소로 이어지는 선(善)순환 구조를 이루게 됐다는 것.

GMO가 지난 20년간 재배 농민의 수입도 대폭 증가시켰다는 것이 유 박사의 주장이다.
“국내엔 아직 GMO 재배 농가가 한 곳도 없다. 생산성이 높은 GMO 작물의 도입으로 콩과 옥수수(GM 콩과 GM 옥수수를 의미)의 수확량이 각각 19.6%ㆍ33% 증가했다. 1996∼2013년 새 GMO 작물 생산 증가분의 누적가치는 미화 1330억불에 달한다. 전 세계적으로 1650만명의 소농과 그 가족의 빈곤 개선에 기여했다.”

GMO 기술의 도입은 세계의 농업 규모 순위도 크게 바꿨다.
GM 면화를 재배 중인 인도는 세계 최대의 면화 생산국이 됐다. 인도에서 생산되는 면화의 95%는 GM 면화다. GMO 도입에 적극적인 브라질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농산물 수출국으로 떠올랐다.

중국 국유기업인 중국화공그룹(中國化工集團)은 지난 2월 스위스의 세계적 GMO 종자 회사인 ‘신젠타’를 M&A하기 위해 430억달러(약 52조) 이상의 인수자금을 제시했다. 신젠타는 지금까지 중국 기업이 인수한 외국 기업 중 최대 규모 회사다. 이전엔 2013년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가 캐나다의 ‘넥센 에너지’를 182억 달러에 사들인 것이 최대였다.

중국의 신젠타 인수는 미국 의회의 제동으로 일단 주춤한 상태. 미국 의회가 중국의 신젠타 인수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은 거래가 성사될 경우 1000억 달러(약 117조 원) 규모의 글로벌 종자시장에서 중국의 점유율이 대폭 늘어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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