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 김재석 교수팀, 식중독 유발 세균 등 검사 결과

가정용 냉장고의 내부에서 설사 등 급성 위장관염을 일으키는 로타바이러스가 검출됐다.
로타바이러스는 주로 겨울에 유행하며 특히 5세 이하의 유아에서 심한 위장관염을 보인다.

6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김재석 교수팀이 올해 2∼3월 경기 지역 한 아파트 단지 내에서 서로 교류가 없는 다른 동에 위치한 다섯 가구의 냉장고에서 식중독균 검사를 한 결과 다섯 가구 모두에서 로타바이러스가 확인됐다.

로타바이러스가 냉장고의 냉동실ㆍ냉장실에서 모두 검출된 경우는 세 가구였다. 두 가구에선 냉장실에서만 검출됐다. 하지만 이 아파트 단지가 아닌 수도권의 다섯 가구에서 채취한 10개 시료에선 로타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

김 교수팀은 논문에서 “로타바이러스는 분변이 주된 오염원이지만 지하수ㆍ식품에서 검출되기도 한다”며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적으로 5세 이하의 아이 45만3000명(2008년 기준)이 로타바이러스로 인해 숨진다”고 소개했다.

김 교수팀의 연구에선 가정용 냉장고에서 로타바이러스만 검출됐을 뿐 노로바이러스ㆍ아데노바이러스ㆍ아스트로바이러스 등 식중독 관련 바이러스, 살모넬라ㆍ비브리오ㆍ병원성 대장균 O-157 등 식중독 유발 세균은 검출되지 않았다.

로타바이러스가 가정용 냉장고에서 검출될 수 있는 것은 바이러스 자체가 외부의 환경에서 잘 살아남기 때문이다. 물체 표면에선 2개월 이상, 10도의 분변상태에선 32개월이나 감염력을 유지한다. 보육 시설이나 소아과 병동의 장난감ㆍ전화기ㆍ화장실 문 손잡이ㆍ싱크대ㆍ체온계ㆍ의류ㆍ냉장고 손잡이 등에서 검출되기도 한다.

WHO는 수인성(水因性)ㆍ식품매개성 질환인 로타바이러스 예방을 위해선 백신 접종, 비누로 손 씻기, 식수 공급시설 개선, 지역사회 위생 향상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김 교수팀은 논문에서 “가정용 냉장고의 로타바이러스 오염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로타바이러스는 환경 중에서 오래 살아남을 수 있으며 특히 냉장ㆍ냉동 조건에선 상당히 오래 감염력을 지닐 수 있다”며 “식품ㆍ신선식품을 보관하는 냉장고에 로타바이러스가 오염되면 오염된 식품ㆍ손을 통해 바이러스가 옮겨져 급성 위장관염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로타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이 없는 가족이 있다면 음식은 적절한 용기에 보관하고 냉장고 표면은 주기적으로 잘 씻어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팀은 “냉장고 등 식품보관장소의 오염ㆍ위생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선 일반적인 세균검사와 함께 로타바이러스ㆍ노로바이러스 등 급성 위장관염 유발 바이러스의 유무를 검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가정용 냉장고 내부 표면에서 로타바이러스의 검출과 유전형 분석)는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전문학술지(Lab Med Online)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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