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욱 경기도농업기술원장

임재욱 원장
식물을 키우는 행위는 먹기 위한 움직임에서 새로운 의미로 다가오고 있다. 최근까지, 연구결과에 따르면 식물은 맥박이 느려질 만큼 심리적인 안정감과 편안함을 주고 집중력을 강화시키면서 피로감, 각종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현대인들은 우울증 등 심리적인 불안감과 스트레스에 많이 시달리고 있다.

도시농업은 친환경, 웰빙, 안전·안심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주 5일 근무제의 정착에 따라 도시민의 여가활동에 대한 관심과 함께 그 수요도 증대되고 있다. 이러한 도시농업을 지원하고 육성하기 위해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 도시농업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다양한 사업을 지원하고 인력양성에 힘을 쓰고 있을 만큼 도시농업은 이제 피해갈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고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해 7월 2일 안산시 초지동 호수마을에서 아파트 유휴공간을 활용한 도시형 맞춤 텃밭 정원 사업 평가를 하고 난 후에 재배한 채소를 활용하여 경로잔치를 열었는데 참석한 100여 명이 모두 다 기뻐하는 것을 보면서 도시농업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고 생각이 됐다.

아파트 단지 안 공터에서 이웃 주민들과 함께 텃밭을 만들고 정원을 꾸밀 수 있고 건물 옥상에는 상자를 이용해 정원을 만들 수도 있다. 학교 교실과 복도, 사무실, 가정의 베란다 등 다양한 공간에서 각종 꽃이나 채소 과수 등 농작물을 가꿀 수 있다. 이것이 도시민과 함께하는 도시농업이다.

우리는 흔히, 세대 간의 소통의 단절에 대해 많은 얘기를 하고 이에 따른 반사회적인 사건사고 소식도 많이 접하고 있다. 도시농업은 아마도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세대 간에 공감할 수 있는 텃밭 가꾸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 등을 꾸며보면 불통을 소통으로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다.

앞으로 도시농업은 지역사회 공동체 회복, 도시환경 정비 등 문화예술부분까지 영역이 확대되고 향후 노인 소일거리 제공, 청소년의 인성함양, 원예치료 등 다원적 기능에 대한 중요성도 더욱 부각될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식물을 심고 키우는데 대해 부담을 가질 때가 많다. 키우고 싶은 식물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는 이유로 또는 키울 만한 공간이 없다는 이유 등등으로 포기하고 있다.

식물에 대한 부담이 있다면 상추, 쑥갓, 미나리 등 잎을 먹는 채소부터 시작하면 된다. 요즘은 식물 키우기에 대한 책자나 각종 블로그 등 정보를 구할 수 있는 데가 많다. 책자는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 펴낸 ‘텃밭채소 가꾸기’ 등도 있고, 스마트폰에서 ‘내손안의 텃밭’과 ‘텃밭채소 영농일지’라는 앱도 손쉽게 활용할 수 있다. 대표적인 텃밭작물 36종에 대한 사진, 키우는 방법, 이야기 등이 수록돼 있어 처음 시작하는 초보 농부에게 아주 적합하다.

식물을 심는 공간에 대한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식물을 키우는 데는 우리 집 앞마당, 베란다, 창틀 등 많은 공간을 필요치 않는다. 작은 스티로폼 상자를 이용해도 좋고 빈 페트병을 활용해도 좋다.

실내에서 조금 더 욕심을 내어본다면, 실내수경재배기를 활용할 수도 있다. 실내 수경재배기는 인공조명이 장착돼 있고 양액(식물의 영양원이 되는 물비료)을 순환시켜 재배가 가능하게 만든 장치로 크기도 2단에서 3단까지 다양하다. 특히, 베란다 뿐 만 아니라 햇빛이 부족한 실내공간에서 건강한 채소와 허브를 기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실내가 답답하다면, 탁 트인 경치와 햇빛을 더할 나위 없이 즐길 수 있는 주말농장텃밭을 가져보자. 2013년 자료에 따르면, 주말농장은 경기도내 총 4301곳, 216ha가 운영되고 있고 전국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분양 가격이나 규모도 다양하다.

우리가 조금만 관심을 갖고 노력하면 도시민이 참여하는 새로운 도시농업을 함으로써 도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농작물을 키우고 수확하며 지내는 멋지고, 즐거운 고급형 도시농사꾼이 될 수 있다. [출처=공감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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