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간 전자수의시담’방식 적극 활용…공정ㆍ투명성 제고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서울 학교급식용 김치의 구매방법이 대폭 개선된다.
1인 수의계약 방법이 공정ㆍ투명성면에서 한층 엄격해져 비리가 스며들기 어려워지고 ‘다자간 전자수의시담’ 방식이 전면 도입되며 △자치구에서 선정한 김치 공동구매 업체 활용 △인근 학교 간 공동구매 실시 등도 적극 권장된다.
서울시교육청은 최근 ‘학교급식 김치 구매방법 개선방안’을 마련, 각 지역교육청과 각급 학교에 공문을 내려보냈다.
학교급식에서의 김치 구매방법을 개선하는 이유는, 올해부터 학교급식 식재료 구매 시 1인 견적 수의계약 범위를 2,000만원 이하로 상향 조정되자 상당수 학교에서 임의로 일부 김치업체와 1인 견적 수의계약을 추진, 독과점적 납품을 하게 됨으로써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시교육청은 공문에서 “학교급식 관계자(영양교사ㆍ영양사, 행정실장 등) 및 김치 납품업체 대표들을 대상으로 협의회를 개최하는 등 개선의견을 수렴했다”면서 “지역교육지원청에서는 투명하고 공정한 학교급식 운영으로 청렴도가 향상될 수 있도록 각급 학교 안내 및 지도ㆍ감독에 철저를 기해 달라”고 밝혔다.‘학교급식 김치 구매방법 개선방안’의 주요 내용은
△학교급식 김치 구매 시 다자간전자수의시담 방식 적극 권장
△1인 견적 수의계약 체결 시 청렴도 향상을 위해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여 업체 선정
△2인 이상 견적서 제출 수의계약(소액수의) 시 제한조건을 명시하여 공고 실시
△일반입찰을 통한 김치 구매 시 검수 철저 등이다.
김치, 1인 수의계약 일부 업체 독과점
그동안 서울지역 학교급식 식재료 납품을 둘러싸고 김치업계에서 지속적으로 민원이 제기되고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셌다.
업계는 △1인 견적 수의계약 범위 상향에 따른 일부업체의 학교급식 김치 납품 독점문제를 지적하는 한편 △다자간전자수의시담 시 공고 사이트가 일원화되어 있지 않아 업체들의 참여 가 곤란했던 문제 △일부 업체와 학교 간 장기간 계약체결에 따른 타 업체들의 참여 기회 박탈 △수의계약 시 업체 평가기준, 평가항목 등을 학교에서 임의로 정함으로써 신규 업체들의 참여가 원천적으로 봉쇄되는 등의 여러 가지 문제를 시급히 개선해 줄 것을 서울시교육청에 요청해왔다.
서울지역 학교급식용 김치의 1인 견적 수의계약은 학교 관계자와의 인맥을 이용해 금전 수수나 골프 접대, 해외여행 등 향응을 제공함으로써 단독ㆍ장기 납품하는 사례를 빚어내고, 신규 우수업체의 진입이 차단돼 김치의 품질 저하는 물론 가격 상승을 초래하는 등의 폐해를 부르고 학교급식의 투명성과 청렴도 하락의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불만을 사왔다.
시교육청은 문제가 확산되자, 지난 10월 김치 납품업체 대표 9명, 영양(교)사 5명, 행정실장 3명, 지역교육지원청 보건급식팀장 2명,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1명, 급식담당 4명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학교급식 김치 구매방법 개선 협의회를 열고 학교급식 김치 구매 시 문제점과 대책에 대한 당사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이번에 구체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다자간 전자수의시담 적극 이행토록이에 따라 앞으로 서울지역 각급 학교가 김치를 구매할 경우 교육비리 근절 차원에서 ‘분할 수의계약’을 전면 금지시켰다. 수의계약 요건에 맞추기 위해 구매단위 축소 및 의도적 분할발주를 금지하고, 월 단위 계약을 원칙으로 하되 소규모 학교는 분기 또는 학기단위 계약이 가능하도록 했다.
특히 다자간 전자수의시담을 적극 이행토록 했다.
업체 선정은 ①서류심사+현장실사+맛평가 ②서류심사+현장실사 ③서류심사+맛평가 ④서류심사 ⑤현장실사 ⑥맛평가 등 학교실정에 맞게 선택하되, 공정성과 객관성을 유지하는 것을 대전제로 했다.
납품 희망업체 선정 공고는 ‘서울학교급식포털’(학교급식 식재료 → 공고문)에 하도록 하고 담합 방지ㆍ청렴도 제고를 위해 5개 이상의 업체를 선정해 다자간 전자수의시담을 추진토록 했다. 업체는 공고일 전날부터 등록 시까지 주된 영업소의 소재지가 서울특별시 및 경기도 ○○시, △△시(인접 시·군)에 있는 곳이어야 한다.
또 1인 견적 수의계약을 하더라도 청렴도 향상을 위해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해 업체를 선정토록 했다. 학교급식소위원회를 중심으로 학생ㆍ학부모ㆍ교직원들로 구성된 가칭 ‘김치 맛 평가단’을 자율적으로 구성, 연 2회 이상 평가회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최대한 존중해 업체를 선정하도록 하며 최종 선정결과를 학교홈페이지에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했다.
급식소위원회를 통한 ‘김치 맛 평가’ 및 ‘김치업체 서류ㆍ현장조사’를 실시하여 공정하고 투명하게 납품업체를 선정하고, 선정된 업체와는 1년 또는 반기 단위로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다른 김치업체들에게도 공평한 납품기회를 주도록 했다.
시교육청은 이와 함께 ‘인근 학교 간 또는 지역단위 공동구매’를 확산토록 했다.
공동구매는 식재료 구매물량의 규모화와 경쟁입찰이 가능해져 구매비용 절감과 공동 구매단 내 학교별 계약업무 순환 담당으로 행정업무가 경감되는 등 장점이 많기 때문이다. 교육청 주관 하에 인근학교 또는 지역단위로 ‘공동구매단’을 구성하고, 학교별 계약기간을 조정한 뒤 식재료 공동구매 추진을 권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