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소향 제주소년원 영양사,「국민영양」만나다

대한영양사협회(회장 임경숙)이 발행하는「국민영양」 최근호는 제주도 애월읍에 위치한 제주소년원에서 학생들에게 행복한 식사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임소향 영양사님을 만났다.

-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반갑습니다. 제주소년원에서 영양사로 근무하고 있는 임소향입니다. 이렇게 대한영양사협회 「국민영양」을 통해 여러 회원님들께 제주소년원을 소개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데 대해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저는 2005년 9월 제주소년원에 식품위생직(영양사)으로 임용되어 업무를 담당한 지 올해로 10년이 되었습니다.

"영양사라는 이름으로 업무를 하는 동안은 전문가로서 부족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며, 이를 위해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임 영양사.
현재 제주소년원에서의 영양사 업무 외에 대외적으로 제주특별자치도산업체 영양사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0년에는 제주특별자치도지사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 현재 근무하시는 제주소년원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우리나라에는 교정시설로 교도소와 구치소, 소년원, 소년분류심사원, 치료감호소 등이 있습니다. 소년원을 포함한 범죄예방정책국에는 보호관찰소, 소년분류심사원, 청소년비행예방센터 등이 있습니다.
소년원은 만 10세 이상 19세 미만의 촉법소년, 우범소년, 범죄소년을 대상으로 법원(가정법원) 소년부로부터 보호처분을 받은 소년들을 수용, 보호하며 규율이 있는 생활 속에서 교과교육, 직업능력 개발훈련, 인성교육, 의료ㆍ재활교육 등을 통해 전인적인 성장ㆍ발달을 도모하고 안정적인 사회복귀를 지원합니다.
법무부의 소년원은 교육부와 연계해 청소년의 중단된 학업을 진행시키고 있어 ‘학교’라는 명칭과 함께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에 제주소년원은 ‘한길정보통신학교’라는 명칭으로 학생들의 수용과 함께 제과제빵, 골프 매니지먼트, 초콜릿 공예 등의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법원으로부터 위탁된 소년을 수용ㆍ보호해 비행 원인과 자질을 분석하고 처우방안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지역사회의 청소년의 비행을 예방하고 건전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설립한 청소년비행예방센터(꿈키움센터)도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 제주소년원에서의 영양사 업무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소년원의 영양사는 타기관의 영양사처럼 급식운영에 관한 전반적인 부분을 총괄합니다. 급식운영계획을 수립해 식단을 작성하고 식재료 발주와 검수를 조리ㆍ배식ㆍ급식시설을 포함해 식품위생에 관한 전반적인 관리를 맡고 있습니다.

- 제주소년원에서 급식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 제주소년원은 직원식당과 학생식당이 분리ㆍ운영되고 있습니다. 직원식당과 학생식당 모두 1일 3식의 급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학생식당은 일반직 공무원(조리종사원)들이 조리한 식사를 보호소년, 위탁소년, 집중 처우 학생 및 상담교육생으로 분리해 급식을 제공합니다.
매월 1회 급식관리위원회 회의로 식단구성 등을 심의검토한 뒤 결정된 사항을 바탕으로 급식을 운영합니다. 평소의 1일 3식 외에도 별도로 연 10회의 특별급식을 제공하고, 환자발생 시에는 의무과장의 진료 및 진단 하에서 환자식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 식단작성 시 특별히 고려하는 사항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 급식이 이루어지는 곳이라면 여느 곳과 다름없이 식단작성 시 고려하는 사항들이 있습니다. 바로 급식 대상자의 선호도와 만족도인데요, 제주소년원에서도 매월 정기적으로 학생들의 급식선도 및 만족도 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만족도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학생들의 영양권장량을 반영해 예산범위 내에서 식단을 작성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조리 시 제한시간 내에 가능할 수 있도록 작업량도 함께 고려하고 있습니다.

제주도지사로부터 표창을 받는 임 영양사.
- 근무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혹은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지요?
▶2005년 전국 소년원에 영양사가 전면 배치된 후로부터 벌써 10년이 흘렀습니다. 배치 당시에는 일반 단체급식소와 달리 다소 폐쇄적이고 독립적인 모습이었습니다. 이러한 부분들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과정에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노력을 통해 변화하는 모습을 확인하면서 과정의 어려움에 대한 기억보다는 기쁨이 더 컸습니다.
중점적으로 변화시키고자 한 부분으로는 첫째로 업무경험이 10~15년 이상된 조리종사자들의 조리 및 위생 지식들을 변화시키는 것이었습니다. 둘째로는 급식현장의 노후된 시설로, 위생에 중점을 두어 시설을 정비하는데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단순히 급식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급식을 제공받는 과정에서 어머니가 정성을 다해 차려준 행복한 식사로 느낄 수 있도록 함으로써 수용시설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나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누구나 새로운 곳에서의 새 출발을 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겁니다. 저 역시 소년원에 첫발을 내딛었을 때 막막함과 아찔함을 느꼈습니다. 지금도 그때의 기억이 생생합니다. 밖에서 이루어지는 일반 단체급식소 현장을 소년원 내로 한꺼번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었고 어떠한 방향으로 적용시켜나가야 할지 이론은 물론이고 현실적으로 적용이 가능하도록 하는 연구가 필요했던 어려움의 순간순간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에 좌절하거나 멈추지 않고 전국에 함께 채용되었던 영양사들과 워크숍이나 교육 등을 통해 수시로 정보를 공유하며 소년원의 급식 전반을 변화시키고자 다같이 노력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대학교 은사님이셨던 고양숙 교수님과 강정숙 교수님께 많은 자문을 구하기도 했습니다. 15년 이상을 언제나 한결같이 돌보아주시는 스승님이 있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한 도내에 근무하고 있는 선배 영양사 선생님들을 직접 찾아가 자문 등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같은 영양사라는 이름만으로도 불편함 없이 마치 자신의 일처럼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셨던 것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마지막으로 대한영양사협회를 통해 필요한 자료 등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대한영양사협회에 '교정영양사회'가 발족됐을 때 임 영양사는 대표로 '영양사 선서'를 했다.
- 근무하시면서 가장 보람을 느끼신 때는 언제인가요?
▶ 과거 교정시설 영양사는 규모나 시설의 특성상 여러 가지 면에서 조명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2007년 대한영양사협회 산하 조직으로 교정영양사회가 창립되었고, 여러 선생님을 대표해 제가 영양사 선서를 낭독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와 생각해도 가슴이 뭉클했던 그때의 기억이 생생합니다.
2009년에는 소년원에서는 처음 단독으로 급식부문에서 ‘소년원생의 급식 만족도 및 급식 개선에 관한 연구’라는 주제를 가지고 업무연구를 하게 되었습니다. 미흡한 부문도 많았지만 최선을 다했던 순간이었습니다.

- 관련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는 동료ㆍ후배 영양사들이 준비해야 할 부분과 당부하고 싶은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 국민들의 건강, 영양, 웰빙에 대한 관심도는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약은 약사에게! 진료는 의사에게! 건강식은 영양사에게!’라는 슬로건을 내세울 만큼 건강식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영양사라는 이름으로 업무를 하는 동안은 전문가로서 부족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식품, 건강, 영양에 대한 지식습득은 물론 한 업장을 관리하는 경영인으로서 사무업무 습득과 조리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와 조리법 등에 대한 연구도 필요합니다. 또한 각종 급식에 필요한 기구와 설비 등의 관리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항상 최선을 다해 꾸준히 노력하고 충분한 경험과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면 끊임없이 발전한 영양 전문인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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